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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80%가 새만금 찬성?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서울행정법원의 새만금 취소 또는 변경 판결 직후 일부 온라인매체들의 새만금 판
결관련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전북지역 언론들도 관련 여론조사결과를 주요기
사로 보도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국민들의 80%가 새만금을 찬성'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법원의 판결
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서기도 하는데, 도내 한 인터넷매체에서는 관련 보도의 부
당성을 지적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일부 언론의 새만금관련 여론조사내용과 이에 대한 보도태도를 살펴본다.

  새만금 판결, 반대여론 높다?

  2월 23일자 전라일보와 전북도민일보 등 도내언론들은 '주요 방송사 및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국민 네티즌으로부터 새만금사업에 대한 계속추진과 공사중단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8명이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답변한 것으
로 나타났다고 1면 등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한 매체는 전북도민일보로 1면과 15면에 각각 관련기사를
내보냈다.
  전북도민일보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 이후 3개 방송사
등이 여론조사한 결과, 법원 판결에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하는 여론보다 높게 나타
나 향후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중대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YTN과 연합뉴스
등 언론사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인터넷 여론조사, 지나친 보편화는 '왜곡'"

  하지만 이런 보도에 대해 인터넷 여론조사의 신뢰도 문제 등을 지적하며 지나친
보편화는 왜곡이라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됐다.
  인터넷대안매체 [참소리]는 "인터넷 여론조사, 지나친 보편화는 ‘왜곡"이라는 제
목으로 전북일보의‘새만금 완공 여론 높다’보도에 대해 반론보도를 냈다.
  관련 보도에서 [참소리] 최인화 기자는 무엇보다도 인터넷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복투표의 가능성이나 대표성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와 배치되는 결과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해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만금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인터넷 여론조사 믿을 수 있나?

  인터넷 여론조사는 참소리의 지적처럼 그 왜곡가능성이나 대표성 등 신뢰도의 문
제 때문에 정밀한 결과를 얻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긴급한 사안
등에 대해 여론의 추이를 살피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인터넷 여론조사가
활용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도 중복투표나 대표성 확보를 위한 여러 장치들이 필요
하다는데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언론사들이 자사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여론조사결과를
무작위적으로 인용함으로써 여론을 왜곡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특히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인터넷 여론조사가 여론조사 전체에 대한 신뢰도
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군다나 참소리 보도에 인용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인터넷 조사결
과와는 그 결과가 사뭇 다르다.
  이번 인터넷 조사의 경우, YTN이 85.2%, 연합뉴스가 78.6%, 인터넷포털사이트 다
음이 68.8%로 법원판결에 대한 반대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ANR에 의뢰해 전국 1,005명을 상대로 지난 1월 17~18일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새만금 사업 등 국책사업에 대해 주민과 환경단체
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변경해야 한다는 응답(49.8%)이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한
다(38.4%)는 답보다 높았다.

  한국 갤럽과 MBC가 공동으로 지난 1월 24~25일 1,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도 조사대상자의 66.3%가 새만금 간척 사업 강행을 반대하고 있고
83%에 달하는 응답자가 지금 강행해서는 안된다고 나타난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의해 1월 28일자로 보도된 자료에도 그 결과는 다르게 나
타난다. KSO(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NS에 의뢰해 1월 26일 전국 700명을 대상으
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도한 프레시안의 경우, 법원의 조정권고안에 대해 '
환경보호와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을 위한 판결로 별 문제 없다'는 찬성 여론이
51.6%로 과반에 달한다.

  지역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있나?

