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전주총국 방송작가 부당해고 인정! 전북지노위의 상식적인 판정 환영한다!
KBS전주총국은 지노위 결과 승복하고 해고작가 복직시켜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이하 전북지노위)가 지난 9일 KBS전주총국으로부터 일방적 계약 만료 통보를 받은 방송작가의 노동자성 및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이는 지역 공영방송사에서 일하는 방송작가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의 지위와 부당해고를 인정받은 첫 번째 사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이하 방송작가유니온)는 지노위의 상식적인 판정을 환영한다.
지난 3월 MBC 뉴스투데이 방송작가 근로자성 인정 이후 얻은 또 한 번의 값진 판정이자, 서울 수도권에 비해 적은 제작비 탓에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전국의 지역사 방송작가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준 의미 있는 결과이다.
이번 결과가 나오기까지 사회 각계 각층에서 힘을 모았다. 특히 전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12개의 시민사회단체가 <방송작가전북친구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사건에 공동 대응했다. 성명으로, 2주 간의 출근길 릴레이 피케팅 등으로 지역 사회 내 다방면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고 발로 뛰었다. 방송 권력보다 더 큰 연대의 힘이다.
연대에 함께한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역 비정규직의 상황은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 없이 공영방송이 공적 책무와 콘텐츠의 공공성을 말할 수 없다. 이번 판정은 지역 방송계의 프리랜서로 위장된 작가의 노동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으며 지역 방송작가의 노동권 회복의 시작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방송사는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낡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지금 당장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번 판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지난 중앙노동위 문화방송 보도국 작가 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을 대리한 김유경 노무사(돌꽃노동법률사무소)는 “심문회의 내내 공익위원들이 주목하였던 지점은 이 사건 신청인이 대법원 노동자성 판단의 핵심 징표인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 감독’과 ‘업무 내용의 지정 여부‘와 관련하여 ‘작가는 창작자’라는 도식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용 종속 관계에서 일했다는 사실”이라면서 “또한 지노위는 지난 3월 중노위 판정, 그리고 최근 정수기 A/S설치기사에 대한 대법원의 노동자성 인정 판결을 예로 들면서 그동안 사용자들이 주장해온 형식적 징표들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명확히 확인한 것도 큰 의의”라고 설명했다.
한편 KBS는 심문회의에서 일관되게 작가는 ‘고도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프리랜서’이며, 해당 작가가 여러 업무를 번갈아 수행한 것과 관련해 각각 별도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였고, 대법원 판례가 형식적, 부수적 징표로 지정한 ‘계약의 형식’, ‘보수의 형식’, ‘전속성’ 등을 반복하여 언급하였으나 지노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노위가 해당 작가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구체적 근거가 무엇인지는 이후 30일 이내 발송될 ‘판정문’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부당해고 당사자 A작가는 “너무 긴 시간 많은 분들이 함께 고생해 주신 결과다. 방송작가도 근로자라는 당연한 이야기가 이렇게 힘겹게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서 KBS전주로 복직하고 싶다. KBS가 공영방송다운 전향적인 판단으로 중노위 재심 신청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승소의 소감을 밝혔다.
오늘 KBS에 새사장이 취임했다. 김의철 새사장에게 촉구한다! 방송작가 근로자성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지노위 결과에 승복해 해고 작가 즉각 복직시켜라! 방송작가유니온은 KBS가 방송작가 노동 처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중노위 재심 신청으로 이번 판정을 뒤집으려는 행동은 하지 말기를, 새 사장 임기에 발맞춰 새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또한 KBS가 비정규직 착취로 굴러왔다는 뼈아픈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임기 내 방송 비정규직 문제 제대로 해결하라! 근로감독을 통해 근로자성을 인정받을 작가들과의 직접 근로계약으로 수신료의 가치 제대로 실현하라! 방송 비정규 노동 외면하지 말고 공정하게 보도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라!
방송작가유니온은 이번 판정 이후 해고 작가가 KBS전주총국으로 무사히 복직하고, 모든 방송작가 및 방송 비정규직들이 차별 없는 제작 현장에서 일할 그 날까지 든든한 방송작가전북친구들과 함께 더욱 가열차게 싸워나갈 것을 다짐한다.
2021년 12월 10일
방송작가유니온 & 방송작가전북친구들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 방송작가유니온, 전국여성노동조합 전북지부, 전라북도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북 여성노동자회,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전주시민회,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정의당 전북도당, 차별없는노동사회네트워크, 전북 평화와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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