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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지역 언론 모니터

위도 핵폐기장 관련기사 모니터(8월 25일)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4.

■ 위도 방폐장 관련기사
  모니터기간 : 2003년 8월 14일 ~ 2003년 8월 21일
  모니터대상 :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새전북신문, 전라일보
  모니터기관 : 전북민언련 신문모니터분과
  정      리 : 박 민

  최근 부안군은 말할 것도 없고, 전라북도마저도 방폐장, 새만금, 동계오륜 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타 민생도정에 허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
역 언론 역시 이들 문제로 연일 지면 머리기사와 사설, 논평 등을 장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현안사업에 대한 편향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최근 방사성폐기
물 처리장문제를 놓고 지역일간지들이 보이고 있는 보도문제를 점검한다.
  
  1. 폭력양상에 대한 과대포장
  방폐장에 대한 편향보도문제를 지적하는 내용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우선 반대시위의
폭력성에 대한 과대포장 문제다.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7·22 부안시위나 고속도
로 점거시위의 경우에서 보듯, 반대측의 주장이나 활동 중 유일하게 지면 머리기사나 사
설 등에 소개되는 것은 바로 폭력시위 문제다.

  가령 전라일보 18일자 사설 <'부안사태' 청와대가 나서야>를 보자.
  "부안 현지의 원전센터 위도 유치 반대투쟁이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고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보여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거기다가 부안 내륙지방 반대투쟁이 정상을 벗어나고 있다. 이미 고속도로를 점거, 2
시간 여 교통을 마비시킨바 있거니와 앞으로도 부안댐을 비롯 고압송전선로 등 국가기간
시설을 점거, 마비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한말로 무법천지를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며칠전 전북일보 사회면 머리기사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북일보 8/ 20 사회면 머리기사로 4단에 걸쳐 소개된 < '난동' 피운 방폐장 반대시위
>가 그것인데, 이 기사는 "'한수원 관계자 있다' 복면 7명 부안 음식점 덮쳐 욕설·폭력"
을 중간제목으로, "여주인 병원 치료중...경찰 '묵과할 수 없는 행위' 엄단키로, 범부안군
민대책위 공개사과...공동대표 병원 찾아 위로 예정"을 각각 작은제목으로 달고 있다.

  우선 제목에서부터 대책위측의 폭력성을 한껏 부각시키고 있는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
은 내용이다. 실제 사건의 파장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부상원인과 관련
해서는 일방의 주장을 인용보도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관련기사에서 "지난 18일 오후 9시40분께 부안군 부안읍 봉덕리 모식당에
방폐장을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행패를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
날 시위자들은 촛불집회 도중 무대위에 있던 한 관계자가 '한수원관계자들이 모식당에
모여 있다'는 내용을 알리자 이를 듣고 식당으로 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자들은 수
건과 손수건,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식당에 들어가 주인 조모씨(44)와 여종업원에
게 욕설을 퍼붓고 10여분간 난동을 부린 뒤 현장에서 사라졌다"고 사건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이 과정에서 여주인 조씨가 시위자 중 한사람이 밀치는 바람에 식당 바닥에 쓰러졌고,
갑자기 들이닥친 복면한 시위자들로 인해 크게 놀라 정신적 쇼크 상태에 놓여 있다"
"조씨는 현재 모병원에서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가까스로 호흡하고 있다"
  마치 조씨가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처럼 판단케 하는 이 보도는 그러나 같은 사건을
보도하고 있는 타 매체의 보도태도와 대비를 이룬다.

  그리고 '시위자 중 한사람이 밀치는 바람에'로 부상원인을 단정하는 것도 일방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책위측이 신체접촉 자체를 강력 부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관련
사건을 보도한 타매체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확정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거기다 바로 옆, 우측 상단에 <"공공시설 점거등 좌시하지 않겠다"-검찰, 불법행위 강
경대응 재천명>을 실어, 이번 사건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강조하는 편집태도도 두드러진
다.

