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언련 20주년 기념 연속세미나
지역시민언론운동 현황과 과제 연속토론회 3차,
공동체미디어운동 현황과 과제
일시: 2019년 11월 14일(목) 오후 2시~4시
장소: 전북대학교 인문사회관 204호
사회: 김은규(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발제: 최성은(전주시민미디어센터장), 이만제(원광대 행정·언론학부 신문방송학전공 교수)
토론: 박민(참여미디어연구소장), 유경한(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수돈(평화동마을신문 편집인), 이기동(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토론 내용
김수돈(평화동마을신문 편집인)
발제 들으면서 많이 공감했습니다. 마을이라는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이 마을미디어고, 공간은 일상과 밀접해 있고, 개방적이니까 매우 다양하고, 취향 공동체적인 성격이 있죠. 공감하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것이 이 분들이 결국 자기 문제에서 출발한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마을의 일상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냥 마을로 보일 수 있지만 개개인에게는 그 마을이 자기가 살고 있는 곳입니다. 자기 가족, 친구, 이웃들과 살고 있는 곳. 그렇게 사회생활을 하고 마을로 확대되는 거죠. 자기 문제가 아니면 손대지 않는구나, 자기 문제가 아니면 나서지 않는구나, 자기 문제가 아니면 활동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취향 공동체라고 하셨는데 동의합니다. 취향이 안 맞으면 할 수가 없죠. 어떤 분들은 마을미디어에 관심이 있어서 왔다가 노래, 글쓰기 활동 등 취향에 맞는 다른 활동으로 넘어갑니다. 취향이 다르면 서로 같이 활동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취향 공동체라고 하는 것이 더 이루어져야겠구나, 더 가능성이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활동하는 분들이 먼저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어떤 의무감이나 책임감이나 사명감, 소명의식 이런 것만 가지고 활동하기에는 개개인의 삶이 너무 버겁습니다. 자기가 즐거워하고,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서로 공감할 때 재미를 느낍니다. 그 재미가 나와야 주민들에게 전파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발제자가 과제를 말씀하실 때 취향 공동체를 넘어서서라는 말에는 반대 의견입니다. 왜 정치적 공동체로 가야한다고 말씀하셨는지 답변을 부탁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이기동(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대전 지역 내에서의 마을, 공동체미디어와 관련된 고민들을 좀 해왔습니다. 사실은 최근 들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민이 되는 지점은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 대전시가 마을미디어 지원 조례를 만들었는데, 지켜보면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공동체 미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들이 필요할지 고민들이 개인적으로 많이 있어서 그런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공동체미디어가 초기에는 운동적인 측면에서 시민사회에서 끌고 가는 형태로 진행됐었던 것 같은데, 최근 대전에서는 전통적으로 그걸 끌고 왔던 시민사회에서 추동력이 굉장히 많이 약화됐고 새로운 부분에서 시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대전은 3년 전부터 사회적자본센터라는 중간지원조직이 생기면서 마을 공동체 활성화 운동을 위한 여러 가지 흐름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마을미디어에 주목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최근 흐름은 계층적이거나 마을이 아닌 영역에서도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일종의 커뮤니티미디어 형태로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짐. 대표적으로 대전에는 청년들이 모여서 만든 잡지 ‘보슈’라는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대전시 마을미디어 지원 사업 대상 선정을 위한 심사에 들어갔었는데, 내용들을 보니까 단순하게 마을에 대한 고민보다는 다른 사례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전에 월평동이라는 곳이 있는데 최근에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작은 공방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 공방에서 마을 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진 않지만 이것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 활동을 지역 사회에 알릴 수 있는 방안으로서 미디어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어쨌든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의 의미가 굉장히 많이 확장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전의 경우 많은 고민을 하지 못했었는데, 마을 단위로만 바라보지 말고, 지역 전체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커뮤니티 미디어에 대한 지원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함. 미디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그룹과, 미디어는 보조용도 사용해서 공동체를 활성화하려고 하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기존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되는 그룹들이 마을 미디어 활동이 넓어지니까 주민자치센터에서 마을 미디어들을 만들어서 본인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그룹들이 꽤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그룹도 있지만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는 이런 지원 사업이 있기 때문에 급하게 기획서를 만들어서 지원하는 모습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정작 그런 모습들이 나오면 정작 정말 필요한 마을 미디어들에게 지원이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고, 여러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향후 지속적인 지원 측면에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고민이긴 하지만 지원방식과 관련해서 지금과 같이 사업비를 나눠주는 방식이 계속해서 필요한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마을미디어나 공동체미디어가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재정과 시스템 문제입니다. 