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대표님, 반갑습니다. 지난해 마을신문 교육으로 익숙한 이름이지만 민언련 회원 중에는 처음인 분도 계실 거예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네, 완주에서 마을 소식지 ‘완두콩’을 만들고 있습니다. 농사도 조금 짓고 있고요.
완두콩! 완주 지역을 대표하는 마을신문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어떤 계기로, 어떤 사람들이 함께하게 되었는지요.
▲ ‘완두콩’은 2012년 10월 첫 호를 낸 뒤 지금까지 36호를 발행, 딱 3년을 맞았습니다. 우리 이웃들의 사소한 일상을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완두콩’은 귀농, 귀촌인을 비롯해 전직 언론인 등 완주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만들고 있습니다.
직접 참여하시는 분들 외에 구독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되나요?
▲ 완주를 중심으로 전주, 서울 지역에서 대략 200여 명의 독자들이 신문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적게는 월 3,000원부터 많게는 30,000원까지 구독료 및 후원금 형태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구독료라기보다는 후원이라고 보는 게 맞겠죠. 매월 우편으로 발송하고 구독료는 자동출금제도(CMS)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완두콩’ 홈페이지나 전화로 구독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상업 광고가 없었군요.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마을미디어들을 위해 수익 창출 노하우를 살짝 공개해 주시죠.
▲ 수익 활동으로의 광고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광고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광고가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광고 영업을 하진 않지만 주시겠다는 광고까지 거절하진 않거든요. 게다가 부동산 매매나 구인 광고, 축하 메시지 등의 생활 광고나 의견 광고는 오히려 비중을 늘리려고 합니다. 광고가 아닌 정보로 접근해 보려고요. 잘 아시겠지만 광고나 구독료만으로 신문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완두콩’은 출판·홍보물 및 인쇄물 제작, 청소년 언론학교 등의 수익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위해 농촌 자원을 이용한 수익 모델을 찾고 있습니다.
‘완두콩’은 기존 마을신문 중에서도 탁월한 디자인 감각을 뽐내고 있습니다. 특히 표지 전면 인물사진은 보는 사람에게 참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 사건이나 이슈가 아닌 이야기 중심의 내용과 사진을 담아내기에 적합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작은 이야기를 눈에 띄게 하려는 편집자들의 고민도 한몫하고 있고요. 연령대도 어느 정도 고려했습니다. 사진의 비중이 큰 건 텍스트만큼이나 농촌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현장 기록성도 크고요. 우리는 ‘완두콩’에 나오는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사람 사는 이야기, 사람 내음을 담아보고자 하신 거 같아요. ‘완두콩’이 생기게 된 이유라고 봐도 될까요?
▲ ‘완두콩’은 ‘평범한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을 담아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웃들의 평범한 일상과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내자는 것이죠. ‘완두콩’은 일간지나 주간지처럼 비판적 기능에서는 좀 비켜서 있습니다. 사회·정책적 이슈보다는 사람 쪽으로 더 들어갑니다. 지역의 사소한 이야기를 쓸모 있게 소문내는 게 ‘완두콩’의 미션입니다.
마을신문이 지역의 의제 설정에 중요한 역할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다가가고 계신가요?
▲ 우리는 농촌 어르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지나온 삶이 있고 자신의 환경에 대한 불만도 있죠. 우리는 또 사라져 가는 것, 그래서 결국은 잊혀질 것들에 대한 책임의식도 갖고 있어요. ‘완두콩’은 이웃들의 소식을 실어 나릅니다. 지역사회의 언로를 열고자 하는 것이죠. 지역공동체가 제대로 서려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제 설정보다는 다양한 의제가 분출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게 ‘완두콩’이 지금 주목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만드는 몇몇이 아닌 지역 사람들의 것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완두콩’이 지역에 완벽히 녹아들었을 땐 또 다른 형태로 진화할 거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양덕녀 할머니와 김용필 군의 이야기, 이승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완주 이야기를 봤어요. 이처럼 지역 주민 분들이 지면 구성에 참여할 수도 있나요?
▲ 네, 지역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잘 만들기보다는 함께 만드는 것이 완두콩의 지향입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마을 주민들이 쓰는 원문 그대로를 싣고자 합니다. 최근 한글을 깨친 양덕녀 할머니와 시골마을의 유일한 초등학생이었던 김용필 군은 ‘완두콩’이 동그라미재단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로 발굴한 마을 기자입니다. 세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완두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주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원합니다. 지금도 읍·면 소식을 직접 전해줄 마을 기자를 찾고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고민이셨나요? 지난번 전북지역 마을미디어 현황 조사에서 재원 마련과 콘텐츠 수급이 마을신문 운영의 어려운 점으로 얘기됐죠
▲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구독하는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완두콩’이 담아내는 소식이 다소 심심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기성 언론에 길들여진 사람들입니다. 이걸 깨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좀 더 유연해지고 또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금 느리겠지만요.
‘완두콩’을 궁금해 하실 분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 결국 평범한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가 어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작은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진행_ 박민 실장, 김민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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