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지역MBC 공영성 파괴 음모를 중단하라
지난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MBC 노동조합의 최장기 파업 이후 MBC 경영진의 공영방송 파괴행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기자와 PD 등 노조원들에 대한 무차별 징계와 해고를 자행한데 이어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끊임없는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권의 나팔수를 자임하며, 수십 년 쌓아올린 공영방송 MBC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는 MBC 경영진의 패악이 도를 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공영방송 파괴책동은 공영방송 MBC의 한 가닥 남은 자존심이었던 지역MBC마저 겨냥하고 있다.
지역사 노동조합들이 자율경영을 훼손하고 많은 추가 비용이 발생해 경영에 압박을 준다며 반대해왔던 '공동상무'를 부산과 경남, 강릉-삼척에 이어 대구-안동-포항MBC와 광주-목포-여수MBC, 청주-충주MBC까지 오히려 확대한 것이다. 지역성과 무관한 낙하산 사장도 모자라, 그 위에 '공동상무'를 얹어 놓겠다는 MBC의 발상은 지역MBC에 대한 장악력을 이중-삼중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MBC 구성원과 지역시청자는 배제됐다.
MBC 경영진은 지역 MBC광역화 효율적 추진과 UHD방송 등 차세대 방송서비스 선도를 위해 공동상무를 내려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속내는 지역성과 배치되는 지역사 통합을 일방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2013년 방송통신위원회가 MBC의 재허가 조건으로 요구한 지역MBC 자율경영 이행방안과 배치되는 것으로, 국가기관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동안 3년 임기가 끝나면 교체돼 왔던 지역MBC 사장들을 대거 유임시키기도 했다. 구성원과의 불화로 인해 교체가 예상됐던 인물은 물론이고, 지역사 사장으로서 지역성과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노동조합의 평가지만 MBC 경영진은 역시 일방으로 밀어붙였다. 지역 균형 발전과 지역문화의 보존, 지역 공공성의 실현 등에 기여해온 지역MBC의 자율성과 역할을 무시한다는 건 결국 수도권 중심의 그릇된 사고를 고착화시키고 지역을 죽이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MBC 경영진이 MBC의 공영성과 지역MBC의 자율성을 훼손하면서 지속적으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다. 4년 째 무단협 상태를 유지하면서 급기야 지난해 12월 이후는 단체교섭이 진행되는 가운데 MBC본부 위원장 등 5명에 대해 근로시간 면제 기간 종료를 통보하고 원직 복귀 명령을 내렸다. 지난 2월부터는 지역MBC 노조위원장들을 잇따라 업무에 복귀시키고 있다. 노조 전임자들을 손발을 묶고 노조를 무력화시켜 반대 목소리를 아예 없애겠다는 MBC 본사 차원의 기획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심지어 울산MBC 경우 임기 만료를 앞둔 기자 출신의 지부위원장에 대해 보도국으로 발령한 지 열흘 만에 다시 본래 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부서로 배치하는 보복인사를 자행하기도 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2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가 신청한 단협 조정 사건과 관련해 MBC 사측에 △노조가 제시한 '공정방송'에 관한 전향적인 제안 등을 고려해 신뢰의 노사관계를 회복하고 단체협약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며 △노동조합이 성실한 단체교섭 등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근로시간 면제시간(무급 전임자 포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이례적으로 서면 권고하기도 했지만 MBC 경영진들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초유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사측이 공정방송을 주장하는 노조 측의 요구에 재갈을 물리고 공영방송인 MBC를 파괴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정부가 주도하는 노동법 개악의 모델을 만들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한때 최고의 공영방송이었던 MBC가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지역 시청자들에게 낯부끄러울 지경이다. 더 이상 공영방송 MBC의 몰락을 지켜볼 수 없다. 그나마 MBC의 찢겨진 자존심에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왔던 지역MBC까지 파탄 내려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방송문화진흥회는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충직한 애완견으로 전락시킨 안광한 사장을 즉각 해임해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지역MBC 독립성 강화’라는 재허가 조건을 위반한 MBC에 대한 법적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016년 3월 23일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전주지부,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지역 언론노조협의회
<사진 : 미디어오늘>
제 목 : 지역MBC 공영성 강화와 노동탄압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
일 시 : 2016년 3월 23일 11:00
장 소 : 광주MBC 야외주차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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