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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건설과 전주시의 진실공방, 그리고 전북중앙신문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전북일보는 지난 3월 16일자 <전주시-전북중앙신문, 우성종합건설 등록말소 놓고 ‘대립각’>이라는 기사를 통해 최근 지역일간지를 통한 광고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우성종합건설과 전주시간의 공방내용을 보도했다.
  미디어오늘도 <언론인, 선거동원 무방비>라는 기사에서 전주시와 우성건설 그리고 전북중앙신문간의 공방전을 보도하기도 했다.

  공방내용은 우선 지난 1월 16일 중노송동 해오름 아파트를 건축하면서 설계변경절차 없이 임의대로 시공한 우성종합건설에 대해 전라북도가 사업자 등록말소처분을 의결, 시행한 것과 관련해 지난 3월 8일자 지역일간지 등에 <도민께 드리는 말씀 “세상에 이런 일도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으면서 시작됐다.
  우성건설은 이 광고에서 전주시의 부당행정(늑장행정)으로 인해 등록말소처분이 내려졌다면서, 전주시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3월 16일자 지역일간지 등에 <우성종합건설의 ‘세상에 이런일도’라는 광고문에 대한 반박>이라는 제목으로 우성건설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특히 “등록말소이후 전북중앙신문이 전주시를 상대로 연일 시정에 대한 비판기사를 보도하면서 언론의 사명, 기자의 본분을 망각한 보도행태를 보였다”면서 관련 기사들에 대해 언론중재위 제소 및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이번 논란에는 두가지 문제가 겹쳐있다.
  우선은 우성건설 등록말소처분 과정에 대한 진실공방이다. 과연 전주시의 늑장행정이 등록말소처분의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전주시의 주장처럼 우성건설의 일방적인 사실왜곡인지가 가려져야 한다.

  이를 밝히기 위해 각자의 주장을 먼저 살펴보자. 등록말소처분이 내려진 이유는 앞서 본 것처럼 적법한 설계변경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채 시공이 되었다는 것 때문이다.
  당초 파일기초로 승인이 되었지만, 우성건설이 변경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매트기초로 공법을 바꿔 시행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우성건설측은 광고문에서   파일시공으로 인한 주민민원과 장마전 기초공사 완료를 위해 불가피 했으며, 구조기술 전문업체의 전문적인 진단을 거쳐 오히려 공사비가 더 많이 소요되는 매트시공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전주시가 통상 20일 내외에 처리해오던 관행을 어기고 무려 52일 동안이나 허가를 지연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등록말소 처분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또한 전주시의 허가지연의 사유인 기초설계변경이 1999년 발간된 건축행정편람에 ‘경미한 변경’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건교부 질의 운운하면서 이를 미뤘던 것은 ‘철저한 업체 죽이기’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기초변경은 경미한 변경이 아닌 반드시 변경승인을 받아 이뤄져야 할 사안이며, 관련 주택법 제 16조에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주시가 52일 동안 허가를 지연, 어쩔 수 없이 장마전 선시공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과 관련해서도 우성건설측이 설계변경승인신청을 한 시점인 2004년 5월 8일 당시 이미 기초공법을 임의로 변경, 공사를 완료한 상태였으며 결국 우성건설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는 것이다.

  파일기초와 매트기초는 해당 건설현장의 지반상태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는데, 통상 기초가 약한 지반에 파일(일종의 말뚝)을 박아 지반을 안정시키고 그 위에 기초공사를 하는 것을 파일기초공법이라 말한다. 매트기초는 파일을 박는 대신, 파낸 지면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공사를 벌이는 공법을 의미한다.
  공사비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매트기초가 파일기초에 비해 파일비용 등의 직접비용 감소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매트의 두께에 따라 비용에 대해서는 일반화시키기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기간에 있어 매트기초가 공기단축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간접비용 절감효과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또한 파일기초의 경우 일부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고는 하지만, 통상 지면에 말뚝을 박기 때문에 분진이나 소음, 진동에 의한 주민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주장들이 펼쳐졌지만, 관련 공방의 핵심은 변경승인 신청과 선시공 시점에 모아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와 같은 대형건출물을 시공할 때, 건축법 뿐만아니라 주택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은 비교적 논란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행이었든 아니면 또 다른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든간에 설계변경과정에서 사전 변경승인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시공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욱이 등록말소처분기관이 전주시가 아닌 전라북도라는 점에서 우성건설의 관련 광고문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우성건설의 법령위반 책임에 전주시의 의도적인 늑장행정이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주시는 3월 16일, 지역일간지에 게재한 광고문에서 “우성에서는 변경승인 신청전 이미 기초변경공사를 완료한 뒤에 전주시에 변경신청”하였으며, “전주시는 결코 민원처리를 지연하여 선시공하게 한 것이 아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반면 우성건설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맥락상 전주시의 늑장행정 탓에 어쩔 수 없이 선 시공 했다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이 문제는 전주시가 해당 광고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 등을 제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진위여부에 대한 판가름은 그 때 더욱 명백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주시가 이미 해당 건설현장에 대한 사진 등 관련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소송 전이라도 진실공방은 의외로 쉽게 판가름 날 수 있어 보인다.
    
