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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지역 언론 모니터

새만금사업 조정권고안발표 후 모니터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모니터주제 : 새만금사업 관련 조정권고안발표 후 보도
모니터대상 : 새전북신문,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북일보
모니터기간 : 2005. 1. 18 ~ 21

  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조정권고안을 발표한 이후, 관련부처인 농림부를 비롯하여 특히 새만금사업과 직접 이해관계를 가진 전라북도의 반발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도내 신문들의 새만금 조정권고안 관련 보도태도를 점검해봤다.

  ▶ 들어가며

  새만금사업이 전북지역의 최대현안사업이라면 마땅히 그 방향과 목표는 전북발전에 가장 부합되는 방식으로 그리고 신중한 토론과 의견조율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새만금사업은 정치권의 이해관계, 지역내 건설자본의 이해관계 등과 맞물리면서 실제보다 부풀려지거나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폄하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이견이 발생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서로 상대방의 입장과 의견을 전혀 존중하지 않아 왔다. 이는 특히 언론의 자세 또는 사명과 관련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언론이 정작 겉으로는 심판자의 위치를 외치면서 아예 싸움판에 끼어들어 일방의 주장을 편들기 한다면, 언론에 대한 심판자로서의 위치에 대해 어느누가 존중하겠는가. 또 그렇게 해서 그 싸움이 종결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결국 새만금사업이 이처럼 극단적 찬반양론으로 갈려 소모적인 싸움을 계속하면서 정작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한 토론이 이뤄질 수 없었던 데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 등의 신중한 접근자세는 바람직하다

  ▶ 시종일관 격양된 전라일보, 도민일보

  전라일보와 전북도민일보 등은 시종일관 격양된 편집태도를 보였다.
가령 전라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새만금 또 원점 표류---재판부권고안 도민강력반발>을 냈고, 바로 이어 <전북 새만금 충격, 전남은 웃었다>, <전북도 “절대 수용 못해”>등의 후속기사를 1면에 냈다.
  3면 <소모적논쟁 ‘도돌이표’>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3년동안 수질문제와 경제성을 쟁점으로 진행돼 왔음에도 이 문제와 별도로 ‘용도측정’이라는 새로운 쟁점을 이끌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재판부의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설 <새만금 ‘조정’ 아닌 ‘중단’...거부를>에서는 “조정권고안은 농림부와 전북도의 사업지속과 환경단체의 중단 주장사이를 조정한 게 아니라 사실상 환경단체 중단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으로 이는 마땅히 거부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북도민일보도 같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1면 머리기사로 <새만금 또다시 회오리...법원 방조제 중단 조정권고안에 도민 분개>를 싣고 “참여정부들어 오히려 소외와 설움을 더 느껴온 도민들로서는 더 이상 대안을 찾을 수 없다는 좌절이 반영된 것이다”라는 일등도민운동협의회 등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2면과 3면 등에도 <“200만 염원 무참히 짓밟다니” “전북 숨통조이기, 발목잡기 이제 그만” “법원판결 국책사업 좌우하나”비판론도> <재판부 공정성 상실, 끝까지 투쟁하겠다> <세번째 공사중단 ‘기네스감’> 등의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