어떤 지원 방식이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형태의 지원 사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미디어 센터라든지 이런 중간지원조직에서 여러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정작 생활공간에서 필요한 부분하고는 여전히 거리가 먼 것이 사실입니다. 대전같이 광역시는 조금 덜 할 수 있지만 광역으로 구성되어 있는 곳은 센터가 모든 곳에 다 있지도 않고, 없는 곳은 지원 사업조차 시도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의 미디어 센터들은 비용도 많이 들고, 규모도 굉장히 큰 곳입니다. 따라서 지금 추진되고 있는 마을 활성화 사업과 사회적 경제 지원 사업과 연계해서, 구하고도 그런 부분들을 연계하면 별도의 지원조직이 없어도 공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작실이나 공동 편집 공간 등 플랫폼들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마을미디어에서 항상 고민하는 것들이 교육과 운영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을 겪고 있습니다. 이 분들을 위해 지역사회에 네트워킹을 해주는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일상 속에서 공유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마을미디어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역사회가 같이 해결할 수 있게 기획자, 컨설팅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을 지원을 해주면, 사회적 자원으로 남아서 보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의무나 권리만 가지고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재미를 많이 느껴야 하고, 그 재미 속에서 정치적인 부분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서로 활동에 공감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개선하기 위한 의제나 요구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정치적인 부분에서 결합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권리나 처한 위치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을 때 그것들을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과정으로 유도할 수 있게끔 주변에서 환경들을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충청남도에 있는 미디어센터는 공보관실 내에 있는 행정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의 시민미디어센터나 시청자미디어센터와는 조금 형태가 다릅니다. 대전시의 경우 사업비 집행과 분배는 현재 대전 시청자미디어센터에 위탁해서 지원하는 대상을 논의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저도 심사위원으로 들어가서 보니까 현재 지원 사업들이 사업비를 분배하는 측면으로 꾸려져 있다 보니까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도 이런 방식이 계속될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경한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앞서 취향 공동체가 정치 공동체로 넘어가야 된다고 말씀하셨고, 연대는 왜 해야 되는지 말씀하셨는데 이 두 질문이 마을공동체 미디어가 활동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라는 게 정말 가능하냐?는 문제와 공동체적인 시각이나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뭔가 대안을 내는 게 바람직하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보다 오히려 취향 공동체는 왜 정치적 공동체가 아니지?라는 질문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함. 취향 공동체는 충분히 정치적 공동체입니다. 다만 기존의 정치적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취향은 비정치적이거나 탈정치적인, 말랑말랑하고 즐기면서 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볼 때는 취향 공동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정치성이 있거든요. 문제는 공동체가 중요하고, 공동체에서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서 가장 적합한 매체가 라디오인데, 두 개가 결합되면 나올 수 있는 게 구술성의 회복(오감의 회복)인데, 시각 중심에서 벗어나서 청각성을 회복하고, 상호간에 말하고 듣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이 공동체와 민주주의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공동체 미디어를 공론장 입장으로 봤을 때, 시민사회를 어떻게 복원할 것이냐는 측면에서 봤을 때 정치적 공동체로 어떻게든지 진화하거나 그렇게 발현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입장은 조금 다른 게 공동체라는 게 기본적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그냥 다양한 게 아니라 방향성이 좀 다르다. 전주시 같은 경우 내가 알고 있는, 인식하고 있는 물리적인 살고 있는 장소가 동 단위가 아니라 시 단위입니다. 재미있는 게 서울에서 설문조사를 하면 전부 구라고 대답합니다. 그곳도 동은 아닌 거죠. 구라는 단위를 내가 사는 마을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장소의 문제도 있지만 그거보다는 장소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감하는지 느끼는 장소감, 장소성의 문제가 더 중요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공동체가 많은데, 그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성이나 이질성이나 각기 다른 구성원 결합 방식들이 있어서 그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간단하게 구분하면, 단위로 미시적인 수준, 거시적인 수준으로 구분할 수도 있고, 성격에 따라서 구분할 수 도 있고.. 