  인터넷 폴의 한계와 문제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지역언론사들이 이를 모
르고 있을리 만무하다. 문제는 인터넷 폴의 한계를 알면서도 자신의 이해에 맞는
조사결과를 진실인양 여과없이 보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전개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하고 있는 점에 있다. 이는 결국 언론사의 도덕
성이나 신뢰도에 커다란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번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보도한 전라일보나 전북도민일보를 보면
그런 의도성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도 인용했든 가령 전라일보는 <국민 80% "새만금 계속 추진">이라는 1면 박
스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새만금 사업이 계속 진행되길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넷 폴 결과를 국
민 전체의 여론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관련 여론조사가 "주요 방송사 및 여론조사 기관에서" 진행한 것으로 보
도를 하고 있다. 전북도민일보도 "3개 방송사 등이 여론조사한 결과"라고 보도하고
있다.
  YTN과 연합뉴스, 다음 등이 주요방송사 및 여론조사 기관이라거나 3개 방송사
등으로 표현되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일 뿐 아니라, 인터넷 폴이라는 점도 분명하게
적시하지 않고 있다.
  전북일보의 경우도 2면 박스로 <"새만금 완공"여론 압도적>이라는 기사에서 "연
합뉴스가 판결 직후인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9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여
이 가운데 78.6%가 법원판결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기
사만 봐서는 연합뉴스가 정식 여론조사를 벌인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 폴을 활용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관련 인터넷 조사를 법원 판결부당성이나 새만금 지속추
진 등 자신들의 논거를 전개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하고 나선다는 점이다.
  이미 그 신뢰도에 많은 문제가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합리화하는 근거로 활용한다는 것은 언론사의 기본적 도덕성의 문제, 신뢰도의 문
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국민 80%가 새만금 찬성?

  대표적으로 전라일보를 들 수 있다.
  전라일보는 2월 24일자 사설 <국민 80%가 새만금 찬성인데...>에서 관련 여론조
사 결과를 인용한 뒤, "국민 대다수가 새만금사업은 중단 없이 지속되어 완공되어
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서울행정법원과 달리 새만금사업에 대한 바른 인식
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면서 "법원은 압도적 다수 국민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전라일보는 법원 판결에 대해 이번 인터넷 여
론조사결과를 근거로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바람직한 보도방향은?

  새전북신문은 23일자 사설 <새만금 공방 법논리에 맡겨야>라는 사설에서 새만금
소송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새전북은 여기서 "우리사회는 수많은 가치가 상충하는 가운데 서로의 이익과 입
장만을 고집하려는 풍토가 심화되고 있"고 " 때문에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다툼이 이어지는 한 법적 판가름에
최종 결정을 위임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시에 여기서 한가지 신경써야 할 것으로 "법적 다툼을 벌인다고 해서 서
로 입장이 다른 상대방을 미워해서는 안된다. 비근한 예로 새만금 신구상안을 주장
한 교수에게 전북을 떠나라고 몰아부치는 유무언의 압력도 폭력"이라는 점을 지적
한다.
  동시에 "전북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펼 수도 없는 폐쇄된 사회인가"
라고 반문한다.

  이와는 다르지만 전북일보 이경재 편집국장도 의미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4일자 <세상만사>라는 칼럼란에 "전북, 잃어버린 2년"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
한 이경재 국장은 지난 2년의 기간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시책에 맞춰 정치
력과 행정력을 집중했고 새로 바뀐 패러다임에 맞춰 지역발전 밑그림을 그린 기간
이었어야 했지만, 전북은 '맨날 시끄럽게 싸우는 지역' '쓰레기나 유치하려는 지역'
'주어진 밥도 못찾아 먹는 지역' 등 부정적 이미지만 굳어졌다면서, 이는 새만금과
방폐장 등 두 국책사업에 행정력을 올인 시켰던데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지자체들이 'J프로젝트' 같은 거창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에너지를 한데 모아
나가는 사이 전북은 갈등과 혼란으로 에너지를 낭비했고 새 패러다임에 맞는 지역
발전 비전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지난 2년은 '잃어버린 2년'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새전북신문과 전북일보의 이같은 주장은 새만금과 방폐장 등 전북지역 최대 현안
이라고 불려졌던 사안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문제제기를 동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새만금과 방폐장에 지나치게 몰입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
었다는 점과,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감정적이고
극단적인 대립이 이어짐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
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새만금사업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본다.
  만일 진실로 새만금사업을 도민의 이익에 부합되고, 전체 국민의 이익에 부합되
는 방향에서 해결하려 한다면 그 태도는 사뭇 달라질 수 있다.
  여전히 기존의 주장과 방식을 고수하는데만 열심인 전라북도와 전북지역 일부 언
론의 태도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 만일 계속해서 이와같은 태도가 되풀
이된다면, 어쩌면 그들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하는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전북도민들에게는 새로운 비젼과 도전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새만금만 울궈먹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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