  전북중앙신문의 지면사유화 논란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번 논란에서의 또 다른 측면 즉, 지면사유화 문제다. 전북중앙신문이 모회사인 우성건설의 문제와 관련하여 사주의 이익을 위해 허위보도에 나섰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전주시를 상대로 악의적 보도를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둘 사이의 공방내용을 소개한 전북일보는 관련기사에서 전주시 공무원들의 주장을 인용 “등록말소 이후 전북중앙신문이 전주시를 상대로 연일 시정에 대한 비판기사를 보도하면서 언론의 사명, 기자의 본분을 망각한 보도행태를 보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보도는 어땠을까?
  우선, 앞에서 살펴봤던 우성건설 측의 주장은 비단 이번 광고문을 통해서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전북중앙신문은 3월 10일자 <우성종합건설 등록말소 취소 전망>이라는 기사에서 관련 광고문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기사화했는데, 여기서도 설계변경 허가기관인 전주시가 통상적으로 걸리는 시일의 2배가 넘는 무려 52일만에 설계변경을 내줬고, 그것이 결국 등록말소 처분에까지 이르렀다는 내용이었다.
  뿐만아니라 전북중앙신문은 <도내 중소주택업계 활로는 없나>라는 5회 연속 시리즈물을 통해서도 전주시의 행정처분에 대해 무리한 법 집행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는가 하면, 선거국면에 접어들면서 전주시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기도 하다.

  전주시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전북중앙신문 2월 16일자 1면에 게재된 <전주시 선심성 예산집행 ‘펑펑’>이라는 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당시 자료를 발표한 참여연대가 전라북도를 비롯하여 14개 시군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 작업을 펼쳤고, 그 결과 전라북도를 비롯한 각 시군에서 관변단체 등에 대한 선심성 예산집행 실태가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전북중앙신문은 어찌된 일인지 전주시의 사례만을 집중 조명했다.
  일단 전주시가 관련기사들에 대해 언론중재위 제소 및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겠지만, 전북중앙신문이 전주시와 관련해 쏟아내고 있는 비판기사들이나 도지사선거를 둘러싼 의제설정과정이 순수하게 환경감시 기능에 충실한 정론보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북중앙신문의 소유구조

  그렇다면 왜 이런 논란이 불거지는가. 바로 언론사 소유구조 때문이다. 코아호텔과 우성건설을 소유하고 있는 사주의 이해관계에 대해 전북중앙신문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기자들은 롯데백화점이나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면서 이것이 코아백화점이나 코아호텔 등과 경쟁관계가 조성된다는 점에서 전주시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고, 결정적으로 우성건설 건이 불거지면서 전주시와 전북중앙신문이 공방을 벌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성건설 건과 관련하여 등록말소처분권자인 전라북도를 대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전주시를 상대로 이같은 공방을 벌이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들이 사실이라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아니 최소한 앞서 언급한 몇몇의 사례들을 통해 볼 때 이런 정황들은 사실일 개연성이 높다.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할 언론이 어떤 이유에서든 사주의 이해관계에 의거하여 사적인 여론형성 또는 부적절한 여론형성에 나선다면 그것은 언론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꼴이다. 더욱이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여기자 성추행 문제와 관련한 해결방식도 전북중앙신문의 언론으로서의 위치를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일들이 지속된다면 그동안 지적되어온 지역신문의 사적소유에 의한 지면사유화문제는 더더욱 여론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부 언론의 문제가 지역신문 전체에 대한 신뢰하락과 회복불능의 위기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전북중앙신문은 주위의 이런 의혹에 대해 분명한 해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그것은 당연히 공적언론기관으로서의 정론보도의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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