기본적으로는 그런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 공동체의 실체보다는 그 공동체의 특성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장소보다는 장소감, 공동체보다는 공동체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전의 경우도 동 단위나 구체적인 장소로 나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을미디어가 나뉠 수 있는 여지들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공론장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론장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만드는 거고, 그러기 위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무언가 개입을 하거나 하는 그런 정치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들입니다. 다만 정치는 제도적인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정치도 있고, 지금까지 마을미디어 활동을 한 내용들을 들어보면, 과거의 마을미디어에 시민사회 운동 조직으로 접근해왔을 것인데, 이것들이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이질성이 드러나면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생겨납니다. 구체적인 장소로 들어와 활동하는 구성원들을 결합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달리 이야기하면 공동체성으로 접근할 때 우리가 제일 필요한 게 이전에는 단위 공동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든지, 아니면 공동체를 구성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조금 더 개인적인 차원으로 내려오는 거죠. 공동체 속에서 나는 누구지? 나라는 것을 경계 짓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지? 이런 것들의 문제로 들어와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동체를 구성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장소에 기반한 공동체, 특정한 속성에 관한 공동체도 있지만 사실 그 공동체를 결합하는 방식에서 작용하는 문제들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요즘 사실 온라인 공동체를 공동체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합과정에서 나오는 상호과정입니다. 이게 물리적인 장소를 기반으로하는 공동체에서도 사실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공동체가 많고, 성격도 서로 다르고, 주체도 다르고, 구성방식도 다릅니다. 어떻게 잘 결합시켜가지고 잘해보지?라고 질문을 던지기 전에 공동체를 어떻게 원점에서 돌아보지?라는 질문이 먼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최근에 생긴 공동체인 정서 공동체, 취향 공동체나 이런 것들이 기존 전통적 공동체보다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 왜 이렇게 자꾸 회자될까?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꾸 이성적인 합리성에 의한 공동체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합리성이 작동했던 공간에서 굉장히 많은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라는 질문에 그 대답을 반이성적인 흐름인 정서나 취향에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도 마찬가지로 그런 원리들에 주목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라는 고민과 질문을 제시해주셨는데, 제가 생각할 때 나름의 연대를 위한 목표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전국화 된 조직을 만들어보자는 내요인데, 전국적인 미디어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것은 플랫폼을 만든다는 겁니다. 모든 마을미디어를 총괄하는 포털 같은 것을 만들자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그렇다면 그렇게 만들 게 되는 플랫폼·네트워크를 누가 이용할 것인지 생각이 드는데, 마을 미디어밖에 안 볼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마을 미디어가 활동할 수 있는 여지는 오히려 유튜브에서 평범하게 행동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굉장히 구체적인 지역의 장소에서 활동하지만 이 사람들이 교류하는 사람들은 해외에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걸 만들어낼 수 있는 유통과 교류의 창구는 유튜브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우선 장소성, 장소감 문제는 최근에 논의 틀에서 물리적인 장소에 대해 지나치게 폄훼하는 논의가 이어지니까 거기에 대한 반발심으로 물리적인 장소를 강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발제에서 말한 연대는 마을미디어 정책 수립을 위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하자는 측면에서 말씀하신 것 같은데, 이를 두고 조금 이견이 오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취향, 정치 공동체 논의해서 주목해서 봐야할 게 마을공동체미디어의 존립 목적, 또 이 자리에서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와 연결되는 점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이것에 대해서 논의를 하냐는 겁니다. 그냥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면 되는데, 왜 토론의 장에 올렸냐는 거죠. 그 논의의 출발점은 결국에는 공공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 지금까지 마을공동체에 대한 접근 방법이 공동체로 접근할 때와 미디어로 접근할 때 현실성에서 약간 차이가 발생합니다. 오히려 마을공동체 미디어를 소수자 미디어로 접근하면, 공공성에 대한 규정이 더 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디어 영역 내에서 공론장에서 배제되어 있는 소수자 공론장, 소수자 미디어로 마을공동체미디어를 규정하고 나면, 왜 필요한지 조금 선명해진다고 할까요? 지난 지방선거 때 마을미디어와 연계해서 지역 케이블 방송과 연계해서 지방 의원들 대상으로 토론회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지역 공론장에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배제될 수밖에 없었던 구조 속에서 마을미디어가 있었기 때문에 이게 가능했습니다. 그동안 공론장에서 배제됐던 소수자 공론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보면 상당히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마을 선거 방송이었다고 봅니다. 