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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전북주요뉴스 '피클'

전북에서도 탄핵 찬반 주장 동시에 나와, 기계적 중립 벗어나는 지역 언론들의 저널리즘 고민 필요해(뉴스 피클 2025.03.04.)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5. 3. 4.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3월 3일 전북대학교 옛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가 진행됐습니다. 탄핵에 찬성하는 기자회견도 같이 진행되면서 마찰이 우려되기도 했는데요. 경찰의 제지로 큰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측의 주장을 단순 전달하는 기계적 균형 보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탄핵 찬반 주장 엇갈림 속에 대부분의 지역 언론 양측 의견 단순 전달

3월 1일 전주MBC는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를 통해 “전북에서도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가 예고돼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실제 진행된 찬반 집회 내용을 지역 언론들이 보도했는데요. 먼저 탄핵 반대 집회 30분 전 전북대학교 민주동문회와 전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윤석열 퇴진 전북운동본부 등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도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예고한 대로 3일 오후 3시 전북대학교 옛 정문 앞에서 전북대‧전북권 탄핵 반대 대학연합회 주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진행됐습니다. 양측의 고성이 있었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3일 전북일보와 전주MBC, 전북CBS 노컷뉴스, 오늘 자 전라일보는 양측의 주장을 따옴표로 인용해 같이 전달하며 찬반 집회가 동시 열렸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전북일보 인터넷] "파면해야"∙"기각하라"⋯전북대서 탄핵 찬반 집회 동시 개최(3/3, 김문경)

[전라일보] 윤 대통령 탄핵 찬반 맞불집회... 대학가 갈등 확산(4면, 박민섭)

[전주MBC 인터넷] 전북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 극우 유튜버 마찰 우려도(3/1)

[전주MBC 인터넷] 전북에서 탄핵 찬반 집회.. 한때 대치 상황 빚어져(3/3)

[노컷뉴스 전북] 전북서도 '尹 탄핵 찬반' 집회…물리적 충돌 없이 종료(3/3, 김대한)

 

#KBS전주총국, JTV전주방송은 탄핵 반대 집회 주장 비판

반면 양측의 주장을 단순 전달하는 것을 넘어 탄핵 반대 집회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거나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한 지역 언론도 있었습니다.

3일 KBS전주총국은 “일부 대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냈다. 보수 단체도 나섰는데,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진 의문”,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당이 헌재를 향한 장외 압박에 총력을 쏟는 가운데, 여론 결집 움직임이 전북의 대학가까지 파고든 셈이다. 하지만 상식과 헌법 정신에 비춰 볼 때, 납득하기 힘든 주장이란 시민 평가가 적지 않다.”라며, 탄핵 반대 집회의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민들의 의견을 덧붙여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했습니다.

3월 3일 자 KBS전주총국 뉴스9 보도 화면 편집

3일 JTV전주방송도 탄핵 반대 집회의 주장에 대해 “헌재가 불공정한 심판을 통해 대통령을 파면하려 한다며 정권이 넘어가면 대한민국이 북한처럼 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쏟아냈다.”, “집회를 지켜본 일부 대학생과 시민들은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라며 역시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했습니다.

 

2월 28일 민주언론시민연합과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내란 극복을 위한 저널리즘 회복과 보도준칙 마련’ 세미나가 진행됐는데요. 이 자리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언론이 기계적 중립‧균형 보도를 벗어나서 민주적 가치와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세미나에 참여한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기계적 이분법’이라고 표현하며 “세상의 모든 복잡한 이슈를 억지로 5대 5에 맞춰 넣다 보니 검증도 비판도 없이 중계자가 되는 저널리즘의 위험이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2월 25일 미디어오늘 기사에서는 기계적 중립을 벗어나는 대안으로 “언론인 입장에서 하루에 쏟아지는 수많은 말들을 짧은 시간 안에 확인 검증하는 게 현실적이진 않지만, 두 가지 정도의 기술적 보완은 가능하다.”라며, “사실 관계에 대한 주장을 다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주장을 전해주고 ‘이 주장에 대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표시해주는 방식”, “두 번째는 발언을 전하는 사이사이 발언의 의미, 뉘앙스를 해설하거나 분석하는 문장만 병행해줘도 달라질 수 있다.”라고 제시했습니다.

동시에 “다만 기계적 중립을 버린다고 해서 진행자나 기자가 감정적인 표현, 정당 논평에 나올법한 주관적 어휘 등을 써도 되는 건 아니다. 그런 식의 의견과 주장이 섞이는 방식의 저널리즘은 반대되는 관점을 가진 이들에게도 똑같은 도구의 수단, 저널리즘의 관행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부정하는 주장까지 언론이 중립 입장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지역 언론들도 탄핵, 내란 사태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저널리즘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전주총국] 전북서도 ‘탄핵 반대’ 목소리... 시민 설득은 의문(3/3, 안승길)

[JTV전주방송] 도내 대학서도 “대통령 탄핵 반대”(3/3, 하원호)

[미디어오늘] “내란 사태 뉴스 주인공 진출한 시민, 다른 이슈도 기본값 장착돼야”(2/25, 윤유경)

[미디어오늘] “내전 상태로 이전될 위험한 시기…탄핵 이후 저널리즘 고민해야”(2/28, 윤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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