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지난 15일 통계청이 ‘2021년 쌀 생산량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와 비교해 전북 지역의 쌀 생산량이 6.9%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의문이라는 지역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전북 지역 벼 재배면적의 약 43%에서 병해충 피해가 발생했다는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의 조사 결과와 현장에 있는 농민들의 목소리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인 쌀 생산량 증가, 쌀값 하락 우려
통계청의 조사 결과 2021년 쌀 생산량은 388만 2000톤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7% 증가했습니다. 전북만 증가한 것이 아닌데요, 16일 전라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남은 79만 톤으로 14.8%, 충남은 77만 3000톤으로 14.1%, 강원은 15만 6000톤으로 22.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쌀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쌀 생산량 증가에 오히려 농민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생산량이 늘어난 만큼 가격이 떨어져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16일 전북일보 보도에서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며, “올해 쌀 생산량이 늘었으니 가격이 하락해야 한다는 논리는 생산비와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농업의 현실과는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언론들마다 전북 지역의 쌀 생산량이 6.9% 증가했다는 곳도 있고, 3.5% 증가했다는 곳도 있는데요, 16일 전북일보 보도에 따르면 ‘쌀 생산량’은 6.9%, ‘1000㎡당 쌀 생산량’은 3.5% 증가했습니다.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언론들의 정확한 통계 인용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북은 벼 병충해 피해 심각하다는데...
그런데 전라북도의 쌀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를 두고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전북 지역의 벼 재배 면적 49,303ha가 이삭도열병, 세균벼알마름병, 깨씨무늬병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내린 긴 장마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 유독 ‘신동진’ 품종의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지난 8월부터 지역 언론들은 “도내 벼 재배 면적의 64%가 신동진 품종이다. 25년 이상 한 품종이 넓게 분포되면서 병충해에 취약해졌다.”라며,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국정감사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요구가 나왔고, 지난 10월 3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병충해 피해 현장을 방문해 농업재해 인정 여부가 주목받기도 했는데, 16일 전라일보는 “쌀 생산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도민들은 재해지역 선포에도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북일보] 전북 벼 병충해 ‘극심’…농민들 대책 촉구(9/28, 문민주)
[전북도민일보] 벼 수확 앞두고 도열병 심각…예년보다 20~30% 감수 예상(10/4, 남형진, 조경장, 문일철, 장수인)
[KBS전주총국] 곧 벼 수확인데 병충해 확산…“건질 게 없다” 논 갈아엎어(10/8, 서윤덕)
[전주MBC] 잦은 기상재해와 병충해.. 쌀 품종 다변화 필요(8/16, 이경희)
[전주MBC] 도내 재배 벼 43%에 병해충..신동진 피해 심각(9/28, 이경희)
[JTV] 농민단체 "전북 벼 재배면적 46% 병충해"(9/28)
#농민들, 표본 선정이 현장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
그동안의 지역 언론 보도와 전라북도의 조사 결과, 농민들의 주장과는 달리 통계청의 결과는 반대로 나온 상황. 이유는 무엇일까요?
16일 전북도민일보 기사에서 통계청 농어업통계과 관계자는 “쌀 생산량은 시·군마다 통계 표본을 뽑아 전체 평균을 낸 수치로 계산한다. 전북지역은 시·군별로 쌀 작황에 차이가 있었으며 이게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16일 JTV전주방송 보도에서도 “표본 조사에 따라 추정한 결과여서 실제 수확량과는 다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모든 지역을 조사한 것이 아니고 일부 지역만 뽑아 표본으로 조사했고, 병충해 피해가 심각한 곳도 있었지만 피해가 심각하지 않은 지역까지 포함시켜 조사하다보니 쌀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농민들은 표본 선정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6일 JTV전주방송 기사에서 김제시 농민회장은 “표본 농가 선정에 있어서 연세 드신 분들이라든가 소농들이 아마 많이 선정됐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가 쌀값과 재해 지역 선포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뢰성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북일보] “병해충 피해 심한데 쌀 생산량 늘었다고?”(11/16, 6면, 김영호)
[전북도민일보] “통계청 쌀 생산량 조사 신뢰 못한다”(11/16, 13면, 정재근)
[전라일보] 전북 쑥대밭 됐는데 쌀 생산량 늘었다니...(11/16, 1면, 백지숙)
[KBS전주총국] “현장은 감소” “통계는 증가”…올해 쌀 생산량 ‘논란’(11/16, 서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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