그런 배제됐던 소수자 공론장으로서의 마을공동체 미디어의 정체성은 꼭 물리적 장소에 한정될 필요가 없습니다. 취향도 커버할 수 있고, 가치도 커버할 수 있는 애초에 이야기했던 마을 미디어로서의 본래의 의미에 다가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발제자가 우려하시는 부분에서는 이해가 되는 게 있습니다. 마을공동체 미디어의 출발은 언론 운동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걸 경계하는 걸 이해하지만 오히려 전략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소수자 미디어로 접근하는 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마을공동체가 활성화 되려면, 어쨌든 힘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걸 만들어내기 위한 공통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 연대의 폭을 넓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미디어 정책을 수립할 때 미디어 진영을 재편성할 필요가 있잖아요. 공영방송, 지역방송, 마을공동체미디어, 이렇게 하나의 연대 틀로 수렴되게 만드는 것도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큰 틀을 먼저 가지고 각각의 몫을 찾아가는 것도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현실적으로 수신료하고, 공동체미디어 펀드 이런 식으로 수렴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 재원을 각각의 영역에 맞게 공영방송, 공영미디어, 지역미디어, 공동체미디어 영역에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을 구상해보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의제설정에 있어서 일상성, 생활 세계의 식민화 문제는 있습니다. 그 체계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접근할 때는 범위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범위를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하죠. 유경한 교수님께서 유튜브를 말씀해주셨는데, 유튜브뿐만 아니라 현실의 지역 언론, 주류 언론과의 연계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선거 방송 사례의 확대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의 퍼블릭엑세스 운동은 주류 지역 언론이 공간을 열어주면 초청된 시민들이 일부 프로그램을 만드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선거 토론회는 그런 형태가 아니었죠. 주류 언론과 공동체마을미디어가 동등한 위치에 서서 진행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오히려 케이블 방송에서 원했어요. 지역성이라고 하는 것을 자신들이 존재해야하는 이유로 찾은 거예요. 지금 지역 언론들이 딱 그 상황이거든요. 거꾸로 공동체마을미디어들이 영향력을 확장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서로 연대할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유경한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제가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에서, 지역방송이 협업의 창구가 되기 위해서 조건이 있습니다. 지역방송이 담을 수 있는 지역성이라는 개념을 버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방송이 하고 있는 사업들을 보면, 전국에 있는 축제들을 가지고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미디어와 공존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지역에 있는 자원들을 뽑아먹는 구조 속에서는 협업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또 플랫폼이라는 게 정책적인 연대가 맞지만, 정책적인 연대가 시설을 짓고, 장비를 짓는 등 일종의 공공자원을 관리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상위 기구들 형태로 가면 답이 안나올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 네트워크가 되는데, 이해관계 네트워크에서 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건 거기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거는 단위 공동체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정부에 정책적인 지원을 요구할 때 공동체 미디어인데, 마을 미디어가 시민사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왜 국가에서 그걸 지원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와야합니다. 국가에서 지원을 받을 때 시민사회에서 국가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어려운 부분에 대해 지원은 받되,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미디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공동체의 자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 국가의 지원만 받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민 참여민디어연구소장
맞습니다. 지원을 통해서 마을 미디어를 유지한다는 것은 처음 시작이 잘못된 겁니다. 다만 초기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지원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정책적 지원이라고 하는 것은 운영 재원 지원이라기보다는 틀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주의 사례에서 보면 독점과 배제의 문제가 나옵니다. 마을공동체 중에서도 소수가 독점하는 겁니다. 운영의 개방성과 확장 문제는 결과적으로 지역 사회의 참여 수준이 높아진다는 거고 결국 마을공동체 존립 문제와 연결됩니다. 이 부분이 우리와 공동체 미디어가 고민해야 될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장
