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언련 창립 20주년 기념 연속세미나]
지역시민언론운동 현황과 과제 연속토론회
1차 디지털 미디어 시대! ‘지역성’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 토론자 토론문
①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자체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지역성의 근본이에요, 소민정 피디가 했던 말처럼 For the People이에요. 이 사람들이 원하는 게 지역성이 돼야 하죠. 계몽주의처럼 이론가들이나 선생님들의 미디어 지역성에 대한 이야기들, 뭐 지역 소재를 만들어야 한다 등,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 없다지만 방송에서는 그렇게 해왔거든요.
아까처럼 범위도, 소재도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전국적인 게 지역적이고, 지역적인 게 전국적일 수 있다. 그 이야기가 그 부분입니다. 결국에는 수용자가 원하는 것, 이 지역의 수용자, 그들이 원하는 범위까지가 지역성일 수밖에 없어요. 그게 단지 행정구역이나 어떤 공간으로 묶여있는 부분을 우리가 타파하지 말고 그걸 활용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왜냐하면, 저는 여기에 대해서 한동안 반대를 했던 사람이거든요. 어저께 SBS 뉴스를 보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SBS뉴스에 보도했던 익산 살인 사건, JTV뉴스에 그대로 올라왔어요. SBS뉴스가 끝나고 JTV가 방송이 되는데, 그게 그대로 방송이 됐어요. 두 번 나온 거예요. 지역적인 것이더라도 중요한 것은 중앙방송에서 다 씁니다. 굳이 중앙사의 중요한 시간대에 의무 편성을 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가 충분히 잘하면 당연히 가져다 쓸 겁니다. 재난방송도 마찬가지고요. 중앙이 못하기 때문에 지역 것을 가져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지역의 이익이 전국적 이익이 된다면 당연히 중앙으로 갈 겁니다. 저는 이 부분을 박민 박사님께 어떤 의견이신지 궁금하고요.
소민정 피디님이 해주신 게 너무 감사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의문들을 조금 많이 풀어준 부분이 있는데, 유튜브나 디지털 미디어에서 과연 지역 방송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을 가졌었고, 결국은 매번 지역 방송사 제작 쪽의 이야기 ‘인력이 없다’ 이 한마디로 일축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정리가 되더라고요. 단지 제가 최근에 고민하는 건 아까 딱 보도와 제작으로 나눠서, 보도는 굉장히 중요하게, 제작은 실용적으로.
저는 최근 제 개인적 의견은 (지역 방송사에서) 보도를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제작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주 MBC 뉴스 시청률이 지금 7~8% 정도 나와요. 근데 제작 부분에서는, PD 님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에서는 시청률이 1%대로 떨어집니다. 노출되지 않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일단 지역민들과의 접촉,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다시 지역민을 끌어 들어야죠. 그러려면 지역 정보, 중요한 정보를 생산하는 쪽으로 많이 가야지, 문화는 좀 다음에 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가 지역민들이 지역 뉴스에 좀 더 많이 몰리는 순간, 그때부터는 지역 정보를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해서 제 개인적으로는 지역 뉴스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② 박찬익 전주 MBC 기자/언론노조 전북협의회 의장
언론노조는 전북 지역, 호남 지역 대부분이 그렇지만 방송사만 들어가 있습니다. 신문사는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지역의 현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부산은 1~2개가 대표적인 신문사인데, 지역 신문사만 전북에 10개가 넘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열악한 상황이고요. 언론사들이 이 작은 경제력이 떨어지는 지역에 많이 있다 보니까 대부분 다 열악합니다. 방송사는 그동안 황금시대를 거쳐서 지금은 쇠락 시대를 맞고 있고, 여러분들이 뉴스를 접해서 아시겠지만 KBS도 적자여서 구조조정을 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고, 저희 전주 MBC도 사상 최악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시대가 왜 왔는지 지역성을 들어가기 전에 잠깐 말씀을 드리면 지역 언론 입장에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가 온 것을 가장 현실적으로 가장 체감을 느끼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소민정 피디가 말씀했듯이 저희 회사에 디지털 미디어 팀 두 명이 있는데, 그런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큰일났다, 하이마트 개업을 하는데, 유튜브로 광고를 한다.” 보통 같으면 최소한 케이블 TV나 신문사나 방송사를 이용할 텐데 이제는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죠. 그런 시대에서 과연 지역성이 저희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냐면, 생존 전략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국 방송사도 적자에 허덕이는데, 과연 중소 방송사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을 때 결국 지역에 의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거고,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저희가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 실제로 지역성의 의미가 예전부터 없었겠느냐? 당연히 있었겠죠. 그런데 저희가 지역성에 대한 개념을 저희 스스로도 안이하게 생각했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방송이 너무 좋았던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자아비판이기도 한데, 지역성을 구현하는 걸 모 피디는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최근에 저희가 전주고 개교기념 100주년 기념 음악회 방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걸 녹화해서 방송을 했어요. 