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지난달 폭설과 한파에 대비하라는 전라북도의 긴급재난방송이 일부 지역에서 제대로 송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북C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장비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전라북도의 시스템과 연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업체 측이 임의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행정은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새로 바꾼 전라북도 긴급재난방송 시스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폭설, 한파 대비 긴급 재난방송 방송했지만, 듣지 못한 185개 시설
1월 3일 전북CBS 보도에 따르면 전라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도내 14개 시군 3679개 마을방송과 재난예경보 시설을 대상으로 폭설과 한파에 대비하라는 재난방송을 송출했습니다. 그러나 전북CBS는 “전북 군산과 완주, 부안, 임실, 순창 등 5개 시‧군의 185개 시설(마을방송 106개, 재난예경보 시설 79개)에서는 재난방송이 송출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북CBS는 이어 “이들 185개 시설은 여름 호우 기간에도 전라북도가 자체 송출한 재난방송이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지난해 여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북CBS] 도깨비 비밀번호, 폭설·한파 전북도 긴급 재난방송 무력화(1/3, 김용완, 최명국)
#시스템 새로 바꿨는데 또 호환성 문제 발생
지난 2021년 2월 전북CBS는 전라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 호환성 문제로 순창군 일부 마을의 재난방송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보도한 적이 있는데요, 이후 연속 보도를 통해 시스템을 관리하는 업체의 독점‧불공정 거래 의혹까지 보도하며, 전라북도의 업체 고발과 경찰 수사까지 이어졌습니다.
[전북CBS] 돈벌이 혈안…국가 재난 안전망 뒤흔든 IT업체 수사 착수(2022/2/8, 송승민)
※ 참고. 전라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 독점·불공정 의혹,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일부 마을 재난 방송은 먹통(뉴스 피클 2021.02.25)
https://www.malhara.or.kr/3715
※ 참고. 재난예경보 서버에 무력화 시도 전화번호 수백개 나왔다? (뉴스피클 2021.08.03.)
https://www.malhara.or.kr/3940
※ 참고. 전라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재난방송) 독점·불공정 의혹 그 후, 보안 허점 드러났는데, 조사 방해 시도?(뉴스 피클 2021.10.12.)
https://www.malhara.or.kr/4020
해당 사건 이후 전라북도는 재난예경보 시스템을 새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바꾼 시스템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 비슷한 일이 반복된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북CBS는 “재난예경보 송수신 장비에서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인증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가 새로 구축한 재난예경보 통합 시스템은 인증번호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송수신 장비와 호환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1월 5일 후속 보도에서 비밀번호 설정 내용이 과업지시서에 없었다며, 업체가 임의로 설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인증을 요구할 때마다 비밀번호가 달라지는 방식입니다. 업체 측은 “전화 방송의 인증 방식이 없으면 외부에서 모든 접속이 가능해 심각한 보안상 문제가 발생한다. 과업지시서를 모두 충족해 납품했으며 준공 시험도 거쳤다.”라고 해명했지만, 전북CBS는 “서버 접근은 도와 시‧군만 가능하도록 차단했다. 시스템 말단의 송수신 장비의 전화번호는 이전과 달리 암호화했다.”라는 전라북도 자연재난과의 반론도 같이 보도했습니다.
이후 “논란의 핵심인 비밀번호 인증 방식을 탑재한 이유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라는 지적과 함께 후속 보도에서 업체 측이 비밀번호 해제에 비용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며 의구심을 이어갔습니다.
[전북CBS] 비밀스런 재난방송 비밀번호, 과업지시서에 없었다!(1/5, 김용완, 최명국)
[전북CBS] 몰래 심은 재난방송 비밀번호, 해제에 왠 비용…"행정이 호구냐?"(1/5, 김용완, 최명국)
[전북CBS] 재난방송 비밀번호 해제 '수수께끼', 원격 제어?(1/6, 김용완, 최명국)
#반복된 재난방송 호환 문제, 행정 책임론도 지적한 전북CBS
1월 9일 보도에서 전북CBS는 업체뿐만 아니라 재난방송 시스템을 관리하는 행정의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납품된 장비의 검수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고, 특히 일부 시군은 정확한 사고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책임소재도 가리지 못하고 수개월째 시간만 허비하면서 행정도 책임론에서 비껴가기 어려워 보인다.”라는 겁니다.
또 “과업지시서에 없는 기능 때문에 호환이 안되고 방송 사고로 이어졌다면 업무 방해 논란이 뒤따르는 만큼 업체의 책임을 따져 물었어야 하지만 이 같은 후속 조치가 생략됐다. 특히 업체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오히려 업체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사고를 수습하려는 일부 시군도 있었다.”라며, 후속 조치도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1월 11일 보도에서는 업체 측의 공무집행방해 가능성뿐만 아니라 공무집행방해 행위가 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행정의 직무유기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같이 언급한 변호사 자문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0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용담댐 방류량 관리에 실패해 홍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난 것처럼, 자칫 행정의 관리 부족으로 더 큰 재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재난을 미리 알리고 대비할 수 있는 재난방송의 중요성이 큰 만큼 전라북도와 각 시‧군 행정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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