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위원회 현황과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0월 25일 대전 NGO 센터에서 부산민언련과 지역민언련 네트워크 주최로 진행되었습니다. 발제문은 파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발제와 토론 내용은 아래 미디어오늘 기사를 참고하세요.
[미디어오늘]
시청자 대표 뽑으랬더니 절반이 ‘기업인’ ‘교수’
지역 민언련 시청자위원회 분석… 기업 비중 높지만 노동자 거의 없어,
출석률 낮아도 제재 못하고 재허가 심사 반영 형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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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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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9 08:28
지역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든 시청자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지역민언련네트워크는 25일 대전 NPO 지원센터에서 ‘시청자위원회 현황과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지역 지상파 방송사 시청자위원회의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시청자위원회는 방송에 시청자 의견 반영을 위해 만든 기구로 방송편성에 관한 의견제시 또는 시정요구, 시청자 권익보호와 침해 구제 등의 업무를 맡는다. 방송사는 시청자위원회를 월 단위로 개최해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시청자위원회 운영은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도 반영한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선정된 위원들이 시청자를 대표한다고 보기 힘들었다. 2017~2019년 전국 지역방송 시청자위원(2017년 경남지역 미포함)들의 직업분석 결과 기업인이 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교수(학자) 18.4%, 시민사회단체 10.2%, 공공기관(장) 8.2%, 대학총장(이사장 포함)과 변호사가 각각 7.1%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의사, 단체 협회장 비중이 높았다.
기업인이 위원으로 위촉되는 비중이 높은 반면 노동자를 대표하는 위원은 극소수에 그쳤다. 손주화 전북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JTV의 경우 노조 추천으로 노동분야에 위촉된 위원이 있지만 직업군은 교수로 노동 분야에 맞는 대표성 발언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사별로 분석했을 때 지역 KBS와 지역 MBC는 비교적 다양한 직업군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반면 민영방송은 교사, 노조, 학부모 등 직업군의 위원이 없었다.
정의철 상지대 미디어광고영상학부 교수 연구에 따르면 지역방송 시청자위원을 역임한 A씨는 경제계가 과도하게 대표된다고 지적했다. 시청자위원 경험이 있는 B씨는 ‘친사측’ ‘ 친기업’ ‘비전문적’ 인사 중심으로 구성되며, 사측의 경영논리로 구성된다고 비판했다.
시청자위원회의 남녀 성비 차이도 컸다. 서울의 한 지상파 방송사는 2017년부터 남녀 성비가 2:1을 넘지 않고 있지만 지역은 5.4:1까지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2019년 기준 지역 시청자위 성비는 지역 KBS 2.8:1, 지역 MBC 2.2:1, 지역민방 4.3:1이었다.
조사결과 회의를 서면으로 대체하거나 개최하지 않았는데 개최했다고 보고한 사례도 발견됐다. 회의를 열더라도 과반수 이상이 출석하지 않아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KBS창원총국은 한 해에 5번이나 과반 출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위원 출석률이 저조한 것도 문제다. 지역 KBS의 2018년도 회의 참석률은 62%에 불과했다. KBS 부산총국은 출석률이 38%에 그친 위원도 해촉 없이 다음 임기를 이어간 사례가 있었다. 전주 MBC는 2018년 ‘출석 의무’ 조항을 신설해 출석률 50% 미만인 경우 선정위원회에서 해임을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들어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다수 지역방송사가 위원 선정에 노조 의견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위원 직업군과 추천 단체도 확대되고, 운영 방식의 투명성도 일부 개선됐다. 공영방송 정상화와 더불어 지난해 발표한 방송통신위원회 권고안이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
방통위의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 반영되는 방송평가에 시청자위원회 평가 항목이 있지만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문제도 나타났다.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현행 평가기준은 시청자위원회를 운영하는 제도와 형식 측면에 맞춰져 있다”며 “‘시청자위원 제시의견 활용여부’는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위원 운영만족도의 경우 운영의 내실을 보다 정성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도입했으나,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준다”고 했다.
최용수 KBS시청자미디어부장은 전문성 갖춘 위원 구성은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지만 전체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소극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원 전문성에 따라 의견 수준의 편차가 크고 유사한 의견이 피상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을 지적했다.
손주화 사무국장은 제도 개선방안으로 △서울 KBS와 달리 친목 네트워크·권력기구화된 지역 KBS 시청자위원회 강화 △시청자위원 추천위원회 내실화, 노조 추천 몫 확보 △ 위원 정보 및 회의록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투명성 및 접근성 강화 △ 인권, 노동, 취약계층 등 위원 선임으로 다양성 확보 △ 실질적인 시청자 피해구제 등 역할 위한 시청자위원의 인식변화 등을 제시했다.
성욱제 박사는 방송평가 때 지역과 서울 방송의 차이를 고민하고, 위원 명단 및 회의록 공개에 엄격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성욱제 박사는 시청자 위원 구성 다양성은 계량화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고 위원을 출석률로 평가하면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정의철 교수는 ‘시청자참여 지원법’을 마련해 시청자위원회의 역할, 구성, 운영, 평가 등을 법제화하자고 제안했다. 지원법은 시청자위원회의 체계적인 관리, 시청자 관련 기구들의 통합적 지원, 지역 시청자미디어센터와 협력 등을 담는 식이다.
최용수 부장은 “공영방송은 시청자를 위해 더 많은 발언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시청자의 요구를 뉴스와 프로그램에 반영하면서 시청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미디어로 살아남아야 한다”며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서 시청자 의견 반영을 제도적으로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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