저희가 지적을 했죠. 공영방송이 한 고등학교의 100주년 기념행사 음악회를 녹화해서 방송해야 되느냐? 물론 그 이면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의문을 품었는데, 그 피디가 하는 말이 첫 번째가 이겁니다. “그거야 말로 지역성 아니냐. 지역민들 중 여기 전주고 출신들이 얼마나 많겠냐? 그 전주고 출신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많겠냐? 그리고 여기 전주에 웬만한 출신들이 다 지역 엘리트들이고, 당연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러는데, 제가 여전히 의문이었던 건 과연 그게 지역성인가?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에는 정확하게 지역성이라는 걸 구현할 수 있는 방송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디지털 미디어 시대 때 유튜브나 여러 가지 매체들의 공격이 들어오고 있고, 저희는 방어해야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과연 생존 전략으로서 지역성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나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되거든요. 근데 이제 스스로 반성하면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이런 거죠.
아까 산불 이야기했지만 산불이 나면 강원 영동 같은 경우 속보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서울에서 방송하는 거예요. 왜 서울에서 방송을 할까? 산불 났는데 과연 여기 전라북도에서 관심이 있을까? 관심은 있겠죠. 하지만 산불 났는데 그런 화재나 재난 방송은 빨리 피하거나 예방하거나 그런 게 목적인데, 과연 여기서 필요한 건가? 전국방송이 중요할 수 있지만 우선은 그 지역 방송에서 속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는 거죠.
그거야말로 지역성 아닌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 인력이 안 되고, 여건이 안 되고. 유튜브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 네트워크 협정 때문에 우리가 시간대를 쓸 수 없다는 이유를 대지만 유튜브가 됐든 무엇이 됐든 여러 가지 방편으로 지금 그걸 지역성을 구현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나름대로도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상파 방송이 안테나를 꼽아서 송신탑을 꼽아서 지역방송을 한다는 개념에서 이제는 좀 벗어날 필요가 있겠다. 지상파라는 정체성은 있지만 결국에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만드는 회사로 가야 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봤을 때 지역성이 가장 큰 무기가 될 거고,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오늘 많이 공부가 되고 좀 답답한 부분도 생기고 그런데, 저는 조금 아쉬운 것은 소민정 피디님이 유튜브에 대한 것에 중점을 뒀지만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플랫폼을 통해서 좀 만들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 하나 소개해드리면 저희 전주 MBC가 따로 지역 뉴스만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왜냐하면 네이버 같은 경우 지금 스마트폰에서 판에서 지역 뉴스를 볼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네이버에서도 지역 뉴스는 소비가 안 되고, 돈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끊임없이 네이버에 대한 스마트폰 포털 지역 뉴스 판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지역 MBC뉴스에서 따로 만들어가지고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사실은 지역성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지금 디지털 미디어나 이런 환경들이 저희에게는 너무 버거운 거죠. 그렇게 해서 시민들이나 시청자들이나 각 지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디지털 미디어에서 매체는 다변화되고 엄청 많아졌는데, 실제로 지역민들을 위해서 다가가는 매체가 과연 많아졌는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신문들도 방송들도 있습니다만 과연 지역민들의 필요성이 충족되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는 거죠. 우리가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 모색을 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다가올지 저희도 궁금하고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③ 오원환 군산대 미디어문화학과 부교수
상당히 많은 내용이 나왔는데, 많이 배웠습니다. 다만 조금 부족한 것이 현장 중심의 논의가 진행이 되다 보면, 사회과학적, 철학적 논의들이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들이 있거든요. 따라서 토론회 내용을 매체 철학이나 가치의 문제 중심으로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미디어는 초연결, 초지능 시대라고 하는데, 그런 환경에서 지역성이라고 하는 문제, 지역적 가치라고 하는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이냐?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먼저 지역성을 이야기할 때 초연결 시대는 서울이나 미국이나 순식간에 어떤 사건들을 아주 빠르게 공유하게 되잖아요. 시간과 거리가 압축이 되는 그런 상황에서 분명히 예전과 다르게 지역성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맥클루언이라고 하는 매체 철학자가 전깃불을 보면서 낮과 밤의 구분이 지워졌다고 이야기를 했죠. 야간 경기를 한다던지 새벽에 무슨 활동을 한다던지, 그렇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낮과 밤이 구분되어 있죠. 영화 블레이드 러너처럼 현실 속에서 홀로그램이 실제와 똑같은 그런 기술 사회에서 현실과 가상현실이 융합되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있을 것이란 거죠.
