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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휴게소는 그냥 지나쳐 가세요.’ 노조 중심 불매운동. 도대체 무슨 일이?(뉴스 피클 2022.06.23.)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2. 6. 23.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익산 여산휴게소에서 일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여산휴게소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2017년 12월부터 휴게소 운영 업체가 바뀌고,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여러 노동 조건들이 후퇴해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업체 측은 노조 측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는데요, 노사 갈등이 심해진 데에는 한국도로공사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전북본부 제공

 

#여산휴게소 파업, 2년 전부터 21회 반복

6월 22일 전주MBC 보도에 따르면 여산휴게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측의 파업은 2년 전부터 21회나 반복됐다고 합니다. 몇몇 사례는 일부 지역 언론들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20년 8월 일부 지역 언론들은 여산휴게소 노동자 30여 명이 이틀 동안 파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노동자들은 업체 측이 코로나19 상황을 빌미로 임금 삭감을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전주MBC 보도에 따르면 노조 측은 “5달째 단축 근무를 하며 고통을 분담했음에도 업체 측이 근속 수당마저 폐지하려 한다. 운영 수수료를 챙기는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에 책임을 떠넘긴 채 방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당시 JTV전주방송 보도에서 업체 측은 “경영난 속에서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파업의 정당성이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새전북신문 보도에서는 “2월부터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 5월부터는 매월 7억~8억 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2021년 6월 13일 전북도민일보는 “노동자와 업체 측의 임금협상이 되지 않아 심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노조 측은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5% 올라 1일 시간급 8,720원 기준 월 27,000원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로 월 10,000원 인상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노조 측은 해가 바뀐 지금까지 임금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노사 갈등이 누적되면서 최근 여산휴게소 불매운동까지 이어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도민일보]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임금협상 놓고 노사 갈등(2021/6/13, 김현주)

[새전북신문] 코로나로 적자… 여산 휴게소 근로자 파업(2020/8/2, 권동혁)

[전주MBC] 여산 휴게소 파업 "코로나19 빌미 임금삭감 중단해야"(2020/8/1)

[JTV전주방송] 여산휴게소 노동자 오늘부터 이틀간 파업(2020/8/1)

 

#“노동 조건 후퇴” - “과장됐다.” 노사 입장 엇갈려

여산휴게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측은 업체 측이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해 불매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7년에 휴게소 운영 업체가 바뀌었을 때부터 600% 상여금, 학자금, 가족수당, 근속수당 폐지 등 노동 조건이 후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임금협상 문제 외에도 “지난 2년 동안 여산휴게소 노동자 중 30%가량이 퇴사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이용객들을 몰려들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이루어지지 않아 노동 강도가 심해졌다.”, “일부 노동자들에게 마감 업무를 수개월째 배정하는 등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에 대한 노동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휴일근무수당 미지급, 임금 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사안도 발생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6월 22일 전주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편집

실제로 6월 22일 전주MBC는 여산휴게소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의 임금명세서를 확인해 보니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4천4백여 만 원의 임금이 1년 뒤에는 3천5백여 만 원으로 삭감됐다. 2020년에는 2천8백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라고 보도했고, “최근 1년 동안 입사자는 22명인 반면, 퇴사자는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6월 2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휴게소 운영 업체 측은 노조의 주장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산휴게소 운영을 맡은 후 수당 부분은 기존 업체의 노동조건이 경영 여건과 맞지 않아 협의를 통해 변경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휴게소 이용객이 급격히 감소해 급여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라고 해명했고,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부당노동행위는 물론이고 임금 체불도 한 적이 없다. 설과 추석, 여름휴가 비용, 교통비 등 수당도 만들어 가면서 지급하고 있다.”, “다른 휴게소와 비교해도 임금 테이블이 높은데 어려운 시기에 임금을 인상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조가 투쟁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노조 측과 업체 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여산휴게소 노사 갈등 악화, 한국도로공사 책임은 없을까?

22일 전주MBC는 “노사 갈등이 악화된 데에는 한국도로공사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7년 새로운 운영 업체와 여산휴게소 위탁 계약을 할 당시 ‘급여 조건이 저하돼서는 안 된다.’라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는데, 이후 노동자들에 대한 상여금 삭감을 방관했다는 것입니다.

기자는 또 “휴게소 위탁 연장을 위한 평가 항목에서 고용 관련 배점을 크게 줄인 것도 노조에게는 협상력 약화로 이어졌다.”라며,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한국도로공사가 제거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은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평등지부 여산휴게소 분회장은 민주노총전북본부 유튜브 영상에서 “임금 협상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줄어들 수 있는 인력 충원 문제, 회사가 마음대로 운영시간을 늘리는 부분 등 현안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불매운동이 단순한 임금 협상 문제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노동 환경 개선이 가장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노사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한국도로공사가 그동안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주MBC] 여산휴게소 노조 불매운동, "임금 인상·인력 충원"(6/20)

[전주MBC] 2년간 21회 파업... 도로공사는 업체 두둔(6/22, 허현호)

[연합뉴스] "나쁜 휴게소 지나치세요"…노조가 근무지 불매운동 나선 까닭은(6/20, 정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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