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마을신문은 많이 보았지만 방송은 생소했다. 청년들이 방송을 만들고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고? 소식을 듣고 들뜬 마음으로 취재하러 갔다. 방송이 만들어지는 곳, 진안을 찾았다. 대표님께서 친구처럼 맞아주셨는데, 그 때문인지 대표님과 함께 라디오를 진행하면 누구든 술술 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담을 꽤 오래 한 후 인터뷰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박수우입니다. 진안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2011년경에 ‘마이라디오’ 팟캐스트 방송을 듣다가 참여까지 하게 되었죠. 결국은, ‘마이라디오’가 계기가 되어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벌써 5년이나 지났네요. 현재의 진안방송의 구성원은 어떻게 모이게 됐어요?
모인 계기는 마이라디오예요. ‘마이라디오’를 했던 사람들 중에 저를 포함해 4명(마상헌, 임준연, 조헌철)이 모여서 시작했어요. 운영위원은 4명(지역민 2명, 외부 2명)이 있고요. 회의는 주요 안건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모이고 있어요.
방송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영상으로 유튜브(YOUTUBE)와 페이스북(FACEBOOK)에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팟캐스트도 계획하고 있고요.
프로그램이 꽤 다양하던데 방송 내용 선정은 어떻게 하세요?
프로그램별로 참여자들의 자체적인 회의가 진행되고 있어요. 운영위원이나 대표가 관여하진 않아요. 어려운 점이 있을 때 함께 고민하는 정도고요. 현재 5개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방송되고 있어요.
프로그램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나요?
현재 프로그램 수는 모두 5개예요. 고원의 인터뷰, 푸른농사, 진안으로 사진 찍으러 가자, 한명재 목사의 역사이야기, 산촌헛소리 시즌3이 있으며 월별 정기적 또는 수시로 방송이 진행되고 있어요. ‘고원의 인터뷰’는 진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나누는 프로그램이고, ‘푸른농사’는 진안 지역 청년들의 이야기와 귀농․귀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진안으로 사진 찍으러 가자’는 진안 지역에서 여행하기 좋은 곳이나 사진 찍기 좋은 곳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고요. ‘한명재 목사의 역사이야기’는 진안의 역사를 찾아서 영상 기록과 함께 방송으로 만들고 있으며 진안방송 전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산촌헛소리 시즌3’은 ‘마이라디오’ 때부터 진행된 프로그램인데, 진안 지역의 현안과 의제 등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시간이에요. 2015년 초에 진안방송이 정규방송으로 시작한 이래 현재(5월 말)까지 14회 방송이 진행되었어요. 진안방송은 프로그램별로 편성표가 짜여서 일주일에 평균 1개 프로그램으로 이뤄지고 있고요. 방송에 참여하는 상시적인 정규 스태프는 10명 내외이며, 매 방송 때마다 게스트 등의 참여까지 포함하면 꽤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참여자들의 반응은 어때요?
방송이라는 용어가 주는 힘이 있나봐요. 참여자는 물론 지역민들이 굉장히 신기해하고 참여 의지를 보이는 분들도 많아요. 방송에 출연시켜달라는 분들은 대부분 초대해드려요. 아마 진안에 있는 단체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거예요. (웃음)
진안방송이 지역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나 봐요. 홍보는 따로 하세요?
별도의 홍보는 없어요. 하지만, 기존에 진행되었던 ‘미니FM’ ‘마이라디오’ 의 영향으로 현재의 진안방송에 대해 입소문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예요. 아직은 진안방송의 재미와 콘텐츠가 부족하고 역량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방송의 틀이 정해지고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면 그 후 홍보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활동 방향도 듣고 싶어요
진안군민 2만 7천 명의 목소리를 모두 담고 싶어요. 또, 진안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자연 환경들을 영상으로 담아 외부에 알릴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내년엔 단기적으로 진안이 발원지인 섬진강을 테마로 하는 특집 방송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좀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마을미디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진안방송에 대한 생각일 수도 있고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마을미디어․마을방송이라는 용어가 많이 어색하고 우리가 마을미디어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진안방송을 시작할 때의 첫 의도는 마을방송이라는 거창한 이름보다는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담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그게 마을미디어 아닐까요?
물론,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조심스러운 부분은 마을미디어 또는 마을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진안방송이나 우리의 활동들이 크게 겉포장 되는 것이에요. 진안방송이 거대 미디어가 되기보다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갈 수 있는 우리의 방송이 되길 바라요. 그냥, 지역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진안이야기, 진안방송이었으면 해요. 저희는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할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에요.
잘하고 계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사람을 모으는 과정이 가장 힘드네요. 진안방송에 보다 많은 프로그램과 이야기를 담으려면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해요. 현재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죠. 더불어, 예산도. 지금은 운영위원들이 조금씩 모아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마을미디어가 겪는 문제와 비슷하네요. 그럼에도 라디오를 하면서 즐거웠던 적이 많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지역민들이 진안방송을 듣고 참여하고 싶다고 하는 의견을 들었을 때예요. 진안의 이야기를 담는 방송이 없었는데 진안방송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을미디어나 마을방송이 되도록 많이 만들어졌으면 해요. 지금은 말하고 알리지 않으면 모르는 시대예요. 따라서 어떤 언론을 통해서든 자신들의 이야기는 자신들이 하는 게 좋은데, 본인의 이야기는 본인들이 만드는 게 가장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취재․글 고영준 이사 김민지 간사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말하라 2015 여름호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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