마찬가지로 초연결사회에서도 아무리 기술적으로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물리적, 지리적, 행정적 공간으로서의 지역성은 여전히 중요하게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가상공간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죠. 현실로 나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죠.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요. 그런 부분에서 가상 세계, 혹은 가상공간들이 만들어내는 인간의 삶의 방식, 지각 방식, 감각 비율의 변화 이런 것들이 다중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요.
오히려 저는 초연결 시대, 방송 3사와 SK가 웨이브라고 하는 OTT를 만들면서 방송시장, 영상시장이 전 세계화됐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순간 외파라고 하는 확장 일로에 있었던 그것이 너무 경쟁 상황에 빠져버리면 어느 순간 내파라고 하는 그간의 돌아보지 못했던 것들을 돌아보는 시대가 올 거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예를 들면 아파트 공간에서 위층에서 아래에서 누가 사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군산에서 며칠 전에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가 통과가 됐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통합적으로 합·외파되는 상황 속에서 원자화된 인간들, 혼밥 하고 혼술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자기만의 관심사라든지 지역적 이슈를 가지고 다시 뭉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거다. 이게 마을미디어가 갖는 가능성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가치의 이야기인데 지금 선행연구에 보면 ‘지역적 가치의 보편적 공익성 확대’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지역적 가치와 공익적 가치를 다른 가치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박민 박사님께서 공익적 가치 안에 보편적 가치와 지역적 가치가 요구하는 것을 그것이 그 안에 들어가 있음을 전제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럴 경우 조금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역적 가치와 보편적 가치라고 하는 것, 지역적 가치는 특수성으로서의 지역적 가치, 보편적 가치는 공익이라는 차원에서 다릅니다.
예를 들어 지역적 가치가 있고, 보편적 가치가 있는 그런 미디어 활동들은 풀뿌리 민주주의 활동으로써 마을 미디어, 공동체 라디오라든지 이런 게 있을 수 있고, 그리고 지역의 고유문화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지역이라고 하는 게 소민정 피디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반 지연적이란 이야기도 있지만 이러한 네트로 적인 성향들이 초연결사회에서는 더 재산이 될 수 있는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서 새만금 국제공항 예타 면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런 부분은 특수성이라고 하는 지역적 가치는 좀 많지만 상대적으로 보편적 가치, 공익적 가치는 그리고 규칙이라는 것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이 지역적 가치와 보편적 가치라고 하는 것을 나누고 그 안에서 조합들을 만들어 낼 때 진단하거나 분석하거나 뭔가 제안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선행 연구들을 정리한 것들을 보면, 집단적 의식의 중심, 정당화 정체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제가 딱 느껴지는 거는 부르 뒤에라고 하는 철학자가 말한 아비투스라고 하는 개념이 떠올랐어요. 계급의 경제를 재생산하는 취향과 습관이 디지털 시대의 지역적 경관과 지역에서의 사회적 관계망에 의해서 구분되는, 여기서 구분되는 거는 정체성 등인데요, 구분되는 방식으로 일종의 다중 공간, 다중 현실로서의 아비투스라는 개념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그 안에 권력관계, 계급관계가 다층적으로 녹아 있겠죠.
