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7.18 뉴스브리핑>
3,000억 준다는데 방폐장 찬성하냐고 반대하냐고??
전라일보가 전주방송(JTV)과 함께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북 현안 도민 의식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3회에 걸쳐 보도하려는 가운데 첫 번째로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방폐장)”과 관련하여 도민여론을 전하고 있다.
1면 머릿기사 <군산 63.3%-고창 60.5% 찬성>에서 “군산지역 여론이 최근 들어 방폐장 유치 찬성 쪽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폐장 유치 찬성이 63.3%, 반대가 27.5%로 나타났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고창지역도 찬성이 60.5%, 반대가 36.7%로 찬성의견이 월등히 많아 방폐장 유치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 도민 전체적으로는 56.4%가 찬성의견을 보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어 3면 해설면 <찬성률 급상승 유치측 자신감, 군산 고창 박빙 경쟁 가능성>에서는 “방페장 건설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찬성 여론이 ‘심리적 저항선’인 50%를 여유있게 넘어섰다”며 “이에 따라 전북도와 방폐장 유치 단체들은 이른바 ‘부안사태’의 패배감에서 벗어나 반전의 기회를 포착했다”며 이번 여론조사를 계기로 “정면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설 <방폐장 압도적 찬성여론의 의미>에서 “대다수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가 분명히 드러난 만큼 유치 후보지 자치단체들의 앞으로의 대처 또한 분명해 진다. 의회 동의로 유치를 신청하여 주민 투표로 가는 것이다”라면서 “자치단체와 의회는 주민들에 선택권 행사의 기회를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라며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밝힌 설문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간다.
첫째, 표본 대표성의 문제이다
전라일보는 “도내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시군별 인구 비례에
따라 표본을 무작위로 추출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표본의 대표성이란 선택된 표본들이 전체대상의 특성을 대표할 수 있는지의 여부인데 전체 1009명을 시군별 인구 비례에 따라 나누다 보면 군단위 지역 같은 경우는 30여명, 적게는 20여명 안팎의 조사결과인데 과연 이 정도의 표본수가 그 지역 사람들의 의견으로 대표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즉 이번 조사 결과는 전북도민의 의견으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나 각각의 지역별 의견까지 대표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런 지적이 섭하다면 표본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밝혀주던지...
둘째,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질문내용이다
<원전센터, 즉 방폐장 부지 선정과 관련해 정부는 방폐장 유치지역에 고준위 처리장 건설금지, 특별지원금 3,000억원 지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의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00님께서는 전북도내 지역에 방폐장이 건설되는 것에 찬성하십니까? 혹은 반대하십니까?>
이처럼 방폐장을 유치할 경우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고 주민들에게 제시한 뒤 찬반 여부를 묻는 이 설문내용을 과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루어진 공정한 조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는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대답이 달라진다고 한다. 특정한 방향으로 답변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를 보자.
<미국은 지금 쿠웨이트 국민들을 해방시키고 전 세계의 원유유통량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대상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군사비 지출을 늘리는 데 대해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이는 한 언론학교수가 쓴 ⌜여론조사 뒤집기⌟에 나오는 구절인데 ‘해방’과 ‘안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대신 그냥 ‘전쟁’을 위한 군사비 지출 찬반을 물었다면 아마 답변은 크게 달라졌으리라고 한다.
방폐장과 관련된 이번 질문도 이와 다를 게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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