  ▶ 다소 신중한 전북일보, 새전북신문

전북일보는 우선 타 매체에 비해 법원의 조정권고안의 내용을 가장 충실하게 전제하고 있다는 점이 달랐다. 전반적인 논조도 흥분된 어조로 법원의 결정을 비난하기보다는 법원이 그러한 판결을 내리게 된 배경과 그에 따른 대응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전북일보가 그동안 보여왔던 일방적인 새만금추진 주장에서 한걸음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하면 이번 기회에 새만금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 가야할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논조변화는 특히 사설 <새만금사업 발전적 방향 모색해야>에서 잘 나타나 있다.
  1면 머리기사를 <“새만금간척지 용도 다시 정해야”-서울행정법원 조정권고 “논의 끝날때까지 방조제공사 중단”>으로 제목을 잡은 전북일보는 8면 사설 <새만금사업 발전적 방안 모색해야>에서 이번 조정권고안을 새만금 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전북일보는 사설에서 “새만금사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면서 법원의 조정권고안에 대해 설명한 뒤, 조정권고안을 제시한 제판부의 판단과 관련하여 “간척지의 용도가 불확실하고 그동안 정부가 제시한 수질관리대책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수질관리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 사업 자체의 경제성과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데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하고 있다.
  또한 “전북도 역시 5백40홀 골프장 조성계획 등 용도와는 무관한 계획을 남발한 것도 재판부의 판단에 부정적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선 전라일보나 전북도민일보의 배경설명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와 함께 4일로 예정되어 있는 “확정판결에 어느 한쪽이 불복하면 재판의 장기화가 불가피해 국력낭비와 사회적 손실이 엄청날 것임에 틀림없다”면서 “재판부의 지적대로 현재와 같이 국론분열이 심각한 상황에서 재검토 논의가 시기적으로 때를 놓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전북일보는 “새만금사업은 전북도만의 사업은 아니다”면서 “국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또 다시 찬반양측으로 나뉘어 극한대립을 벌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새전북신문의 경우 이번 법원의 조정권고안을 <새만금 또 중단위기>라는 표제에서 알 수 있듯, 전북일보에 비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법원의 판결취지와 내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전북일보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첫날 사설 <새만금 도민이익 극대화 지혜 절실>에서 새전북신문은 재판부의 판단이 도민의 정서나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면서도 “차제에 새만금사업에 대한 진지하고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민 정서로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주위를 살펴 선후를 거려야 할 상황도 있는 것”이나 “도민의 이익이 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 지혜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태도는 이어진 연재 기획기사들에서도 묻어 나온다.
가령 19일자부터 시작된 <새만금 대안을 찾자>도 같은 맥락이다. 첫날인 19일 <“복합 관광도시 바람직”>과 20일 <“도민 정치이용 지양, 실익-명분 추구해야> 21일 <용도마련에 머리 맞대야> 등은 법원의 새만금에 대한 시각에 정면으로 반박하기 힘든 조건에서 찬반 논쟁을 넘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열린자세와 열린토론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사업에 대해 도지사의 계획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전체를 매도하는 현상을 먼저 없애야 한다”거나 “새만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배제된 양심세력과 중립적 인사, 찬반논자 중 합리성을 유지한 자 등으로 범도민협의체를 출범시켜 이 대책기구를 통한 전북도의 입장이 개진되어야 한다”는 대안을 펼치기도 한다. 자칫 “반발에 치우쳐 대안을 마련치 못할 경우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 결론을 대신하여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의 전반적인 보도태도가 이번 법원 조정권고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또 합리적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언론으로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이지, 새만금 사업과 관련한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의 논조가 새만금 반대라든가 또 다른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면 곳곳에는 여전히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그동안의 주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칼럼과 기사, 표제잡기가 계속되고 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새전북신문의 경우 첫날 <새만금 또 중단위기>라는 기사제목에서 엿보듯 이번 법원의 중단결정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기도 했고, 전북일보에도 법원의 중단결정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주장도 쉽게 눈에 띤다.
  대표적으로 19일자 칼럼 <아서라, 말하라 새만금사업>을 꼽을 수 있다.
  전주대 새만금개발연구소장 고상순씨의 특별기고로 게재된 이 칼럼은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기존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다.
  칼럼에서 고상순 소장은 “단군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이미 1조7천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 사업을 놓고 재판부가 용도가 불확실하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하니 코미디치고 참으로 저질 코미디다. 최고학부를 나와서 나라에서 제일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합격했던 그들이 한글을 몰라서 간척지 용도와 개발범위를 모른단 말인가. 따로 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아도 농림부나 전라북도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자세히도 나와있던데, 그들은 과연 컴맹이란 말인가”라며 이번 재판부 판결을 비난했다.
  또한 “이제 2백만 전북도민은 중대 결심을 해야 할 상황이다. 새만금 흔들기에 재미를 붙인 소수의 환경론자들에게, 역사의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 이제 그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자. 해줘버리자. 차라리 이제는 새만금방조제의 원상회복을 이야기 하자”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각은 그동안 도내 언론에 의해 유포되었던 새만금관련 보도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새전북신문이 지적한 것처럼 법원의 논리를 정면반박할 수 없는 대에는 전라북도의 책임이 크다.
  앞서 고 소장은 새만금용도가 이미 분명하게 나와있는 데 무슨 소리냐고 주장하지만, 새만금이 전북발전의 전기이고 동북아시대의 허브이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이, 그 말처럼 농지라는 당초의 용도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미 농지가 아닌 복합산업단지를 기반으로 새만금을 논의해왔던 분들이 이제와서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들이대는 것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것이려니와 또다시 찬반의 극한주장만을 중심으로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대응하려는 태도는 문제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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