그리고 피디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여기서 말씀을 나눴지만 방송 3사가 위기의식을 느껴가지고 OTT 시장에 들어간 것을 보고, 지역 방송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맥클루언이 이야기하는 게 그겁니다. 일단 기술이 발전하면, 그릇을 비워라, 그래야 채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생산이나 유통이나 이런 기존의 방식들을 기존의 사고방식과 틀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선하려고 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지역 방송 미디어가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지금의 모습 속에서 예를 들어 아까 플랫폼 구축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작게 아주 작은 집단들의 초점을 맞추는 그런 어떤 하이퍼 로컬 한 전략들 속에 다시 뭉치는 그런 것들이 자유롭게 올라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요즘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곳들은 전부 플랫폼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경영적인 마인드 차원에서 제가 보기엔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들, 새로운 기술 상황에 맞는 그런 플랫폼들을 엮어 낼 수 있는 그런 걸로 채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고요. 마찬가지로 정체성, 지역성과 관련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차이와 동일성을 통해서 정체성이 형성이 되죠. 그런데 그것이 지리적 차이뿐만 아니라 관심사라든지, 취향이라던지 다중적 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정체성이 동시에 형성된, 그런 사회가 올 것이다. 저는 지역성 물리적, 지리적 공간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가상 온라인, 가상공간에서의 정체성 역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④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국장
손혜원 사태를 보면서 놀랐을 것 같아요. 그전까지 지역방송의 이미지가 소민정 피디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지향적인 이미지였잖아요. 일회용처럼 특집 위주의 보도라던지, 아니면 사건 위주, 부정부패의 온상인 것처럼 지역이 많이 보도가 되고 있는데, 손혜원 사태를 보면서 지역의 보도가 검증 기능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깜짝 놀라셨을 것 같아요. 아 지역에 이런 방송이? 팩트체크가 가능해? 라면서 요.
그런데 두 가지 부분에서 조금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게 소민정 피디는 우리가 물리적 공간에만 갇혀 있는데, 물리적 공간을 넘나드는 그런 지역성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계속 지역 방송을 분석하고 현장에서 봤을 때 과연 우리가 물리적 공간에서의 지역성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의문이에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저희가 매일 나오는 보도 내용을 요약을 했을 때 전주, 익산, 군산을 제외하고 11개 시·군에서 뉴스가 얼마나 나오는지 분석을 해봤습니다. KBS전주총국이 2019년 5월에 전체 기사 다 포함해서 1.6% 나왔어요. 전주 MBC 3.5%, JTV가 4.5% 나왔습니다. 지역에서 전체 보도량이 KBS는 371건 중의 6건, 전주 MBC는 370건 중에 13건, JTV는 398건 중에 18건이에요. 이게 과연 물리적 공간에서도 지역성 구현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는 거죠. 5월뿐만이 아니고, 6월, 7월 다 비슷비슷합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우리가 과연 지역성 구현에 있어서 지역을 넘나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조금 의문이고요.
그다음 박민 박사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성장 동력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런 사례는 도내에서도 가장 많이 발견돼요. 최근에 구체적으로 대선에서 전북 자존의 시대, 전북 홀대론이 중요한 의제로 꼽혔고, 지역의 가장 큰 일간지에서 그것과 관련해서 2016년에 지역의 언론사 쪽에서 궐기된 사람들로 주요하게 구성된 포럼과 단체, 추진위원회 등등을 구성해가지고 대선과 관련해서 공약들을 발표를 해요. 그런데 새만금을 기반으로 항공 우주산업 클러스터, 스포츠 관련된 사업들, 식품클러스터, 테마파크, 치유 공원, 생태 밸리 등 건축과 관련된, 성장 집약적인 대선 과제들만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지역의 주요 언론사 인사들이 포함된 단체들이 내건 대선 공약들이, 지역 홀대론, 그리고 지역의 중요한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확장됩니다. 이런 식의 프레임을 짜면서 이것이 지역민들을 대변하는 의제인 것처럼 대선 과제인 것처럼 포장되는 경우들이 있었다는 거죠.
