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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여론조사 관련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 시사저널 여론조사 관련

  모니터대상 : 새전북신문,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북일보
  모니터일시 : 2005년 8월 3일

  시사저널이 지난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도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조사결과의 신뢰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본다.

  시사저널 여론조사 <누가 전북을 움직이는가>

  시사저널은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지난달 13~15일 전북지역의 언론, 정치, 법조, 행정, 관료, 기업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그룹 500명을 대상으로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시사저널은 지방자치 1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 누가 지역을 움직이는가' 시리즈를 게재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고 있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지역판인 셈이며, 대전충남지역과 광주전남지역에 이은 세 번째 결과발표다.
  하지만 해당 결과를 놓고 희비가 교차하면서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도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특히 주목을 끈 것은 언론관련조사와 정치지형도조사였다.
정치지형도조사에서는 <전북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강현욱지사가 뽑혔고, 차기 도지사로는 김완주 전주시장이 꼽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주목을 받은 것이 언론관련 부분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역언론매체'에 전북일보가 그리고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에 전북일보 서창훈사장이 선정되었다. 특히 전북일보는 중앙언론사를 포함한 조사에서도 KBS, MBC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이런 조사결과는 일반적으로 방송사가 신문사에 비해 영향력이 크다는 수용자조사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며, 동시에 신문구독비율에 있어 전북지역 신문시장의 95%를 중앙일간지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지극히 이례적인 결과다.

  자사 입맛에 맞는 내용만 보도한다?

  의외의 조사결과에 가장 열성적 반응을 보인 것은 물론 전북일보였다.
  전북일보는 8월 1일자 1면과 3면을 통털어 관련 기사를 소개했고, 다음날인 2일자 3면과 사설면을 통해 조사결과를 부각시켰다.
  특히 8월 2일자 사설 <‘전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책무>는 그 백미다.
  지난번 광주지역 조사시 역시 예상을 깨고 1위에 오른 광주일보가 대대적인 거리홍보에 이어 사설 <광주일보 ‘영향력 1위 매체’ 책무감 크다>를 실었던 것과 유사하다.

   이에 반해 조사결과 순위가 처졌거나 예상보다 저조했던 매체들은 상대적으로 관련 기사를 소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첫날인 8월 1일에 관련기사를 다룬 것은 전북일보를 제외하곤 전북도민일보가 4면 박스기사로 조사결과를 보도한 것이 전부였다.
  전북도민일보는 이날 조사결과를 보도하면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 <차기 열린당 대선후보> <차기 대통령 적합인물> <최고 영향력있는 인물> <차기 도지사 유력인사>를 중심으로 기사를 구성했고, 기사 끝머리에 간단하게 “언론분야에 있어서는 신문분야에서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가 가장 영향력있는 매체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새전북신문은 당일 기사를 내보내지 않다가 다음날인 2일자 1면에 <새전북신문은 주목할 언론>이라는 제목으로 시사저널 기사내용을 소개했다. 이는 시사저널(824호)이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소개한 내용으로 새전북신문을 다른 신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 논조를 보이는 매체로 소개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대한 이런 반응은 광주일보가 영향력 1위로 나온 이후 무등일보가 2일자 2면 <'광주전남 언론 영향력 1위' 광주일보 보도 법정비화>를 보도하면서 남도일보가 “시사저널 설문조사 자료에 대한 법원 증거보존신청 검토” 그리고 “광주일보 31일자 1면 광고에 대한 명예훼손혐의 고발조치”에 대한 기사를 싣고 지역언론의 반응과 파문을 싣었던 것이나, 3일자 광남일보의 칼럼 <누가 지역 분열을 획책하는가> 등에서 보였던 반응과 비교할 때, 상당히 소극적인 반응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가 조사 자체의 신뢰도나 타당성과 무관하게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자의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하겠다.

  시사저널 여론조사 문제는 없나?

