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주요 일간지 일일 브리핑(2010년 5월 14일)
모니터 대상 :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새전북신문, 전라일보, 전북중앙신문
■ 유권자 역할 강조 이전에 정책 검증 보도를
지방선거 후보 등록에 맞춰 지역신문들이 유권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새전북신문 사설 <이제 유권자가 눈을 부릅떠야>은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가 8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로서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을 것이다. 어느 선거에 누가 출마하는지 헛갈리 만하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좋은 후보를 골라야 한다. 도덕성은 기본이고 지역에 대한 학습이 잘 돼 있는지 살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행실이 어땠는지, 공약집을 보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지역신문 보도와 방송토론회를 보면 더욱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공약집도 마련하지 않고 묻는 말에 동문서답이나 하는 후보는 자격이 없다. 남은 선거운동기간 유권자도 후보자에 대해 공부하는 노력을 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북일보는 사설 <정책선거, 유권자가 이끌어야>에서 “각 정당과 일부 후보들은 그동안 파행으로 치달은 경선과정에서 음해 모략 등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시달려 왔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식 선거전이 개시되면, 그리고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수록 네거티브 선거전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해 시민단체들이 정책선거로 승부하라며 다양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있는 점을 후보들이 눈여겨 보았으면 한다.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지닌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등을 뽑는 선거라면 당연히 후보의 정책을 뜯어보고 검증해야 한다. 수많은 후보들중에서 최적임자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다. 후보에 관심을 둘만한 여유가 없고 정보에 어둡기 때문이다. 하지만 묻지마 투표는 그 폐해가 크다는 걸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정책선거는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이 타당한지, 아닌지 꼼꼼이 살피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전북중앙신문은 사설 <이제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 앞에 서길>에서 “유권자들이 선거를 외면하는 것은 심하게 표현하면 민주주의 위기다. 이제 후보자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알릴 수 있는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 앞에 나서기 바란다. 더 이상 유권자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강조하는 사설은 모두 다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유권자 역할을 강조하는 당위만 존재할 뿐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지역신문의 역할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누차 강조해왔듯이, 누가 출마했는지조차 모르는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와 관련한 정보를 얻는 곳은 지역언론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오늘자 지역신문의 선거 보도만 하더라도 그렇다. 어제가 후보 등록일이었다는 이유가 작용했겠지만, 오늘자 지역신문에서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후보등록 현장 스케치 기사나 후보등록과정에서 발생한 에피소드, 정당과 후보 캠프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존한 후보동정 등만 있을 뿐 유권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나 기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선거에 맞춰 거대 이벤트를 기획하는 후보나 보도자료를 잘 쓰는 캠프가 신문 지면을 독점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지방선거가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다. 대체 언제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검증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도울 지 안타깝기만 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후보간 정책 공약의 차이점을 비교하거나 정책공약의 실현가능성과 타당성 등을 평가하는 기사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가장 큰 난관은 후보자의 정책공약을 검증할 수단이 있느냐는 것일 텐데, 만약 신문사가 정책 공약을 검증할 만한 자체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전문가나 학계, 시민사회, 나아가 유권자를 중심으로 한 후보자 공약 검증단이라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다른 지역신문의 선거보도 방법론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예컨대, 지역신문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수한 선거보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부산의 지역신문 선거보도 경향이라도 참고해 보았으면 한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 지금까지의 선거보도 틀을 깨는 지역신문의 혁신적이고 과감한 선거보도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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