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지난 5일 서거석 전북교육감 폭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됐던 전북대학교 이귀재 교수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폭행과 폭언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으로 혼란을 줬던 이귀재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일방적 입장을 발표한 후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퇴장해 기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한편 언론들은 “폭행 없었다”라는 당사자의 발언을 그대로 제목으로 인용, 강조하면서 오히려 수사 중인 사건에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서거석 교육감 폭행 의혹 당사자 이귀재 교수의 입장은?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폭행 의혹은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의 기자회견 자청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귀재 교수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폭행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발언 전문 하단 참고) 그러나 입장을 밝힌 뒤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급하게 자리를 떠나면서 현장에 있던 기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JTV전주방송] 서거석 교육감 폭행 의혹 관련 전북대 교수 기자회견 LIVE(9/5)
#“폭행 없었다” 발언 강조한 따옴표 보도. 책임회피와 선정주의 강화 지적과 함께 혼란만 가중시켜
59.1%대 2.8%.
좋은저널리즘연구회가 분석한(2016년) 한국의 10대 일간지와 뉴욕타임스가 기사 제목에 따옴표를 사용하는 비율입니다. 주요 10대 일간지 기사 10개 중 6개는 따옴표 달린 제목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옴표를 활용한 제목이 과도하게 사용되는 문제는 한국 언론에서 검증 책임을 회피하는 문제와 선정 주의를 강화하는 나쁜 관행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저널리즘의 퀄리티를 저하시키는 요소라는 것입니다.
이번 기자회견 이후 나온 보도 제목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과거 진술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지만 다수의 언론이 “폭행 없었다”라는 당사자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며 따옴표 제목 보도를 보였습니다.
<전북의소리>는 해당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며 “지역 일간지들 대부분 ‘서 교육감 폭행 의혹 사건 일단락’에 방점을 찍은 보도 경향"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일단락됐다는 쪽은 주로 지역 일간지들과 일부 서울 언론들이다. 그동안 얼굴도,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폭행 의혹 당사자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폭행 사실은 없었다”라는 사실에 방점을 찍으며 보도했다. 사건이 거의 종료된 듯이 보도한 기사도 눈에 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당시 이귀재 교수의 발언이나 전문과 다르게 따옴표 제목 안에 서거석 교육감의 이름을 넣어 작성함으로써 수사 중인 서거석 교육감의 폭행 의혹을 면피시키는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제목에 당사자 발언을 활용한 따옴표 보도는 뭔가 확정적이고 특별한 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독자의 착각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객관성을 가장한 기자의 주관적 관점을 독자에게 강요할 수 있다는 문제 지적이 이어져 왔는데요, 이마저도 제대로 옮겨 적지 않은 언론들이 많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기사를 볼 때 제목을 먼저 살펴보는 독자와 시청자들이 많고, 해당 사건은 아직 경찰 수사 중인 만큼 특정한 방향으로 판단을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는 특히 더 언론들의 신중함이 요구됨에도 대다수 언론들이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북일보] 이귀재 교수 “서 교육감 폭행 없었다”(5면, 이강모)
[전북도민일보] 이귀재 교수 “폭행은 없었다” 교육감 선거과정 의혹 관련(4면, 이휘빈)
[전라일보] “서거석 교육감 폭행피해 사실 없다”(6면, 김장천)
[새전북신문] 이귀재 교수 “서 교육감 폭행 없었다”(9/5, 공현철)
[전민일보] 서거석 전북교육감 동료교수 폭행의혹 피해 당사자 이귀재교수 “폭행없었다”(9/5, 김영무)
[전북CBS] 서거석 전북교육감 '폭행 의혹' 지목 피해자 "폭행 없었다"(9/5, 최명국)
[서울신문] 서거석 교육감 폭행사건, 해프닝으로 끝나나…이귀재 교수 “폭행은 없었다”(9/5, 설정욱)
[한국일보] 이귀재 전북대 교수 “서거석 전북교육감에게 폭행 당한 적 없다”(9/5, 최수학)
[연합뉴스] 이귀재 교수 “서거석 전북교육감에게 폭행 피해 사실 없어”(9/5, 최영수)
[뉴스1] 서거석 ‘동료교수 폭행 의혹’ 피해 당사자 “당시 폭행은 없었다”(9/5, 임충식)
[뉴시스] '동료 교수 폭행 의혹' 당사자…“분명한 사실은 폭행은 없었다”(9/5, 윤난슬)
[프레시안] “폭행사실 없었다”…'피해 지목' 전북대 이귀재 교수 기자회견(9/5, 최인)
[YTN] “서거석 전북교육감에게 폭행 피해 사실 없어”(9/5, 오점곤)
[전북의소리] "거짓 기자회견 사주 의혹, 서 교육감 철저하게 수사하라" 촉구 6일 만에 ‘황당 기자회견’...경찰 수사 '촉각'(9/5, 박주현)