  시사저널의 여론조사는 특히 표본의 대표성과 오차범위를 무시한 무리한 순위집계,  영향력과 인지도 상의 혼란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표본의 문제다.
  시사저널과 미디어리서치는 전북지역 10개분야, 즉 행정관료, 교수, 언론인, 법조인, 정치인, 기업인, 금융인, 사회단체, 문화예술인, 종교인 등 각 전문가 집단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표본추출은 유의할당과 무작위추출을 병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표본의 대표성 논란을 의식한 듯 전북일보는 2일자 3면 박스기사로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의 인터뷰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앞선 조사들에서 관련 논란이 일어나자 미디어리서치 조사본부장을 인터뷰했던 내용을 재인용하여 보도하고 있는 이번 기사에서,
  표본의 대표성논란과 관련하여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4500만명 중 1,000명을 표본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 전문가 중 5백명을 뽑은 이번 조사는 대표성에 문제가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와 관련하여 정작 지적되는 문제는 관련 500명이 지역 전문가를 대표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무슨말인가. 미디어리서치는 지역 법조인 명부나 경제인 명부, 언론인 명부 등에서 무작위추출을 통해 각 50명씩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우선 10개 전문가 집단이라는 것이 대단히 자의적이며, 참조했다는 명부, 즉 모집단 자체가 과연 지역 부문 전문가를 제대로 포괄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실제 도지사 적합도에서 김완주시장이 높게 나온 것은 표본이 전주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또한 이들 명부가 지역의 극히 일부 기득권세력을 대표하며, 부문별 50명씩 일괄 배정한 것도 대표성에 논란을 부추기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차라리 각 부문 즉 경제인 또는 언론인 등 각 부문별 조사결과를 별도로 나열했다면 더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다음으로는 조사결과수치가 복수응답비율 이라는 점이다. 만일 해당 항목에 대해 두개를 응답할 경우 전체 응답률은 100%가 아닌 200%가 되며, 3개를 선정하라고 했을 땐, 300%가 된다.
  이 때, 각각의 순위 격차는 당초 단일 응답을 했을 경우에 비해 2배 내지는 3배까지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조사결과를 보면 전북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과 관련하여 1위가 36.4%, 2위가 11.2%, 3위가 9.2%, 4위가 8%, 5위가 4.8% 등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김본부장은 이번 조사가 확률표집이 아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표본오차를 구할 수 없고 제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수조사 즉 센서스조사방식이 아닌 한 오차는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이번 경우처럼 확률표집이 아닌 경우 그 오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조사처럼 밸류간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 이를 순위화해서 발표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영향력 조사가 인지도 조사로 혼동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북일보에 밝힌 관련 대목을 보면, 김지연부장은 이번 조사가 일반인이 아닌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10개 분야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자기 분야에 대해서는 김부장의 답변이 통용될 수 있지만, 타 분야에 대해서는 이들도 일반인과 별단 다를 것이 없다는 점에서 인지도가 영향력으로 혼동될 개연성은 여전히 남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인 이번 조사의 의도와 그 결과를 해석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일 것이다.
  무엇보다 시사저널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런 조사를 진행하게 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의혹이 제기될 법 하다. 물론 지방자치 10년을 맞이하는 기획여론조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주제에 대해 그것도 특정 집단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는 곧바로 시사저널의 여론조사 결과를 흥밋거리나 게임으로 전락시키는 보도행태로 이어지고, 오차범위를 벗어난 무리한 순위집계를 용인하여 마치 그것이 보편적 여론인양 호도할 개연성이 크다.

  이번 시사저널의 여론조사는 조사방법 및 대상 선정 등 분명한 문제성이 드러나고 있으며, 여론조사의 목적이 지극히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누가 인지도가 높은지 또는 영향력이 높은지보다 ‘왜’ 그런지를 살피는 여론조사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단순히 하나의 '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선정적 발상이 이번 여론조사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볼 일이다.
  또한 이를 보도하는 지역언론의 보도태도도 지적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지역 언론이 누가 ‘1등’인지를 따질 만큼 한가한가? 정말 중요한 것은 수치보다 독자들의 진정한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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