  하지만 대다수 타매체 기사에서는 전북일보와 같은 보도태도는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단신으로 짤막하게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조씨는 현재 모병원에서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가까스로 호흡하고 있다"는 식의 선정적인 보도태도는 어느 곳에서도 나타나
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취재기자들은 '난동자'들이 타고 달아났다는 차량번호를 경찰에
신고한 것이 식당 여주인이었다는 점에서 '쇼크상태' 부분에 대해서조차 의문을 제기하기
도 한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전북일보의 태도는 확실히 과도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번 사
건을 초래한 당사자들이 잘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문제는 사안 자체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함으로써 부안군민의 핵폐기장 반대운동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도사리고 있지 않느냐
는 의문이 나오는데 있다.
  일부에서는 관련 사건이 발생한 식당이 전북일보 해당 지역주재기자의 부인이 운영하
는 식당이라는 점에서 전북일보의 과잉반응을 해석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전북일보의 편집태도는 지나치다는데 이견이 거의 없는 셈이다.

  2. 왜곡된 의제설정 - 부안주민 반대를 각종 개발이익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인
것처럼 보도하는 문제
  
  다음으로 전북언론의 방폐장 관련보도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방폐장 유치에
대한 개발이익문제에 집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시설 위험성 및 핵정책에 대한 문제제기
그리고 핵폐기장 유치신청과정에서 나타난 비민주적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부안 군민들의
분노를 왜곡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지역일간지들이 최근 지면을 정부의 지원대책문제에 중심적으로 할애
하고 있다.

  전라일보 8/16 1면 머리 <방폐장 특별법 '속빈 강정'>-카지노-국립공원 조정등 제외,
반대여론 잠재우기엔 역부족
  전북일보 18일자 1면 <'위도 카지노' 유치 온힘>
  새전북 19일자 3면 <자체 지원방안 마련 주민 체감정책 강화> 등이 그 예다.

  그런가하면,  아예 노골적으로 사설 등을 통해 이를 부추기는 매체도 있다. 대표적으로
전라일보를 들 수 있다.
  
  전라일보는 8/16 사설 <실속없는 특별법 제정 안된다>에서 "정부의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 특별법이 주민들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마련되고 있는 모양이다. 국립공원
구역조정이나 카지노 설립과 같은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사항은
초안에서조차 제외되고 있다 한다. 지역민들의 민심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모른 데서
오는 무사대응이란 지적마저 제기된다"며 마치 지역민들의 반대가 정부의 지원규모의 부
족 때문인 것처럼 보도한다.

  전라일보는 이어서 "문제는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 현금보상과 맞먹는 카지노 설립, 국
립공원 구역조정, 지역개발 지역업체 참가 등은 사실상 제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황인식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
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한 것 같다"
  "정부의 현금보상 불가방침 표명이후 부안지역의 반대목소리가 급증한 것은 물론 위도
주민들도 반대여론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게 현지 실정이다"
  "부안위도 방폐장 유치지역에 대한 정부지원을 기존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
원수준으로 매듭지으려고 한다면 정부의 방폐장 사업은 또다시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
을 것이다"고 보도한다.

  부안군 등지의 반대여론이 정부지원의 부족으로 인해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함으로써,
결국 해결방안도 정부지원의 확대밖에 없다고 여론을 몰아간다.

  전라일보 18일자 사설 <'부안사태' 청와대가 나서야>도 마찬가지다.
  "부안 현지의 원전센터 위도 유치 반대투쟁이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고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보여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당초 유치 찬성 주민들이 압도적이었던 위도 주민들 사이에도 점차 반대 주
민들이 늘고 있다는 현지소식이다. 정부 보상과 지원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고 분명하지
도 못한 데 그 원인이 있다 할 것이다"
  "거기다가 부안 내륙지방 반대투쟁이 정상을 벗언자고 있다. 이미 고속도로를 점거, 2
시간 여 교통을 마비시킨바 있거니와 앞으로도 부안댐을 비롯 고압송전선로 등 국가기간
시설을 점거, 마비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한말로 무법천지를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가하면,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지원요구문제도 거론된다. 핵폐기장 유치문제에 접근
하는 전라북도 및 지역언론의 기본적 자세이기도 하지만 '돈 만 된다면 무엇이든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카지노 시설 유치'다.

