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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전북주요뉴스 '피클'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인사청문회, 후보자 자격요건 논란. 이전부터 나왔던 문제인데...(뉴스 피클 2023.02.23.)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3. 2. 23.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22일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후보자에 대한 전북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후보자의 자격 요건이 쟁점이 됐습니다. 기술원 원장 자격 요건 6가지 중 해당되는 사항이 ‘상기 요건과 동등하다고 이사장이 인정하는 자’ 하나뿐이었기 때문인데요, 해당 조항은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나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장 후보자인데, 자동차 관련 경력 없다?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 공개모집 공고에 따르면 원장 후보자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자동차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로 자동차관련업계 및 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나. 자동차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로 대학에서 자동차관련 연구 및 강의경력 10년 이상인 자

다. 자동차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로 정부주도 기술개발사업 책임자로 7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

라. 완성차업체 임원급 이상으로 3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는 자

마.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반직 공무원으로 1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고, 4급 이상의 직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바. 상기 요건과 동등하다고 이사장이 인정하는 자

 

2월 22일 자 전주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편집

 

그런데 이항구 후보자는 자동차 관련 박사학위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22일 전주MBC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박사학위 역시 경영학 분야에서 취득하는 등 해당 요건과는 거리감을 보였다.”라고 보도했고, JTV전주방송도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에서 일했지만 완성차업체와 공무원 근무 경력이 없고 박사학위도 경영학으로 받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항구 후보자는 자동차와 관련된 논문을 썼다고 해명했지만, 전주MBC는 “관련 분야 연구 경력은 있다지만, 과연 이 이력이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청문위원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습니다.

오늘 자 전북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정희 도의원은 “후보자는 자격요건에서 규정하는 학위가 아닌 국제경영학 학위 소지자로 요건에 맞지 않는다.”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모집할 때부터 잘못된 것으로 자격요건이 안 되는 분을 된다고 모시고 인사청문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대중 도의원은 “감사원과 행정안전부에 문의한 결과 경영학 학위는 자동차 관련 학위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이 있었다.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재료공학, IT융합 이런 게 자동차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후보자를 채택했다. 반대자가 한 명도 없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서난이 도의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자격 요건이 맞지 않아 임용이 취소되는 사례가 있었다. 청문회를 정회한 뒤 자동차융합기술원 임원추천위원회 책임자를 불러 충분한 소명을 듣는 게 맞다.”라고 제안했는데요, 결국 논란 때문에 인사청문회가 두 차례 정회되기도 했습니다.

 

#‘상기 요건과 동등하다고 이사장이 인정하는 자’에 해당한다?

결국 자동차융합기술원 이사장인 김종훈 전라북도 경제부지사가 출석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원장의 직무 범위가 단순한 기계 분야뿐만 아니고 미래 비전, 정책 마련 등을 고려해서 경영학 박사도 해당된다는 의견을 실무진에서 아마 임원 추천위에 줬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는데요.

또 JTV전주방송 보도에서 “논문 자체도 자동차 산업 분야에 관한 이야기가 좀 많이 있고 (자격요건 6개 중 1개는) 이사장이 인정하는 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라고 덧붙였고, 전북CBS 보도에서는 “산업연구원 등에서 13년여간 자동차 관련 업무를 추진해 온 점, 자동차 기업 간 협업 모델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박사 학위를 받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상기 요건과 동등하다고 인정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논란의 소지가 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고, 정관의 자격 조건을 더 구체화하는 등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월 22일 자 JTV전주방송 8뉴스 보도 화면 편집

 

그러나 전주MBC는 위 해명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렸다.”라고 비판했습니다. JTV전주방송도 “‘상기 요건과 동등하다고 이사장이 인정하는 자’라는 요건이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공정성을 훼손할 소지가 크고 언제든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청문위원들의 비판이 나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북CBS도 “이항구 후보자는 6개 요건 가운데 마지막 자격 항목에 턱걸이한 셈”이라며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오늘 자 전북도민일보는 “인사청문위원회는 이 후보자의 박사학위가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감사원에 의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사청문 결과보고서 채택을 오는 24일까지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사원의 답변이 기한 내 도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북일보]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후보자, 자격미달 논란(3면, 이강모)

[전북도민일보]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인사청문 ‘학위 논란’(3면, 남형진)

[KBS전주총국]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인사 청문…자격요건 놓고 한때 파행(2/22, 서승신)

[전주MBC] 인사청문회 또 파행...'자격 요건' 시비(2/22, 정태후)

[JTV전주방송] 자격요건 미달 논란..."모호한 규정 개선"(2/22, 권대성)

[전북CBS] 자동차융합기술원장 후보 인사청문, 자격 요건 놓고 공방(2/22, 김용완)

[전북의소리] 자격요건 안되는 후보 인사청문?...이항구 전북자동차융합기술원장 후보 자격 논란, 도의회 문제 제기 그쳐(2/23, 박주현)

 

#‘동등한 자격 있다고 인정되는 자’ 조건 다른 기관도 많아. 이전부터 문제 지적됐지만...

22일 전주MBC는 “바이오융합진흥원장과 창조경제혁신센터장 역시 비슷한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전체 산하기관 정관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는데요, 사실 관련 문제는 이전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지적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새전북신문은 당시 전주시 출연기관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직원 채용에 대해 “지난해 5월 전주시 고위 공직자의 자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격 조건에도 불구하고 정규직에 채용됐다.”라며, “자격요건에 채용기관의 자의적 판단이 가능한 단서조항, 즉 ‘상기요건과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조항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한 의혹이 많다.”라고 지적하고, “해당 항목은 요술지팡이와 같다. 이런저런 자격 요건을 내건 뒤, 말미에 단서를 붙인다.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좋은 인재를 채용하라는 것인데, 취지와 달리 입맛에 맞는 특정인을 채용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라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새전북신문] 탄소기술원 채용방식 바꿔라(2015/2/24, 사설)

[새전북신문] [데스크의 눈] '상기 요건과 동등한 자격'과 음서제도(2015/2/25, 임병식 편집국장)

 

지난해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 선거 개입 논란 이후 전북일보가 자원봉사센터장 및 전라북도 산하기관 인사에 대한 ‘예외 조항’이 너무 많다고 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장도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기타 이와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이사회에서 인정한 자’라는 조항이 있고, 전북장애인복지관장,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상임이사(센터장),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전북개발공사 산하 센터장‧센터원, 한국장애인개발원 전북센터장, 전북광역자활센터 직원 채용과 관련해서도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와 비슷한 내용의 조항들이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러한 예외 조항을 삭제해 채용의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함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자동차융합기술원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여러 기관에 있는 비슷한 예외 조항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개선되지 않았던 건데요, 이번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문제 제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산하기관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북일보] [자원봉사센터 이대로 괜찮은가] (상) 현상- 이사회만 인정하면 자격요건 충족?(7/13, 최정규)

[전북일보] [자원봉사센터 이대로 괜찮은가] (하) 대안 - 센터장 자격요건 조례에 명시해야(7/14, 최정규)

[전북일보] 전북도 산하기관 인사 선발자격 '예외조항' 너무 많다(7/17, 최정규)

[전북일보] '자원봉사센터장 채용조건 논란' 행안부 예외조항 기입 실태 조사(7/19, 취정규)

[전북CBS] 말 많은 '자원봉사센터장'…행안부, 자격요건 개편 추진(7/18, 최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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