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의 ‘함거 석고대죄’…지역신문의 평가에서 빠진 것은?
오늘의 브리핑 1) 정운천의 ‘함거 석고대죄’…지역신문의 평가에서 빠진 것은? |
■ 지역신문의 정운천의 ‘함거 석고대죄’ 평가에 빠진 것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나와 ‘LH 전북 일괄유치’ 공약을 내걸었던 정운천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이 5월 19일부터 LH 경남일괄이전과 관련 전북도민들에게 사고한다는 의미로 함거에 들어가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 그는 전북도민이 용서해 줄때까지 석고대죄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LH 유치 실패와 이에 따른 전라북도 집행부의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지역신문은 정운천 전 최고위원의 함거 석고대죄를 주목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5월 20일자 3면 <“LH무산 죄송” 정운천 전최고 석고대죄: 호남제일문 앞서 스스로 ‘수감’…“도민 용서 못 받으면 정치 포기”>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정서가 많이 부드러워지는 상황에서 LH공사의 경남 일괄이전으로 다시 악화되는 점을 감안, ‘석고대죄 이벤트’를 통해 전북에서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정치를 계속할지 여부를 가늠하며 정면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고 했다.
새전북신문은 5월 20일자 4면 <함거탄 정운천…석고대죄VS정치쇼>에서 정운천 전 최고위원의 석고대죄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쇼에 불과하다”며 냉소를 보내지만 정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쇼라도 제대로 한 정치인이 있느냐.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향해 피 토하는 전북 민심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진정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전북도민일보는 5월 20일자 1면 <“LH약속 못지켜 석고대죄”>을 통해, 전라일보는 5월 20일자 3면 <“LH전북유치 실패 죄송합니다”>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전북일보 논설위원 이경재는 5월 24일자 오목대 칼럼 <신선한 ‘내 탓’>에서 “네 탓만 하는 세상에 내 탓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나선 그가 신선하게 느껴진다.”며 “‘쇼!’라고 폄훼하는 정치인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는 그에게 묻는다. ‘함거 속의 죄인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단 한번이라도 그런 모습 보여 주었느냐’고”고 정운천 전 최고위원의 석고대죄를 옹호했다.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첫날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도민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진정성을 이해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한다. 6월 초부터는 민주당과 전북도를 대상으로 LH관련 여론몰이의 부당함을 거론할 계획이다.”고 했다. 항의와 투쟁만이 능사가 아니라 정부와 대화 창구를 열어야 하며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정운천 전 최고위원의 이른바 석고대죄가 ‘정치적 쇼’라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회피하지 않고 책임질 부분에 대해선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꼭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 자신을 성찰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하는 정치 풍토에서 용기있게 석고대죄를 하고 나선 것에 대해 비교적 높게 평가하는 지역신문의 보도경향에 대해서도 수긍하기 어렵지 않다.
<출처: 연합뉴스>
문제는 정운천 전 최고위원의 ‘함거 석고대죄’를 다루는 지역신문의 기사에서 빠진 게 있다는 점이다. 적잖은 지역주민이 LH유치 과정에서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2010년 5월 31일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LH공사를 전북으로 일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일괄유치의 근거로 “대한민국은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된 대통령중심제의 나라다.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하며, 30년 지역장벽을 깨는 계기라는 점에서 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가졌다. 분명히 약속한다”며 LH 일괄유치에 대한 진정성 논란에 못을 박았다. 이른바 LH유치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과의 LH일괄유치 사전교감설은 지역 사회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딱히 그 때문이라곤 할 수 없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비록 낙선하긴 했지만 역대 최고 득표율이라는 전리품을 얻었다.
이후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LH유치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벌여 왔는지 그 누구도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상황이 그러한 바 지역언론은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LH유치 과정에서 그간 어떠한 역할과 노력을 해 왔는지에 대한 평가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 비록 낙선하긴 했지만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전북도민의 적잖은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새전북신문 5월 20일자 <함거탄 정운천 …석고대죄VS정치쇼>의 내용처럼 “공약은 ‘공적 약속’으로써 당선자에게 유효할 뿐, 사실 낙선자는 이행 의무가 없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사전교감설까지 제시하며 지방선거 과정에서 LH일괄유치 공약을 내걸며 자신감을 보였던만큼 이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라 할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역신문이 정운천 전 최고위원의 석고대죄에 주목하며 성찰과 자성의 기회를 갖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석고대죄를 하고 있어야만 되는지에 대해 지역언론은 면밀하게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LH실패 유치의 책임은 원칙과 신뢰를 저버린 이명박 정부에 있다. 그렇다면 전라북도를 대표해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으로 활동까지 한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있어야 할 자리는 함거 속이 아니라 집권여당이다. LH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LH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전과 대안이다. 그리고 그 비전과 대안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내놓아야 할 것이며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역할을 그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은 지역언론의 몫이 될 것이다.
2011년 5월 24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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