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외면, 전북도민일보 ‘너’ 떨고있니?
-신성여객 연료공급 중단사태, 시내버스업계 전반의 경영악화 문제로
그동안 논란에 휩싸여왔던 전주시내버스에, 연료비연체에 따른 가스공급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새전북신문은 “문제의 회사는 지난해 근로자 부당해고와 버스 안전장치 고의 탈거, 보조금 유용 등 비리 종합세트를 시민에게 선사한 신성여객이다”고 보도했다.(1월9일자 6면 <신성여객 연료 공급 중단, 최악의 사태 발생>)
기사에 따르면 ㈜전북도시가스는 안내문을 통해 “1월 7일 오후 2시부터 요금 체납으로 인해 신성여객 버스 CNG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작년 5월부터 연료비 17억원이 체납되면서 일어난 일이다. 이에 전주시내버스완전공영제실현운동본부는 성명을 내고 전주시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버스업계의 경영악화가 한계상황에 이르렀고, 결국 그 피해는 시내버스 근로자들과 버스이용자인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편익과 직결되는 문제인 동시에 고질적인 문제였던 전주시내버스문제의 구조적 한계가 노출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이 필요해보였지만, 실제 보도된 내용을 보면 관심정도와 방향에서 상당한 차이가 드러난다.
나홀로 외면, 전북도민일보 ‘너’ 떨고있니?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전북도민일보다.
호남여객이 대주주인 전북도민일보는 아예 이번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전주시내버스 문제는 비단 신성여객 한 회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막대한 보조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전주시내버스 업계 전반에 구조적 결함이 내재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관리감독기관인 전주시의 대응이 적절했던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실제로 어제(8일) 오후 전북CBS 생방송<사람과 사람>에 출연한 ㈜전북도시가스 관계자에 따르면, 가스비 연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내버스 업계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호남여객이라고 해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데, 그동안의 보도태도에 견주어 볼 때 이번 사안에 대한 전북도민일보의 침묵이 소유구조에 기인하고 있음을 추론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미 예견된 사태, 전주시는 제역할을 다하고 있나?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전주 시내버스의 만성적인 적자구조와 관리감독기관인 전주시의 직무유기가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특히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버스회사들에서도 연료비 체납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살피는 게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만성적인 적자구조의 원인과 전주시의 관리감독 소홀을 ‘전면에서’ 다루진 않고 있다.
다만, 그 해결방안과 관련해 ‘전주시내버스완전공영제실현운동본부’의 말을 빌려 교통공사 설립 등 버스공영제 도입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새전북신문은 ‘전주시내버스완전공영제실현운동본부’의 말을 빌려 막대한 보조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가 재현되고 있는 데는 전주시의 책임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근본적인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주시가 지금 당장 시내버스업체 부도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직접 시내버스 인수 및 운행을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공영제를 시행 중인 인천과 과천, 제주, 서귀포 등 타 지자체의 모범 사례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전주MBC도 1월 9일 <시내버스 연료비 체납>(이경희기자)에서 “매년 시내버스에 들어가는 보조금은 백 억 원 이상. 결국 이럴 바엔 버스를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영제가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전북일보 <전북도시가스, 전주 신성여객 연료 공급 중단>(7면 하단)와 전라일보 <전주 신성여객 가스공급 중단 부도 위기>(4면, 하단)도 공영제운동본부의 말을 빌려 버스업체 부도대비 및 교통공사 설립 필요성을 제시했다.
전주KBS[뉴스9]는 <연료비 체납 시내버스 운행 차질>에서 “해마다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 전주의 한 시내버스가 연료비를 체납해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연료 공급 중단으로 버스가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전주시는 당장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전북일보는 전주시 관계자의 말을 빌려 “버스회사가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어야 안정적으로 버스를 운행할 수 있다”며 “버스요금 현실화 등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이 논의돼야 할 시점이다”고 보도, 다른 언론사와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사실관계 확인노력, 취재를 하기는 했나?
한편, 신성여객 체납액에 대해서는 제각각 다른 수치를 인용하기도 했는데,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은 ‘전주시내버스완전공영제실현운동본부’의 성명을 인용, 체납액수가 13억원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전주MBC는 “체납액이 16억 원이나 누적 됐는데, 이 중 4억 원 가량이 연체료”라고 보도했고, KBS는 “연료비 17억 원을 제때 갚지 못해 가스 공급이 중단됐습니다”라고 보도하는 등 서로 다른 수치를 보도했다.
자체적인 사실확인 노력이 부재했다는 말인데, 참고로 전북CBS 생방송 <사람과 사람>에 출연한 ㈜전북도시가스 관계자는 체납액수가 17억원이라고 밝혔으며, 이 가운데는 순수 체납액과 연체료가 포함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주시는 시내버스대타협위원회를 구성, 고질적인 전주 시내버스문제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대로 된 대안을 나오기 위해서라도 현재 전주시내버스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아닐까?
백수십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보조금이 적자보전이라는 명목으로 지급되는 마당에, 이처럼 버스업계의 적자구조가 심화된다면,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특히 시내버스회사의 회계투명성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는 점에서, 지역언론에게 이 부분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를 부탁하는 건 지나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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