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니터/전북주요뉴스 '피클'

‘수술할 의사가 없다.’ 제 역할 못하는 권역외상센터의 문제점 연속 보도한 JTV전주방송(뉴스 피클 2022.09.26.)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2. 9. 26.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지난 6월 충남 보령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 시민이 크게 다쳐 가장 먼저 원광대병원 전북권역외상센터로 갔지만 원광대병원에서 치료를 할 수 없다며 환자를 돌려보낸 일이 있었습니다. JTV전주방송은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19일부터 권역외상센터의 문제점을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언론이 바라본 지역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은 어땠을까요?

 

#권역외상센터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30조의 2 1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외상환자의 응급의료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중앙응급의료센터나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응급의료센터 및 지역응급의료센터 중 권역외상센터를 지정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되어 큰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치료를 계기로 2012년 법이 개정되어 각 지역에 권역외상센터를 지정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전북에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두 곳으로 이중 원광대병원이 지난 2019년부터 전라북도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권역외상센터는 일반 응급실에서는 치료하기 어려운 중증외상환자(사고 등으로 크게 다쳐 생사를 오고 가는 환자)에게 응급 치료를 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환자를 위해 365일, 24시간 대기해야 합니다.

 

#권역외상센터 지정된 원광대병원, 전문의 인력 부족해

그런데 지난 6월 전라북도 권역외상센터인 원광대병원이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고 거부한 사실이 9월 JTV전주방송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해당 환자는 3시간 동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천안에 있는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19일부터 JTV전주방송이 문제점을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응급환자 전원 정보시스템의 취약점과 함께 전문의 인력 부족을 가장 큰 문제라고 보도했습니다. 19일 보도에서 “원광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혈관외과 전문의가 없었다. 이렇게 전문의가 없는 의료 공백이 2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라고 지적했는데요.

기자는 “보건복지부의 권역외상센터 지정 기준을 보면 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각 1명과 종합병원 업무까지 병행하는 전문의까지 총 7명만 있으면 지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라고 보도했는데, 최소 인력 중 치료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면 권역외상센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것입니다.

9월 20일 JTV전주방송 8뉴스 보도 화면 편집

이어 20일 후속 보도를 통해 원광대병원의 전담 전문의는 현재 6명으로 크게 부족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개소 당시는 12명으로 시작했지만 2022년 현재 6명으로 처음 개소 당시와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23일 보도에서는 이번 환자를 치료한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담 전문의가 13명이었다며, 전문의 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인력 부족 현상은 수도권보다 지역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5일 서울신문은 “환자가 병원을 옮긴 사유에서 지역 간 의료 격차가 뚜렷이 확인됐다. 수도권에서는 병원 시설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전남, 제주, 경북 등에서는 처치 불가로 환자를 옮긴 사례가 가장 많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JTV전주방송] 3시간 병원 헤매다 다리 절단… 권역외상센터 치료 못해(9/19, 변한영)

[JTV전주방송] 원광대 권역외상센터... '수술할 의사 없었다'(9/19, 이정민)

[JTV전주방송] 원광대 외상센터 전담전문의 '6명'… 가천대 '17명'(9/20, 변한영)

[JTV전주방송] 치료 거부 센터 자격 박탈...6년 전 교훈 잊었나(9/21, 변한영)

[JTV전주방송] 복지부 환자 이송 시스템 ...'치명적 결함'(9/22, 변한영)

[JTV전주방송] 원광대 '치료 불가'... 단국대 '환자 수용'(9/23, 변한영)

[서울신문] [단독] 중증응급환자 10명 중 3명 “치료 제대로 못 받고 병원 옮겨”(9/25, 김가현)

[메디컬타임즈] "중증응급환자 절반 이상 골든타임 안에 응급실 도착 못한다"(9/26, 박양명)

 

#원광대병원, 지난해 외상 전문의 연이어 사임

의료공백 우려 나왔지만...

19일 JTV전주방송 보도에서 원광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측은 “인력이 안 뽑히니까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요즘 여기 지방에 의사 구하기가 쉽지가 않잖아요.”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3월 메디컬타임즈는 “원광대병원 외상전문의 7명이 사표를 냈다. 의료계가 원광대병원 사태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사직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복수의 외상의사를 취재한 결과 외상센터를 향한 경영진의 고강도 압박과 외상 분야가 아닌 타 진료과 수술 참여 등에 따른 내부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보건복지부 권역외상센터 운영 지침에는 365일, 24시간 외상환자 외 다른 업무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기고 타 진료과 수술에 참여하고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는 겁니다.

외상센터가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고 방식으로 수익성에만 골몰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요, 당시 원광대병원 측은 내부 문제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위 주장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이유와 상관없이 지난해 전문의의 연이은 사임으로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와 원광대병원은 현재까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광대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권역외상센터와 응급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메디컬타임즈] “희망이 없어 떠났다”...원광대 외상전문의 7명 줄사표(2021/3/15, 이창진)

댓글