  전북일보 19일자 사설 <카지노 설치 위도는 왜 안되나?>는 "카지노 시설은 안전성 불
신과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방폐장 주변에 대한 이미지 상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이다. 게다가 수익금 중 일정 부분을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주민들에
환원하여 실질적인 보상혜택을 줄 수도 있다"
  "지금 부안군은 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시위로 구속자 수도 점차 늘어나
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약속한 각종 지원대책이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지역여론은 더욱 악화될 소지마저 있다. 적극적으로 반대에 나서지 않던 주민들까지 정부
대책에 실망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정부는 부안 현
지민심을 정확히 파악하여 슬기롭게 대처해주기를 바란다"고 주장한다.

  카지노 허용의 문제를 새삼 거론하지 않더라도, 최근 마사회가 전주시에 추진하려 했던
'화상경마장'을 일제히 반대하던 논조와도 사뭇 대조적이다.
  
  지역언론의 이같은 왜곡된 의제설정은 최근 찬성비율이 높게 나타난 한 일간지 인용보
도에 비교해봐도 명백한 왜곡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언론이 일제히 주요기사 가운데 하나로 인용보도한 내일신문의 13일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내일신문은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라북도 도민 68.6%가 방
폐장 유치에 찬성하고 있으며, 부안의 경우 59.7%가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의 정
서에 비해 찬성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이 눈에 띤다. 당연히 이를 주요기사로 처리하는 전
북지역언론의 의도가 눈에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내일신문이 찬반양론과 함께 거론하고 있는 방폐장 반대 이유에 대한
분석이다. 그 결과를 보면, 71.6%가 '관리시설의 위험성'을, 12.4%가 '정부약속 불신'을 지
목했고, 현재 지역언론과 지자체가 앞장서 퍼트리고 있는, 개발이익 즉, '정부보상 혜택없
음'에는 불과 2.1%만이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방페장 유치에 따른 보상문제가 찬반여론의 기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
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전북일보도 15일자 사설 <'방폐장' 여론과 과격시위 충돌>에서 이같은 조사결
과와 같은 견해를 내비치기도 한다.
  "특히 이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중 첫 번째로 관리시설의 위험성을 꼽고 있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주민들이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이같은 도
민여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겨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지역언론과 전라북도, 부안군이 앞장서 조장하고 있는 방폐장유치에 따
른 정부차원의 보상과 지원이 방폐장유치 찬반논쟁의 중심에 있다는 논리는 허구일 수밖
에 없다. 오히려 개발이익문제는 지역언론과 전라북도, 부안군의 속마음이 외화된 결과가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3. 지나친 편향성
  지역언론들의 관련기사 편집태도를 보면 그 편향성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찬성주장이나 정부의 지원방침 등이 나타나면 대개가 1면이나 사회면 머리기사
를 장식한다. 하지만 반대측 주장이나 활동 등은 대부분 사회면이나 지방면 하단이 제자
리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반대측 활동의 폭력양상을 강조하고자 할 때, 관련
기사는 사회면 머리기사를 차지하기도 하고, 사설에도 오른다.

  전라일보가 20일자 1면에 편집한 다음기사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전라일보는 20일자 1면 <교사들 방폐장 반대 파장>-"핵추방 부안지역 모임에 도교육청
진상조사"를 실었다.
  "방폐장 등 핵 추방을 위한 부안지역 교사모임이 발족돼 김종규 군수 퇴진 및 핵정책
전환을 요구, 수업거부 및 등교거부 등 개학을 앞두고 그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는 이 기
사는 "한편 도 교육청은 개학을 앞두고 이들 교사들의 돌발 상황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전시에서도 교육은 이뤄져야 한다며 학부모들을 설득했는데
정치적 중립에 서야할 교사들이 반핵단체 조직과 시위를 벌인 것은 유감'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끝을 맺고 있다.
  
