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KBS는 국민의 방송이다. 길환영 사장을 파면하라! |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청와대 외압 폭로로 정권의 방송장악 실체가 드러났지만 청와대와 KBS 길환영 사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세월호 참사 보도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그 동안 의혹으로 제기됐던 청와대의 언론보도 개입이 KBS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에게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일시적인 개입이 아니라 일상적인 정권의 보도 통제가 실재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미디어법 개악을 시작으로 정권의 언론장악 의혹은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 지속됐다. 하지만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그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군사독재정권 시절 유신헌법, 신군부의 ‘보도지침’을 통한 언론통제를 떠오르게 한다. 박근혜 정권에 의해 2014년 대한민국은 또 다시 언론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독재정권의 망령을 경험하고 있다.
김시곤 보도국장의 폭로와 KBS 구성원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길환영 사장의 행태는 공영방송 KBS의 수장으로서 가장 치욕스러운 사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권의 보도통제에 맞서 공영방송 KBS를 지켜야 할 공영방송 사장이길 포기한 채 정권의 요청에 보도 개입을 서슴지 않았다. 청와대의 불법적 인사개입 역시 받아들였다. 공영방송 사장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KBS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켰다. 사퇴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 공영방송 KBS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KBS 정상화를 요구하는 노조원과 보직 간부들에 대한 고소, 고발과 징계 발령으로 사태를 무마시키려 하고 있다.
공영방송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는 길은 자명하다. 그 첫 걸음은 길환영 사장의 퇴진이다. 내부 구성원 97.9%가 불신임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길환영 사장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KBS이사회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5일 예정된 이사회를 통해 공영방송 KBS의 위상을 추락시킨 길환영 사장의 사퇴가 아닌 파면을 결정해야 한다.
정권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KBS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공영방송 KBS는 정권유지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헌법에 의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언론자유를 영위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권력의 눈치가 아니라 국민의 눈치를 봐야한다. 박근혜 정부는 길환영 사장 퇴진과 함께 공영방송 KBS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사장 선임 제도를 개혁해야한다. 이를 통해 KBS의 정치적 독립과 보도·제작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진정성 있는 참회와 공영방송 KBS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겠다는 KBS노동조합과 언론노조KBS본부의 파업에 조건 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 비록 망가질 대로 망가진 KBS를 보며 더 이상의 기대를 놓기도 했었다. 그러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권의 언론통제를 거부하고 국민의 품으로 KBS를 돌려놓겠다는 KBS 구성원들의 노력을 외면할 수는 없다. 부패한 정권과 최소한의 언론인으로서의 자존감마저 내던진 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경영진에 공영방송 KBS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침몰해 가는 공영방송 KBS를 살려달라는 양심적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 공영방송 KBS는 누구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4일
강원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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