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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교수, “지금이야말로 제자리 찾을 수 있는 호기”미디어스 권순택 기자 2013.09.24
“1997년 11월 IMF로 국가 경제가 부도 위기를 맞으며 지역민방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그때부터 오늘날까지 지역민방은 경영난에 허덕이는 방송사로 인식됐으며 지역의 독자적 여론을 선도하고 고유의 문화를 창달·전승한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그저 SBS 프로그램을 수중계하는 방송사로 치부됐다. 결국, 국가의 불균형 발전과 천민자본주의라는 구조적 환경 그리고 국가적 경제 위기라는 상황적 변수 속에서 지역민방은 지역 주민은 물론 학계에서조차 관심 밖 대상이 된 듯한 모양새다”
SBS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지역민방에 대한 충남대 김재영 교수의 진단이다. 김재영 교수는 24일 대전역 회의실에서 열린 <지역민방의 공공성과 거버넌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지역성이란 가치가 유효한 한 사회적 인프라”라고 지적하며, “지역민방을 향한 그간의 우려가 적나라하게 현실화된 지금이야말로 지역민방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호기”라고 강조했다.
김재영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역민방의 정체성이 △계속되는 고율 배당, △대주주의 부당 감사, △유보금 오용, △무리한 수익사업 등으로 인해 훼손돼 왔다고 주장했다.
▲ 9월 24일 오후 2시 대전역 회의실에서 '지역민방의 공공서과 거버넌스 개선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지역민방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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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방은 2011년 방통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고율 배당’을 계속하고 있었다. 2012년 기준, 전주방송은 당기순이익의 54.3%, G1(강원민방)은 37.5%, 울산방송은 33.7%의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주방송은 2010년 이래 매년 42.8%, 31.9%, 54.3%의 고배당을 이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재영 교수는 “아무리 민영방송사라고 하더라도 주파수를 배타적으로 이용하는 사용권을 부여받은 지상파방송사가 방송 활동에 따른 실적을 주주들의 배당금으로 지출하는 건 스스로의 위상을 좀먹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최근 전주방송이 사내 유보금 50억 원을 대주주인 일진홀딩스 계열사 채권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주주 계열사는 매년 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당시 부채비율이 2644%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인 ‘유보금 오용사례’로 꼽힌다. 울산방송 역시 2010년부터 60억 원에 달하는 유보금을 투기성 펀드에 투자해 15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민영방송의 ‘무리한 수익사업’도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대구방송은 지난해 3월 평생교육원을 개원했다가 불과 두 달 만에 문을 닫았다. 당시 대구방송은 자사 뉴스를 통해 평생교육원에 대한 홍보성 리포트를 배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영 교수는 “교육 참가자에게 피해를 끼친 것은 물론 방송사의 신뢰도 훼손도 피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울산방송은 2011년 30억 원에 이르는 대형HD 중계차를 구입해 HD중계차 임대 사업을 벌였으나 지역이 아닌 서울에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2013년 3월까지 울산시민들은 저화질 프로그램을 시청해야만 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재영 교수는 “지상파방송사로서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다”면서 “지역민방 지배구조에 대한 엄격한 규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 △대표이사 선임구조 개선, △제작 자율성 확보 등이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에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교수는 또한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플랫폼이면서 어려운 지역민방에 대한 정책은 지배구조에 대한 엄격한 실행을 전제로 지원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박민 전북민언련 정책실장은 지역방송의 공적책무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개입과 참여”를 강조했다.
박민 정책실장은 “공적책무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한 대주주와 경영진의 왜곡된 방송관이 지역민방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우는 현실에서, 이들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서 지역사회의 개입은 정당하다”며 “이는 방송환경의 변화 속에서 지역방송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동시에 지역사회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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