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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전북주요뉴스 '피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감정적인 JTV전주방송의 성폭력 범죄 보도(뉴스 피클 2022.03.21.)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2. 3. 21.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지난 17JTV전주방송이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를 인터뷰하며 이후 성범죄 피해자 보호 체계를 살펴보는 연속 보도를 했습니다. 이후 지역 언론을 포함한 여러 언론사에서 사건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피해자가 직접 진술하긴 했지만 JTV전주방송의 보도가 지나치게 구체적인 묘사와 함께 감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진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언론들의 해당 사건 보도 살펴보니...

여러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가해자는 미성년자인 의붓딸을 수년 동안 성폭행하고, 문자로 협박을 이어왔습니다. 피해자는 다른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힘들어할 것을 염려해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지만, 최근 피해자의 어머니가 범행을 알게 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가해자는 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2차 피해가 우려돼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피해자 직접 인터뷰했지만...

구체적 묘사, 감정적 반응 그대로 보도. 편집도 아쉽다는 지적 나와

반면 JTV전주방송은 큰 용기를 내 취재진 앞에 선 이 소녀는 의붓아버지가 제발 교도소에서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하며, 피해자를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를 인터뷰하면서, 지나치게 구체적인 묘사와 함께 피해자의 감정적인 반응을 여과 없이 방송으로 보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3월 17일 자 JTV전주방송 8뉴스 보도 화면 편집

피해자가 범행 내용을 묘사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고, 가해자가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의 일부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그동안의 힘들었던 심경을 밝히고,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피해자의 말과 울먹이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317일 자 JTV 8뉴스 생방송 다시보기 영상에서 한 시민은 피해자에 대한 모자이크와 목소리 변조가 너무 약한 것 아닌가? 주위사람이면 누군지 다 알겠다.”라며, 편집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언론들의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실천요강 준수 필요해

지난 2018년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가 밝힌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실천요강을 살펴보면 다음과 밑줄 친 부분과 같이 JTV전주방송 보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조항들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동의를 거쳤더라도 좀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아니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실천요강
- 기사 작성 및 보도 시 주의사항 일부


1. 피해자 등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피해자의 얼굴, 이름, 나이, 거주지, 학교, 직업, 용모 등을 직접 공개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법적 의무이다.
문제는 간접적인 노출! 신원노출을 막아주는 안전한 모자이크, 음성변조란 없다.


2. 피해자가 실명 및 얼굴을 공개하거나 직접 피해사실을 진술하는 방식보다는 피해자를 보호하기에 적합한 보도방식을 고민하여야 한다.
생방송으로 피해자가 직접 피해사실을 전할 경우에는 피해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전달되고 방송에 적합한 표현 및 묘사가 이루어지도록 사전에 질문 및 답변 내용을 점검하여 가십성 이슈로 소모되지 않도록 한다.


6. 가해자의 가해행위를 자세히 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묘사하거나 사건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는 보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언론사 보도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할 부분이 있습니다. 기사 내용이 언론사마다 거의 동일한데다가 제목으로 ‘10대 의붓딸 성폭행이라는 표현을 강조하는 등 눈길을 끌기 위한 피해자 중심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역시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실천요강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는 부분입니다.



4. 피해자의 피해상태를 자세하게 보도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편견이 반영된 보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
피해자를 중심으로 사건을 부르는 것은 피해자를 주목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2차 피해를 입힐 소지가 있으므로 피해자를 전면에 내세워 사건에 이름을 붙이는 등 피해자 중심으로 사건을 보도 하지 말아야 한다.

 

당장 성폭력 보도에 대한 주의사항 하나하나를 살펴보면서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보도 관행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조금씩 맞춰 바꿔나가려는 언론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실천요강 전문

http://www.journalist.or.kr/news/section4.html?p_num=11

 

[전북일보] 전북서 10대 의붓딸 수년간 성폭행한 40대 구속(5면, 이동민)

[전북도민일보] 의붓딸 수년간 성폭행한 40대 구속(5면, 장수인)

[전라일보] 10대 의붓딸 상습 성폭행 ‘인면수심’ 40대 구속(5면, 김수현)

[전북CBS] 10대 의붓딸 수년간 성폭행한 '인면수심' 40대 구속(3/18, 송승민)

[연합뉴스] 10대 의붓딸 성폭행 아버지 구속(3/17, 나보배)

[JTV전주방송] (단독) "계부가 6년간 성폭행...교도소에서 안 나왔으면"(3/17, 이정민)

[JTV전주방송] (뉴스 플러스) 성범죄 피해자 보호체계는?(3/17,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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