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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성명·논평·기자회견

6.4지방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 성명) 권력과 언론의 부적절한 만남,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견제장치를 마련하라 (20140703)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4. 7. 3.




 [성명] 권력과 언론의 부적절한 만남,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견제장치를 마련하라


최근 지역에서도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 언론인 출신 정치인)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역의 한 일간지에 따르면 6.4지방선거기간에 상당수 기초단체장 캠프에서 언론인 출신 공보 책임자를 찾았으며, 기자출신들이 너도나도 선거캠프에 합류하는 상황이 한층 두드러졌다고 한다. 미디어선거의 특성이 강해지면서 홍보공보를 담당하는 언론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때문이다.

 

언론인이 정계로 진출하는 것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권력 감시의 책무를 지닌 언론인이 정계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해당 후보가 낙선했을 때 캠프에 합류했던 언론인이 언론사로 복귀한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은 언론과 지방자치단체 간 왜곡된 유착 고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특히 경계되어야 할 지점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일정기간의 격리기간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언론인들의 후보출마는 말할 것도 없고, 선거캠프 결합 특히 대언론담당의 역할을 한 자는 일정 격리기간을 두어 언론과 정치 간의 유착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장재영 전 장수 군수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모 기자가 71일 자로 전라일보 무주진안장수 본부장으로 복귀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재영 전 군수가 3선 연임제한으로 지방선거출마가 어렵게 되자, 당시 당선이 유력하던 한 후보의 선거를 도왔던 것으로 알려진 해당 인사는 후보의 낙선 후 다시 전라일보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언론사를 떠나 정치활동에 종사하던 기자가 일정기간의 격리기간도 없이 다시 현업인 본부장으로 복귀했다는 사실은 권언유착의 문제나 언론의 사적이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폴리널리스트’, 최소한의 언론인으로서의 윤리는 지켜야

 

우리는 언론인의 정치 참여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오랫동안 언론 현장에서 취재와 보도를 하면서 쌓은 식견과 경륜이 현실정치를 통해 구현된다면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권력 감시를 본연의 책무로 하는 언론인들이 정치 관련 보도나 논설을 담당하다가 일정한 냉각기도 거치지 않고 하루아침에 특정 정치인의 선거캠프 등으로 말을 갈아탄다면, 현직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은 근본적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정치적 지대를 목표로 이런 폴리널리스트를 암묵적으로 용인하거나 심지어 적극 활용하려는 언론사나 사주의 행태도 용인되기 어렵다. 실제로 한 현직기자는 언론사주가 기자의 정치권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며 일부 기자에게 너는 능력이 없으니 못 가는 것 아니냐는 후안무치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더 큰 문제는 일부 기자와 언론사주의 왜곡된 언론관이 초래한 폴리널리스트 문제가 매번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에서부터 인적교환에 이르기까지 권력과 언론사이의 경계가 사라질 때, 언론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정한 심판자로서 언론의 신뢰가 사라진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정치, 선거문화와 시민의 알권리는 사장될 수밖에 없다. 이는 또한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본연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 다수의 언론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역 언론단체들에게 촉구한다.

대다수 언론사가 언론인의 정계진출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으며, 언론인이 공유할 만한 윤리강령이나 이를 강제할 내부규정을 구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위 폴리널리스트현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언론노조나 기자협회와 같은 언론단체들은 격리기간 설정과 같은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불가근불가원이라고 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책무를 맡고 있는 언론인이 자신들의 책무를 사적이익 실현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지려면, 권력집단과 나눠왔던 은밀한 패밀리 의식부터 도려내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 <>



2014년 7월 3일

6.4지방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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