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익산시는 광역상수도로 전환하면 좀 더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4년부터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했는데요, 수도 요금이 올라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익산시가 해결 방안으로 공론화를 꺼냈는데, 광역상수도를 추진하는 익산시의 속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익산시는 왜 광역상수도로 전환하려 하는 걸까?
익산시는 현재 하루 약 12만 6천 톤의 상수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중 6만 1000톤을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고산정수장을 통해서 공급받고, 나머지는 익산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신흥정수장과 금강정수장을 통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익산시는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정수장을 폐쇄하고 모든 상수도를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광역상수도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흥정수장은 현재 농업용수를 정수해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물이 흐르는 수로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고, 농업용수 특성상 오염에 취약하다는 게 익산시의 주장입니다. 광역상수도로 전환하면 더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광역상수도로 전환될 경우 1년에 75억 원 정도 오르는 요금을 시민들이 나눠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광역상수도 전환 → 중단 → 재추진, 입장 바꾼 익산시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더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과 막연한 불안감 조성 및 수도 요금 부담이라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인데요, 익산시 광역상수도 전환 논란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됩니다. 광역상수도 전환은 당시 박경철 익산시장의 공약이었는데, 관련 예산이 전부 익산시의회에서 부결됐습니다.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의 실질적인 수질 차이가 없는데도 시민들의 부담만 커진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당시 박경철 시장은 2015년 ‘선결 처분’을 발동합니다. 자치단체장의 권리 중 하나로 주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긴급하게 필요한 예산이라고 판단하면, 의회 동의 없이 사전에 집행하는 비상조치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효력이 상실됐습니다.
이후 지난 2016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정헌율 익산시장도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했었지만 2017년 1년 동안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광역상수도 도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힙니다. 그런데 익산시의 입장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2018년 재선에 성공한 정헌율 익산시장이 광역상수도 전환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8일 KBS전주총국은 익산시가 최근 끝낸 용역 결과에서 광역 상수도 도입이 지방 정수장과 관로를 정비하는 것보다 경제적, 안정성 면에서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며, 익산시가 다시 광역 상수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찬반 여론을 감안한 듯 시민 공론화를 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시스] 익산시 광역상수도 전환 강행, 익산시의회 반발 예고(2014/8/11, 강명수)
[뉴시스] 익산시, 선결처분 발동…시의회와의 충돌 예고(2015/10/5, 강명수)
[연합뉴스] 익산시의회 '상수도 예산 선결처분' 부결…예산집행 난망(종합)(2015/10/8, 최영수)
[전북일보] 익산 '광역상수도 전환 논란' 3년만에 재점화(2016/10/19, 김진만)
[전북일보] 익산시 광역상수도 도입 중단(2017/5/10, 김진만)
[새전북신문] 익산시, 광역상수도 전환 재추진(2018/12/12, 임규창)
[KBS전주총국] '광역 상수도 도입' 공론화… "익산시가 여론몰이"(2/8, 이수진)
#수질, 비용 비교 등 실질적인 쟁점 다룬 보도 찾기 어려워
그동안의 지역 언론들의 보도를 살펴보니 대부분 단편적으로 드러난 과정만 보도하고 있을 뿐 수질과 비용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등 광역상수도 전환의 실질적인 쟁점을 다룬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워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신 광역상수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의 기획 보도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14년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전북일보는 세 차례에 걸쳐 <익산 상수원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기획 보도를 합니다. 당시 전북일보는 “고산정수장의 수질이 신흥정수장 및 금강정수장보다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요금이 조금 오르지만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수질과 전환 비용의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전북도민일보는 2018년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익산시 수돗물 공급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기획 보도를 통해 광역상수도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익산시가 광역상수도 전환 재추진 의사를 밝히기 약 한 달 전에 나온 보도인데, 기사를 보면 실질적인 수질 비교 등은 없고 익산시의 주장대로 ‘상수원 오염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전북일보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시민 공감대 형성이란 선결 과제 해결 보다 ‘시민들의 생활용수가 앞으로 나빠질 수 있다’는 막연한 시민 불안감 조성을 통해 밀어붙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며 논조가 바뀌었습니다. 전북일보 김진만 기자는 2019년 칼럼을 통해 “정수된 물은 깨끗한데 상수관로는 낡을 대로 낡았다. 20년 이상 노후된 관이 636km, 교체비용만 2500억 원이 필요한 데 익산시 상수도특별회계가 적립한 예산은 한푼도 없다.”라며 상수관 교체에 대한 노력 없이 광역상수도 전환만 추진하는 익산시의 행정을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전북일보] 익산시 상수원 안전한가 (상) 농업용수로 식수 공급(2014/11/16, 이강모)
[전북일보] 익산시 상수원 안전한가 (중) 농업용수와 광역상수원 비교(2014/11/27, 이강모)
[전북일보] 익산시 상수원 안전한가 (하) 광역상수원 전환 실익 따져야(2014/11/28, 이강모)
[전북일보] 익산 '광역상수도 전환 논란' 3년만에 재점화(2016/10/19, 김진만)
[전북일보] 딱따구리 - 시민이 먹는 물, 무엇이 중요한가(2019/6/5, 김진만)
[전북도민일보] 익산시 상수원 실태 및 수돗물 공급체계(2018/10/29, 김현주)
[전북도민일보] 깨끗한 물 공급 위해 광역상수도 전환 필요(2018/10/30, 김현주)
#광역상수도 물이 정말로 훨씬 더 깨끗할까?
정말로 광역상수도가 지방상수도 물보다 훨씬 더 깨끗할까요? 2021년 2월 9일 익산시가 공개한 상수도 수질 검사 결과와 수자원공사가 물정보포털을 통해 공개하는 고산정수장 수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잔류 염소에서 조금 차이가 날 뿐 대부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이라는 익산시의 논리가 미약해 보입니다.
항 목 |
수질기준 |
신흥정수장 |
금강정수장 |
고산정수장 |
맛 |
소독으로 인한 맛 이외의 맛이 없을것 |
없음 |
없음 |
자료 없음 |
냄 새 |
소독으로인한냄새이외의 냄새가없을것 |
없음 |
없음 |
자료 없음 |
색 도 |
5도 이하 |
1 |
1 |
자료 없음 |
p H |
5.8~8.5 |
7.0 |
7.0 |
7.06 |
탁 도 |
0.5NTU 이하 |
0.05 |
0.05 |
0.04 |
잔류염소 |
4mg/ℓ 이하 |
1.14 |
1.28 |
0.92 |
출처: 익산시 상하수도사업단, 한국수자원공사 물정보포털
#광역상수도 전환과 신흥저수지 공원 개발과의 관계, 익산시의 속내는?
익산참여연대 이상민 사무처장은 KBS전주총국과의 인터뷰에서 익산시가 용역까지 끝내놓고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은 자칫 형식적인 절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하는 익산시의 숨겨진 목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신흥정수장 위에는 물을 공급하는 신흥저수지가 있는데요, 박경철 전 익산시장과 정헌율 익산시장 모두 신흥저수지의 공원화를 공약했습니다. 이상민 사무처장은 신흥저수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개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익산시가 추진하는 광역상수도 전환이 실제로는 신흥저수지 공원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광역상수도 전환 논란을 부각시키기보다는 실제로 익산시가 수질 관리를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점검해보는 지역 언론들의 보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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