  기사제목에서 교사들의 행동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도 교육
청 진상조사' 등은 마치 이들 교사의 행위가 불법적인 것 같은 느낌을 받도록 한다.
  실제 기사에서도 도 교육청 관계자의 인터뷰내용을 인용,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주장을 담는다.

  4. 한편에서는...
  한편에서는 방폐장 관련보도가 기자의 보는 시각에 따라, 또 기자가 서 있는 위치에 따
라 실제 보도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전라일보 김찬곤기자는 21일자 기자수첩에서 <부안 민심마저 사라지나>라는 제목의 글
에서 부안민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살아서는 생거부안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부안군이 지난달 14일 방폐장 유치신청이후
지역민심이 극도로 이분되면서 지속되는 시위 및 악성루머가 난무하는 등 생거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심속에 깊이 파고든 방페장은 군민들의 일상 생활속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면서 끝없
는 논쟁을 초래, 지속되는 언쟁은 도를 넘어서 적군과 아군식 단순논리의 극단처방으로
이어지는 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지난 18일, 부안 모식당에서 발생한 사건을 개탄하는 이 글에서 김찬곤기자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예와 양심이 살아있는 미덕의 고장으로 평을 얻어왔던 부안군이 지금 방페장 유치신
청 이후 지역민간 골 깊은 갈등 속에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민 상호불신이 증폭되
고 있는 가운데 군민화합을 위한 원초적 기본 틀이 깨진 지금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
야 할지 안타까운 현실앞에 가슴을 파고드는 답답함은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그런데 똑같은 부안민심에 대한 글이 전북일보 8월 15일자 <딱따구리>에 올라와 관심
을 끈다. 전북일보 안태성기자가 쓴 <활력 불어넣은 방폐장 아이러니>가 그것인데, 안태
성기자는 방폐장 반대시위로 혼란에 휩싸여있다는 부안민심에 대해 새로운 방향에서 보
도하고 있다.

  "방폐장의 극렬한 찬반 공방으로 전운마저 감도은 부안에 예전과 다른 새로운 분위기
를 감지할 수 있었다. 아무리 경제가 힘들고, 민심마저 흉흉해졌다지만 부안에 생기가 돌
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시작되는 기자메모에서 안기자는

  "이들이 모인 이유는 한가지. 하나의 목적을 갖고 서로 의지하는 사이 이웃간의 정이
되살아나고 있다"
  "부안의 라이프스타일도 바뀐지 오래. 늘상 낮에 일하던 평범한 모습들은 일단 체쳐두
고라도 어두컴컴해질 무렵, 가족과 이웃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모여든 '촛불시위' 현장은
시위답지 않은 평온함마저 배어나온다" 며 그동안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면을 들춰낸다.

  메모를 쓴 안태성기자는 기사말미를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방폐장 논란이 아이러니하게도 자그마한 읍내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주
민들 사이에 '화합'이 싹트고 있었다. 거친 시위대의 물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생존의
몸부림'에서 '주민화합의 장'에 이르는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빛의 굴
절과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스팩트럼처럼 말이다"

  5. 지금 우리 언론이 가야 할 길은?
  전라북도와 부안군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된 방사선폐기물처리장 유치가 새만금사업
에 이어, 또다시 도민간 그리고 부안군민간의 분열과 갈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심지어
부안군은 말할 것도 없고, 전라북도 도정도 이들 현안사업을 제외하면 존재의미조차 없어
보인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런 도정과 군정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들마저 행정기
관과 한통속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는다.
  과연 지금 지역언론이 중앙정부의 지원내역에 일희일비하고, 폭력시위 양상을 개탄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또하나, "비록 그 목적이 정당하다 해도 수단이 잘못되어선 안된다"며 폭력시위를 비판
하는 언론이, "비록 '낙후전북' 개발의 정당성이 아무리 높다해도, 그 과정과 내용이 잘못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 것일까?
  그리고 최소한 언론으로서 지켜야 할 사실보도와 공정보도마저 포기하면서 고수하고자
하는 '낙후전북의 회생'이 또한 얼마나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변할 수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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