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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지역 방송 평가단

[지역방송평가단] JTV 시사기획판 - 8월 29일 방송 ‘자전거가 나갑니다’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7.

JTV 시사기획판 - 8월 29일 방송 ‘자전거가 나갑니다’ 시청자 소감

                                                                                                    김 준 영


최근,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는 보도가 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전거를 마음놓고 타기는 힘든 상황이다. 난폭운전, 신호무시 등 위험한 도로 상황 속에서 보행자와 운전자의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입장에 놓여있는 것이 바로 자전거 이용자들의 현실이다. 자전거 전용도로 등 여러 제도적 장치에서도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전국신문이나 중앙방송 등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종합적인 기획보도를 수차례 해왔다. 그러나 지역방송에서 자전거 이용에 대한 심층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전거에 대한 보도란 그에 관한 행사나 제도의 변화가 있을 때 잠시 등장하는 단신성 보도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8월 29일자 ‘자전거가 나갑니다’는 단순 권장을 벗어나 현실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대안을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보도였다.
약 24 분 남짓한 이번 보도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었다. 첫 부분에서 지역주민을 통한 자전거이용의 장점 및 문제점 파악, 가운데에서 동행취재를 통한 전라북도 및 전주의 도로 및 정책 현황 점검, 마지막으로 타시도의 성공사례 소개 등이다.

지역방송답게 현지 주민에 대한 인터뷰로 시작되었다. 전주 내에서 출퇴근 등에 자전거를 자주 이용하는 부부의 이야기가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현지인, 그리고 현지의 풍경을 담아내어 쉽게 보도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또한 주민을 통해 다루었던 문제점들을 시의원의 언급을 통해 심화시키는 부분 역시 시청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익산과 전주 사이를 전주로 오가는 직장인의 동행취재를 통해 현장감을 잘 살려냈다. 또한 시내로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문제, 도로의 문제 등을 지적하였고, 환경운동연합의 조사결과를 인용하여 ‘안전성’의 문제가 심각함을 지적했다.

24분 남짓한 보도 중 전주 및 전라북도에 대한 부분인 앞 부분에서는 크게 3명의 인터뷰가 등장했다. 그러나 그 세 가지 인터뷰에서 다룬 문제점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안별, 연령별 등으로 구분되기 보다는 일반적인 문제점들이어서인지 비슷한 문제점들이 반복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시의회 관련자가 지적한 학생층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다. 보행자와 운전자 사이에 껴 상대적 약자입장인 자전거이용자의 입장을 감안할 때에 주된 이용층을 포함해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두 예의 주민들의 입장이 크지 않았던 것에 비추어 볼 때,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중간 부분에서는 익산과 전주 사이를 오가는 통근자를 추적했다. 시내로 접어들면서 드러나는 통행이나 안전성의 문제를 체험하는 형식이었다. 통행시에 가장 심각한 문제인 인도와 도로 사이의 턱과 자전거 통행 유도선 등을 다루고, 전용도로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나 폭이 좁은 것을 직접 증명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도로 정책과 관련해 기존 도로의 유지보수 보다 새로운 도로 증설에만 신경을 쓰고 있음도 지적했다. 이론적인 보도가 아니라 직접 발로 뛰는 보도였기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를 비롯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문제점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환경수도를 선포한 경남 창원의 예를 들면서 전주시와의 비교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였다. 차별화된 자전거 전용도로, 제도적 뒷받침 등을 언급하는 한편 시내 전경이나 통계수치의 비교를 통해 다각적 분석을 위해 노력했음이 엿보인다. 중앙 방송 등에서 외국의 성공사례를 언급하며 국내 상황과 비교함으로써 얻는 효과와 비슷했다. 이를 통해 전주시의 자전거 정책이나 도로 문제가 더 극명히 드러났다.
반면 이 부분이 대안제시를 위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창원시의 장점으로는 계획도시인 점, 전체적으로 평지라는 점, 주요 공공기관이 뭉쳐있다는 점 등이었다. 이들은 전주나 전라북도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들이다. 반면, 시민의식의 변화나 자전거 축제 등을 통한 독려 등의 장점 등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장점들이 약화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창원시의 장점을 찾아내는 목표는 전라북도에 받아들이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대안이라는 것이 꼭 남의 장점을 받아들이거나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기존에 전라북도 및 전주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잘 살리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전주의 장점을 찾아내 발전가능성을 제시하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도가 누락되어 아쉬웠다.

이번 프로그램은 앞에서 언급했듯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부분은 자전거 이용의 현실, 문제점, 대안 제시로 요약할 수 있다. 현실분석과 문제점 파악은 훌륭했으나 대안 제시가 비교적 미흡했다. 결국 전체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문제점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제목인 ‘자전거가 나갑니다’와 내용이 잘 맞지 않게 되어버렸다. ‘자전거가 나갑니다’는 자전거 이용 독려나 대안제시와 더 어울리는 제목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전 시청자들은 제목을 보고 내용을 예상하기 마련이다. 제목이 프로그램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선정 시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

고유가 시대, 대체 에너지의 중요성 부각 등과 함께 자전거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사들마다 여러 가지 기획 보도나 프로그램을 통해 자전거의 효과와 장점을 널리 알리고,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에 여념이 없는 요즈음이다. 환경과 에너지 외에 건강, 친목도모 등 여러 장점을 내세우는 한편, 자전거에 관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끈 도시나 국가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중앙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자전거를 고유가시대, 에너지부족사태의 해법으로 제시하며 여러 번 기획 보도가 있었다. 대부분 시리즈물로 오랜 기간, 심층적인 취재를 통한 결과물들이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지역 언론에서 이를 다루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25분 정도의 분량에 담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너무 크기도 하다. 또한 무조건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뛰며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 점 역시 높이 평가할만한 요소이다. 자전거 문제는 환경, 에너지, 건강 등 여러 시각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문제인 만큼 후속보도가 더 필요할 것이다.


<전북민언련 지역방송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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