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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는 여론조사, 신문사는 판세분석…정책 검증은 언제? (2010년 5월 25일)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7.

전북지역 주요일간지 및

지상파 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2010년 5월 25일)



일간지 모니터 대상 :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새전북신문, 전라일보, 전북중앙신문
지상파 모니터 대상 : 전주MBC, 전주KBS, JTV전주방송 저녁 종합뉴스


■ 후보자 정책 검증 여전히 부실…전북일보의 검증 의미 커


전북일보는 연일 ‘매니페스토 선거보도자문단’의 후보자 정책공약 검증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5월 25일자에서는 임실군수와 순창군수 후보들의 공약을 분야별로 분석한 기사를 1면 <부패척결ㆍ노인복지 ‘설익은 공약’>과 3면 <비리로 얼룩진 군수 부패 “내가 끊겠다” 한목소리>(임실군수), 4면 <옥천인재숙ㆍ농업관련 정책 후보간 차별성 드러나>(순창군수> 등을 통해 지면에 실었다.  

전북일보의 후보자 검증 기사는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전라일보는 4면 <지역현안 해결 이렇게 하겠다>를 통해 공통질문에 대한 진안군수 후보와 부안군수 후보의 답변을 게재했다.
전북도민일보는 5면 <남원시장 후보초청 토론회 : “기업유치ㆍ지리산권 개발 지역발전 이끌 것”>을 통해 후보초청 토론회를 지상 중계했다.  
새전북신문은 5면 <남원시장후보 정책공약점검: “지리산 개발 명품관광도시 조성” 한 목소리>를 통해 남원시장 후보의 정책공약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전북중앙신문은 4면 <도지사 후보 공약 비교: 왕궁축산단지 이전>를 통해 왕궁축산단지 이전에 대한 도지사 후보들의 입장을 게재했다.

하지만 여전히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입장만 전달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을 뿐 검증 노력은 미흡했다.


■ 판세분석 보도 지양해야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판세분석 보도와 후보들의 세 과시용 기사, 그러니까 ‘경마식 기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지역신문의 기사는 다음과 같다.

전북일보
6면 <한 표라도 더…종반전 유권자 속으로>(4단)
6면 <정운천 도지사 후보 ‘세 확산’>(2단)
7면 <“민주당 오만 버려라” 전주권 무소속후보 19명 연대>(1단)

전라일보
3면 <“정운천 후보 공약 지지”: 도내 대학교수 239명 선언>(2단)
3면 <“김완주 후보 공식 지지”: 한국노총 군산지부 위원장들>(2단)
3면 <“무소속 연대로 민주당과 진검승부”>(4단 박스)
3면 <“제자위해 무릎 꿇었던 박규선 후보 지지”: 녹색미래실천연합 등 26개 단체>(2단)

전북도민일보
6면 <대학교수 239명 정운천 지사후보 공약지지>(2단)
6면 <26개 시민단체 박규선 도교육감후보 지지>(2단)
6면 <전주권 무소속 19명 선거승리 합동기자회견>(2단)

새전북신문
1면 <민주당 우세속 무소속 돌풍도 거세>(머릿기사)
3면 <무소속 단일화…민주와 박빙>(3단)
3면 <“오만한 민주당 심판하겠다”: 전주지역 무소속후보 20여명 연대선언>(2단)

전북중앙신문
2면 <6.2 지방선거 판세분석: 전-현직 단체장 격돌…2강 1중 구도>(4단)
3면 <민주 공천장 대항 무소속 바람몰이>(4단)
3면 <임실군수 무소속 3인 후보 단일화 합의>(2단)
3면 <전북지역 대학교수 239명 정운천 후보 지지>(1단)


■ 전북도민일보의 ARS전화설문조사에 대한 단상


전북도민일보는 KBS전주총국과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1면~4면을 통해 비중있게 다루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전북도민일보의 분석과 해석은 크게 흠 잡을만한 부분은 없다.  

다만 ARS전화설문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그 문제는 지적하고 넘어가자. 전북도민일보는 “이번 조사는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2일간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층화무작위 표본추출을 한 뒤 구조화된 설문지로 ARS전화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앞서 거론했든, 문제는 ARS전화설문조사 결과의 신뢰도다. ARS전화설문조사의 경우, 표본의 대표성이 떨어져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ARS에서는 컴퓨터 시스템이 전화를 걸어 녹음된 음성파일을 발송하고, 통화가 성공하면 응답자가 음성을 듣고 전화버튼을 눌러 응답을 표기하는데, 이 과정에서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동서리서치 대표 김진호는 “ARS(자동응답전화조사)의 문제점이 늘 논란된다. ARS에 응답할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높은 유권자는 실제 투표장에 나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누가 응답하는지 알 수 없어 조작될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또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상무 김지연은 “기본적으로 ARS 조사의 낮은 응답률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판단된다. ARS 조사의 응답률은 3~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낮은 응답률로는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만약, 조사 거절자와 응답자 간에 체계적 편차가 없다면 응답률이 낮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계층에 따른 응답률에 커다란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전체 조사결과를 왜곡하게 되는 것이다.”

낮은 응답률은 전화면접 여론조사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또한 ARS전화설문조사가 최근 많이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ARS전화설문조사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 과장하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여론의 경향성과 추이를 파악하는 자료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 그럼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민의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 지상파 3사 선거관련 주요 기사


5월 24일 전북지역 방송3사의 선거방송보도는 아래와 같다.



24일 방송3사 선거보도는 전주KBS 10건, 전주MBC 6건, JTV 6건이었다. 이날 KBS 전주방송총국과 전북도민일보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 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2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전주KBS의 보도 내용은 여론조사 결과 보도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그 외에 여야의 선거운동 등이 다뤄졌다. 전주MBC와 JTV도 14개 시군및 교육감, 교육위원의 정책을 다루는 기획보도를 다뤘지만 ‘공약 나열’에 그쳤다.


■ 여론조사 결과, 누구를 신뢰해야 하나?


6.2지방선거를 10여일 앞두고 전북지역 방송3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마다 여론조사 결과가 일부 상이하다. 특히 정운천 한나라당 후보와 교육감 후보들의 지지율은 조사 주최에 따라 널뛰기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3사는 자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비중있게 다루는 데만 그치고 있을 뿐이다.

예컨대 전주MBC는 자사가 주최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지난20일 “한나라당은 이번 여론조사에 나온 정운천 도지사 후보의 한자리수 지지율에 극도로 실망한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주KBS가 전북도민일보와 함께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애초 목표한 도내 두 자릿수 지지율을 이미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체, 누구의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해야 할 지 모를 일이다.



또한 방송3사는 후보 사이에 불과 몇 % 차이가 나지 않는 도내 경합지역을 위주로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으며 비교적 현직 단체장이 강세일 수밖에 없는 여론조사 속성을 무시하고 현역 단체장을 부각시키는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전주MBC 19일 <여론조사 분석>, 20일 <정읍 초 접전>, 전주KBS 24일 <정읍, 남원, 무주 경합>, <현직 단체장 강세>와 같은 보도들이 그러한 사례이다.

이러한 보도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력 후보에게만 묶어 두어 승자편중 현상을 가져오게 되며 참고 자료에 불과한 여론조사가 판결문처럼 입력되는 바람에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부정확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경마식 보도는 결국 정책 검증 없는 인기몰이 투표를 부추기며 실제 표심을 심각하게 왜곡시킬 수 있다

여론조사가 판을 치는 사이 정작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정책, 이슈에 대한 보도가 실종된 건 아닌지, 특히 소수당 후보 지지자들에겐 투표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이 있었는지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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