제가 발제를 하면서 몇 가지 빠져있는 부분이 있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운영적인 측면에서 마을미디어의 목적이나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갔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아서 취향 공동체가 왜 정치적 공동체로 가야하느냐는 질문이 나온 것 같습니다. 정치적 공동체에 대한 개념적 정의도 제가 빠뜨렸던 것 같습니다. 정치적 공동체가 거시적인 문제를 바꿔나가려는 부분이 아니고, 일상의 문제, 연대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마을미디어를 확산하는 데 있어서 나온 고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대에 대한 고민이 나온 지점이 제가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사례가 반대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마을미디어가 먼저 확산이 된 다음에 공동체라디오나 이런 것들이 제도적으로 나왔다고 한다면 조금 달랐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도적인 부분이 먼저 나왔고, 그 과정에서 마을미디어가 확산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영국이나 호주처럼 공동체 미디어의 기반을 잡아갈 시점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미디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마을미디어 연대 조직이 영역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연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조금 논란이 있던 부분은 네트워크 연대를 하는 것은 맞지만, 연대를 통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느슨한 연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미디어 정책뿐만 아니라 다른 공동체 정책(협동조합 등) 측면에서 정책을 만들어 가자는 여러 가지 형태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현제 제도에서는 단순한 지원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이 나오기 어려운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장
지금까지는 마을미디어의 대중적인 확산을 위해서 양적으로 넓혀나가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아직 이 부분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참가자 질문:
예산을 나눠준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플랫폼이라는 것은 소규모 지역의 주민들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좋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대전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 고민합니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면, 구상만 그렇게 한 번 해봤습니다. 몇 차례 시도를 해봤는데, 대전 같은 경우는 조금 특수한 상황입니다. 2014~2015년에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들어오기 전까지 대전에서는 미디어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민언련이라는 시민사회단체에서 그런 역할을 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전시나 컨소시엄 형태로 해서 미디어센터를 설치하려는 노력도 번번이 실패했었어요. 그래서 아주 소규모 미디어센터 형태를 대안으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지만 그걸 잘 구현하지 못해서 실현을 못했습니다.
저희가 해 나가면서 필요한 것들은 바로 가까이에서 시설, 장비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당장 필요한 부분들을 피드백받을 수 있고 당장의 필요한 시설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정도만 있어도 거기서 그런 고민들이 줄어들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보다는,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은 거점들을 다양하고 많이 만드는 것들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신에 거기는 장비만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활동가라는 사람이 필요하겠다는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지자체 예산이라고 하는 것들이 예산이 결정되면 그걸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불능액이 많아지면 삭감이 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초창기에 모든 영역을 확장하고 이런 과정에서 예산 분배가 굉장히 중요하죠. 보다 많은 곳들에 분배가 되고, 초창기에서는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께 교육도 시키고, 발행, 제작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만으로도 유용한 측면이 있지만, 그런 방식만 남아있는 지원 체계들이 정말 유용한 것인가라는 고민이 드는 겁니다. 왜냐하면 지자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들이 예산을 나눠먹기식, 따 먹는 형식으로 분배하는 것으로 전락해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물론 대전 같은 경우는 이제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애초에 출발 단계부터 제기된 문제들을 수용해서 고쳐 나가면 확장성을 더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장
아까 취향 공동체가 충분히 정치적 공동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다만 잠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게 잘 드러나지 않고, 발현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 중간지원조직에서 잘 발현될 수 있도록 개입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마무리 발언:
마을공동체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지속적과 안정성을 점검해야할 때 입니다. 또 마을, 공동체, 미디어 세 가지 모두 어려운 주제로 마을공동체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논의 주제 초점을 더 정확히 맞출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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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시민언론운동 현황과 과제 연속토론회 2차, 지역신문과 지역방송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토론회 내용 (0) | 2019.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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