이런 일들을 봤을 때, 지역성 구현에서 과연 지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거냐라고 봤을 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지역 보도들의 판을 치는 사이에 지역의 역사나, 지역의 사람, 정체성, 지역 발전 담론, 당위성까지 점차 줄어들고 있거든요. 지금 지방 소멸 이야기가 나오고 지역의 역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과연 이것을 대변할 수 있는 대안 콘텐츠들을 지역 방송에서 제대로 지역성을 담보하고 만들었냐는 거죠.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조금 더 유튜브 같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굉장히 많은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처럼 말은 하지만, 여전히 답은 지역 언론이 기본적인 지역성 구현조차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거라도 먼저 지켜져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지금 지역의 상황이 굉장히 어렵고, 몇 개의 각광받는 콘텐츠들이 대안인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까 목포 MBC의 경우도 그냥 각광받은 사례죠. KBS제주 7시 뉴스에서 40분 지역 기획 편성해가지고 나온다고 하는데, 이것도 KBS 본사에서 직접 지원하는 겁니다. 이게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고, 광주에서 5.18로 유튜브 제작해서 각광받았는데, 그것도 본사에서 인건비, 인력, 제작비 등을 지원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내부 평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말 지역이 현장 겸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미디어 콘텐츠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 미디어팀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정말 제도적으로, 전략적으로 지원이 잘 돼야 하는 상황이라는 거죠. 그거 외에 지역에서 혼자서 자립할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고민을 한 번 해보시고, 지역 언론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는 그냥 “저쪽에서 잘 되니까 이 비즈니스 모델을 한 번 적용해보자” 이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
아래는 세미나 발제와 관련 <쿠키뉴스>의 보도 내용입니다.
"지역 언론 지역성 확대 해야"...전북민언련 창립 제20주년 연속세미나
지역시민언론운동 현황과 과제 다뤄 ...제1차 디지털미디어 시대, 지역성 변화 논의
신광영 기자입력 : 2019.09.19 18:07:04 | 수정 : 2019.09.19 18:23:43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창립 20주년 기념 토론회가 19일 오후 전북대 인문사회관에서 열렸다.
지역 언론 현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하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호남언론학회,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와공감포럼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19일 전북대 인문사회관에서 진행됐다.
토론회는 이상훈 호남언론학회장이 사회를 맡았고 전북CBS 소민정 PD와 박민 전북대 강사가 발제를 맡았다.
또 최용준(전북대), 오원환(군산대), 손주화(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박찬익(언론노조 전북협의회)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번 토론회는 총 4회에 걸쳐 마련되며 그 첫 번째로 ‘디지털 미디어시대! 지역성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날 1차 토론회에서는 지역 언론의 기민성, 지역성 확대, 콘텐츠 개발, 수익창출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전북CBS 소민정 PD.
소민정 PD는 “지역 방송연구는 한국언론학에서 학문적 범주가 될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이론과 현장 사이에서는 괴리가 많다”며 “특히, 언론에게서 지역성의 개념은 지역이기주의, 학연지연을 기반으로 한 고향담론, 축제라는 지역성을 빙자한 사업다각화 등 왜곡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소 PD는 이어 “언론의 지역성은 지역민을 위한게 아니고 생산자 존거를 위해 ‘악용’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제라도 지역성 구현을 위한 실천적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갈수록 ‘정주’보다 ‘이주’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기존과 같이 장소성에 기반해 내부 관점을 풀어내는 방식은 구시대적이다. 지역 언론이라고 해서 지역안에서만 소재를 찾을 것이 아니라 지역 밖에서도 얼마든지 지역성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려워지고 있는 언론 경영 상황 해결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그는 “울산 MBC의 경우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어 운영, 현장성과 속보성 등 많은 부분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며 “유튜브 등 방송 권역을 넘어서 유통될 때 콘텐츠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이고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박찬익 언론노조 전북협의회장도 이런 의견에 공감했다.
박찬익 협의회장은 “지역 신문사만 해도 10개사가 넘는다. 방송사 역시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은 생존전쟁이 되고 있다. 결국에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만들어 가야지만 수익과 다양한 방송제작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군산대 오원환 교수는 “현장 중심 언론도 중요하지만 언론 매체에 대한 철학적 가치도 따져봐야 한다”며 “보편적 가치에서 언론은 공익차원을 담당해야 한다. 지역성을 넓어지더라도 언론 자체에 대한 가치는 그대로다. 공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신광영 기자 shingy14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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