#서 교육감 구해내는 역할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6일 경향신문은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이 교수의 행적을 보면 ‘표리부동’(겉으로 드러나는 언행과 속으로 가지는 생각이 다름) 그 자체”라며, “왜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인지 의문이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입장을 다시 번복해 벼랑 끝에 몰린 서 교육감을 구해내는 역할을 자처한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그는 다음달 26일 치러질 제19대 전북대 총장 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의 표리부동은 눈앞에 다가온 총장 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라며, 전북대 총장 선거와 관련지어 보도했습니다. 당사자가 분명한 입장을 밝혔지만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기자회견.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전주MBC] "맞았지만 폭행 아니다?".. 전북대 교수 '황당 기자회견'(9/5, 조수영)
[JTV전주방송] "단순 부딪힘이 폭력으로 왜곡"...수사 난관?(9/5, 김철)
[SKB전주방송] 폭행 사실무근 주장 전북대 교수‥'질문' 안 받고 퇴장(9/5, 박원기)
[경향신문] 동료교수 폭행 의혹 피해자 “단순 부딪힘이 폭력 왜곡”…질문도 안 받고 끝낼 기자회견, 왜 했을까(9/5, 박용근)
[경향신문] “질의응답 없는 기자회견은 왜 자청한 것일까요?”(9/6, 박용근)
이귀재 교수 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전북대학교 이귀재입니다. 저는 오늘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불거진 사건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현 서거석 교육감님, 천호성 교수님 모두 교육자로서 인품과 자질을 갖추신 분들이며 개인적으로는 서거석 교육감님은 제가 늘 함께 호흡하며 존경했던 친형과 같은 형님이시고, 천호성 교수는 제가 친동생처럼 아끼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교육감 선거 후보 토론회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전라북도 교육 발전을 위한 비전과 우리 학생들에게 좋은 공약이 제시되어야 하는 토론장이 되어야 하는데 제 기억에서 멀어져 있는 10년이 지난 폭행 의혹에 대한 사건으로 초점이 흐려져 그것에 대한 교육자로서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쟁점화가 되어야 할 비전은 사라지고, 제 의사에게 반하게 언론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많은 오해를 받는 고통에 매우 시달려야 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며, 입장 정리와 함께 앞으로 우리 아이들을 향한 전북 교육 발전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첫 번째, 법률적으로 사건화할만큼 폭행이 아니냐, 폭행이었냐는 사실입니다. 서거석 교육감님은 호형호제로서 지낸 동료 교수였습니다. 그 당시 교수의 신분이 아닌 사적 만남으로 종종 있었던 자리에서 늘 함께 술을 마셨던 사이였고, 늘 호형호제 하면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던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정화가 덜 된 말이나 행동이 있었던 것은 기억합니다. 그 당시에 맞았다고 말은 했지만 사건화 시킬만큼 폭행이나 폭거는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 녹취록 내용입니다. 녹취 당사자가 저에게 전화해 폭행을 부각시켰던 이유를 인식하지 못하고 동조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녹취된 것도 몰랐고, 알고난 후 녹취가 공개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생과 무심코 던진 사적 대화가 제 인생에 큰 시련으로 닥쳐올 거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녹취록 사건 이후 참으로 길고 긴 고난의 시간을 개인적으로 보냈습니다. 끝으로 선거 기간 나왔던 자필확인서입니다. 언론에서 회자된 내용들이 진실로 많은 내용들이 부풀어져 있었고, 교육감 후보자들이 다뤄야 할 비전과 공약은 온데간데 없고, 얼마 남지 않은 선거 기간에 지역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수많은 소문에 휩싸이고 저에게 집중된 언론들. 참 괴로운 시간이 멈춰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것이 오히려 모든 분들에게 혼란을 가져다 준 점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교육자이기 전에 어른으로서 고소, 고발을 취하하여 주십시오. 개인간 사소한 일로 전북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기준을 삼지 않길 바라고, 사적인 감정은 뒤로 하시고 앞으로 서거석 교육감님과 천호성 교수의 훌륭한 능력들이 연대가 되어 전라북도의 교육 발전과 비전을 주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으로서 지역민들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실 것을 믿습니다. 모두가 연대해 나간다면 전라북도 교육 발전과 희망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30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듯이 앞으로 더욱더 노력하고 반성하고 발전되어가는 존경받는 교육자로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글 참고) 신문과 방송 2019년 6월호, <제목 인용부호 사용의 현주소>(이재경 이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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