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수신료 날치기 처리 절대 안 된다
도대체 파렴치의 끝은 어디인가. 새누리당은 오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수신료 인상 승인안을 기습 상정하려다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상정을 실패했다고 한다. 참으로 믿기 힘든 소식이다. 시기와 절차, 방법 모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새누리당은 내일(8일) 다시 미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수신료 인상안 상정을 거듭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선교 미방위원장은 여야 간사 합의도 건너뛴 채 안건 상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여야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결국 방송법 개정안을 반쪽짜리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이젠 아예 대놓고 폭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믿기 힘든 것은 “야당 지도부가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미방위 조해진 간사는 “여당 지도부가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와 협의한 결과 내일(8일) 처리해주기로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야당 지도부는 이 말의 사실 여부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내일이라면 원내대표로서 임기 마지막 날이다. 야당 지도부는 막판 야합으로 방송공정성 법안을 훼손시킨 책임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물며 새누리당의 날치기 시도에 동조하겠다는 것은 공정방송을 바라는 모든 국민에게 등을 돌리겠다는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입이 닳도록 강조해왔듯이 수신료는 국민적 합의 없이는 절대 인상될 수 없다. 국민적 합의의 전제는 공정성 회복과 정치적 독립이라는 ‘공영방송의 기본상식’이 보장되는 것이다. 공정성과 독립성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지금의 KBS를 정상화하기 위한 논의 없이 수신료 인상은 불가능하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날치기를 획책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그 음흉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새누리당의 날치기 시도에 동조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또한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반드시 되새겨야 할 것이다.
2014년 5월 7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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