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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과연 엠바고 사안인가!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7.

과연 엠바고 사안인가!
       -전북일보의 엠바고파기 및 이에 대한 취재제한 조치에 대한 우리의 입장  


  최근 검찰이 손해보험회사들로부터 허위진료비를 편취한 혐의로 의사 2명을 구속
한 것과 관련하여 도내 언론사들 간에 소위 '엠바고파기' 및 이에 대한 징계를 둘러
싼 '헤프닝'이 벌어지고 있어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내용인즉 해당 사안에 대해 전주지검이 두차례에 걸쳐 '엠바고' 즉 '보도유보'를
요청했고, 검찰출입기자단이 이에 동의하였으나 전북일보가 11월 11일자에 관련 구
속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하면서 엠바고 파기에 대한 기자단 및 검찰측의 제재조치가
취해졌다는 것이다.
  전북일보는 이와 관련 11월 15일자 1면에 <'의사구속' 엠바고 사안인가>라는 박
스기사를 게재하고 "'도민들의 알권리'를 무신한 채 해당 기자에게 분풀이식 대응에
나선 검찰출입기자들의 보수적이고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
울러 "일부 기자들의 그릇된 관행을 좌시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주장했다.

  일련의 움직임을 보는 우리들은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우선, 전북일보의 주장처럼 과연 '의사구속'문제가 엠바고 사안인가에 대한 의문
이다.
  전북일보는 이와 관련 "일정시점까지 특정 사안의 발표를 유보한다"는 의미를 갖
는 엠바고는 "'국익저해·피의자검거 및 증거인멸우려 등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으
로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번 옳은 말
이다. 비록 관행에 의해 이뤄져왔다지만 그 사용은 지극히 제한적이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이번 '의사구속' 및 관련 사건에 대한 전주지검의 엠바고 요청과 이를
수용한 기자단의 모습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전북일보의 주장처럼 당연히 거부했어
야 옳다. 오히려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감시'
의 제 임무에 충실했어야 옳다.
  하지만 전북일보의 모습도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첫 번째 엠바고
요청은 수용했으며, 두 번째 엠바고 요청에도 즉시 불가입장을 밝히지 않고서 따로
단독보도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사안을 통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엠바고'관행에 대한 진지
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두 번째는 전주지검 및 기자단의 제재조치다.  
  비록 기자단이 출입기자 교체요구나 편집국차원의 사과 등은 철회했다고 하지만,
기자실 출입금지를 포함해 관련 제재조치를 검토했었다는 사실은 이번 사안의 성격
을 두고볼 때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소위 '괴씸죄'가 그 원인이라면 더더욱 그
렇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전주지검이다.
  '엠바고'를 받아들일 것인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매체의 판단이다. 또한 그것
은 보도유예를 결정할 상당한 사유에 의해 지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마땅하
다. 비록 전북일보가 엠바고요청을 뒤늦게 파기했다고 해서 '3개월 검찰 출입금지'
라는 취재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검찰측의 취재제한 조치는 즉각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전북일보에게 묻는다.
  전북일보의 관련 박스기사(<'의사구속' 엠바고 사안인가)는 어찌된 일인지 취재제
한 조치를 취한 검찰에 대한 비판보다는 당초 검찰의 '엠바고'요청에 합의했던 기자
단을 향한 비판에 치중되어 있다.
  물론 전북일보의 표현처럼 '검찰출입기자들의 보수적이고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더 큰 문제라고 인식했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그런 지적이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이번 사안에 대한 또는, 그동안 검찰 관련기사에 대한 전북일보의 보도태도를 뒤돌
아보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엠바고'요청에 합의했던 전북일보가 뒤늦게 단독으로 이를 파기한 것은
전북일보의 관련 행위를 '엠바고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에서 찾기보다는 '속보'를
'특종'으로 인식하는 왜곡된 '특종의식'이나, 기자단의 주장처럼 '신의'를 저버린 행
위로 인식할 개연성이 더욱 크지 않을까?

  이번 사안을 보는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던 보도유예조치, 즉 '엠바고'는 지극히 제한적이고
엄격한 기준에 근거하여 이뤄져야 마땅하다. 혹여라도 각각의 취재현장에서 소위
'엠바고'가 남용되거나 무비판적으로 수용돼온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전북일보에 대한 취재제한 조치는 즉각 철회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2004년 11월 17일
                                     전북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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