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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성명·논평·기자회견

[성명] 해외 공짜취재·연수는 언론윤리 위반이다. 즉각 철회하라! (20160623)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6. 6. 23.

[성명] 해외 공짜취재·연수는 언론윤리 위반이다. 즉각 철회하라!

- 지역 언론 경제부 기자 해외공짜취재·연수에 대한 전북민언련 성명


 

 

일부 경제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 공짜 취재 및 연수가 전주상공회의소와 전북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주상공회의소의 경우 해외자본유치와 투자전략을 세우기 위해 중국 내 기업을 벤치마킹하는 취재(연수)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6월 말에 추진 중이며, 전북은행은 캄보디아 프놈펜 은행 인수를 계기로 출입기자들과 동반취재 형태로 하반기에 해외에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지역향토은행이 해외 은행을 인수한다는 확장성 면에서 지역 내에서 이슈로 다뤄지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역기자들에 대한 해외연수 제공 및 공짜취재 지원이 정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출입처와 기자단의 유착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언론보도의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문협회,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을 비롯 각 언론사의 윤리강령 <품위유지> 조항에 금품, 향응, 무료여행, 취재여행 경비등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천명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기자들은 자치단체 및 지방의회 차원의 해외공짜취재는 관언유착과 언론윤리문제로 받아들이는 반면, 기업 등에서 제공하는 공짜 취재 관행에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우처럼 기업 행사 등을 빌미로 제공되는 해외 공짜취재 관행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데 언론의 공정보도가 기업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지난 2014, 2015년 전북은행에서 제공한 제주도 연수에 동행한 기자들의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지역 언론들이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이에 전북기자협회는 각종 국내, 해외 연수는 취재에 합당한 내용이어야 하며 그밖의 어떠한 연수도 금한다는 내용의 연수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위 해외취재 사례가 뉴스 가치가 있는지는 논외로 치더라도, 출입기자 십여명을 동행하며 수 천 만원에 이르는 해외취재경비를 제공하는 행위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 대법원은 사교적 의례로 제공되는 증여의 경우에도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대가관계가 인정될 때에는 금액이 적거나 규모가 적은 때에도 뇌물로 인정될 수 있다’(대판 1961 )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런데 청탁이란 당장에 어떤 행위나 조치를 취해주도록 요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두고두고 알아서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런 점에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청탁을 위해 제공되는 금품도 뇌물로 보아야 마땅하다.

더군다나 소위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라도 일정 금액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전주상공회의소와 전북은행에게도 묻는다.

자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야 기자들의 해외취재 경비 제공은 손해 볼 게 없다는 생각일지 모른다. 비용대비효과 측면에서 오히려 득이 된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지역사회의 거듭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전북은행이 기자들의 국내외 연수를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전한 비판이 거세된 기업의 미래가 밝을 리 없다. 제대로 된 홍보는 위기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위기의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참여로 만들어진 전북은행이나 법정민간경제단체인 상공회의소의 공적책무를 상기한다면, 이 같은 행태는 더더욱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사례가 지역 언론과 언론인의 언론윤리 의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역 언론계는 해외공짜취재공짜연수 관행 타파에 나서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스스로 증명해내길 바란다.

 

 

2016623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출처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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